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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정론지 ‘진보평론’, 가을호부터 ‘뉴래디컬리뷰’로 새 출발

[한겨레 2021-09-27] 최원형기자 circle@hani.co.kr / https://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1012864.html

최진석 ‘뉴래디컬리뷰’ 편집인 인터뷰
구좌파·신좌파 아울러 온 대표 계간지
혁신 넘어 아예 ‘새로운 창간’ 결정
진보 개념 자체를 물음의 대상으로 삼아

지난 17일 오후 <뉴래디컬리뷰> 최진석 편집인이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지난 17일 오후 <뉴래디컬리뷰> 최진석편집인이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xogud555@hani.co.kr

 

‘진보’라는 정체성을 앞세워 이론과 현장을 아울러 온 계간지 <진보평론>이 <뉴래디컬리뷰>라는 새 이름 아래 환골탈태하여 새롭게 출발한다. <뉴래디컬리뷰>는 “진보 자체를 물음의 대상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발명해내겠다”는 각오를 앞세웠다.

 

<진보평론>은 1999년 마르크스주의를 중시하는 ‘구좌파’와 소수자 운동이나 시민운동 등으로 외연을 확대하던 ‘신좌파’ 모두를 아우르며 출범한, 이른바 진보 진영을 대표해온 잡지다. 20여년을 이어온 <진보평론>은 올해 봄에 나왔던 통권 87호를 마지막으로 종간하고, 이번 가을부터는 <뉴래디컬리뷰>가 새롭게 발행될 예정이다. 지난 17일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 사옥에서 만난 최진석 <뉴래디컬리뷰> 편집인(수유너머104 연구원)은 “그동안 <진보평론> 편집위원회 내부에서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혁신을 넘어 아예 새롭게 창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뉴래디컬리뷰> 창간호에는 ‘<진보평론> 혁신호’라는 문패가 함께 붙는다.

 

혁신이 필요했던 배경에 대해, 최 편집인은 “익숙한 환경 속에서 동질성은 강화됐지만 놓치는 부분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예전의 관습에 기대어 잡지를 만들어오다보니 “가능한 통로 안에서만 활동하는 경향, 볼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보려는 경향”이 알게모르게 쌓여왔다는 것이다. 혁신을 함께 주도한 정용택 편집위원(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은 “과거부터 이어온 노동운동 중심적인 시각이 강하게 반영되다보니, 잡지의 정치적 입장에 대해서도 내부에서 의문이 제기되곤 했다”고 덧붙였다. <진보평론>은 창간 때부터 소수자 운동 등 다양한 사회운동을 아우른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노동운동이 늘 중심에 서는 “위계적인 관계”가 작동하는 한계도 있었다는 성찰이다.

 

‘잡지 환경’의 급속한 변화도 혁신을 요구하게 된 주요 배경이었다. <진보평론>은 기관 구독자들의 정기 구독에 주로 기대어오는 등 이른바 ‘운동권 플랫폼’으로서의 종합 계간지 성격이 강했다. 반면 서점에서는 정작 잘 팔리지 않는 등 개인 구독자들은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갈수록 그 수가 줄어왔다고 한다. 게다가 최근 출판 시장에서는 급변하는 현실을 반영한 다양한 성격의 잡지들이 저마다의 특색을 앞세워 독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내용의 혁신과 더불어 일반 독자들이 “서점에서 사서 보고 싶은 매력”을 갖춘 잡지를 만드는 것이 <진보평론> 혁신의 주요 과제였다고 했다. <뉴래디컬리뷰>가 “작지만 강한 출판사”로 꼽히는 도서출판비(b)와 협력해 편집과 출간, 배본 등은 출판사에게 일임하는 등 이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끌어올리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30명에 이르던 기존 <진보평론> 편집위원 가운데 최 편집인과 정 편집위원 두 명만이 <뉴래디컬리뷰> 편집위원으로 남았다. 정치학자 오창룡, 페미니즘 정치경제학 전문가인 김주희, 문학평론가 김미정, 생태주의 철학연구자 신승철, 유라시아 전문가 정재원, 철학연구자 김효영 등이 새로운 편집위원으로 방향타를 잡을 예정이다. 최 편집인은 “기존 편집위원들과의 소통도 계속 해나가며, 장기지속적이고 묵직한 관점에서 시대의 ‘참조 자료’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잡지를 만들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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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평론>을 혁신한 계간지 <뉴래디컬리뷰>가 이번 가을호부터 발행된다. 창간호의 표지이미지.

 

기존 <진보평론>의 영문 제호가 ‘Radical Review’였으니, 어찌 보면 <뉴래디컬리뷰>는 영문 제호에 ‘새롭다’는 수식어만 새로 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진보’를 굳이 ‘래디컬’로 새긴 이 대목에 혁신의 핵심 아이디어가 들어있다. 그동안 당연시해왔던 ‘진보’ 자체를 물음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최 편집인은 “의리로 ‘진보’ 하던 시대, 누군가 ‘진보’라는 깃발을 들면 따라가는 시대는 끝났다. 이젠 우리가 지향하는 진보의 수많은 가치들이 정말 진보적인가, 다시 물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저 선험적으로 주어진 진보를 쫓아갈 것이 아니라 다양성에 입각해 더욱 그 뜻을 치열하게 고민하겠다는 말이다. <뉴래디컬리뷰>는 부각된 문제에 대해 어떤 해결책이나 타개책을 기계적으로 제시하는 방식보다는, “새롭게 제기된 진보의 물음들을 담아내는 형식”을 지향할 것이라고 했다. 최 편집인은 “진보를 정책 이념이나 가치로만 소환하고 싶지 않다. 의제를 발굴하고 제안함으로써 형성하는 공적 소통, 창구로서 기능하고 싶다. 성공적인 잡지로서의 가능성은 거기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래디컬리뷰>는 가장 중요한 화두를 다루는 ‘포커싱’, 쟁점이 된 이슈를 시의성 있게 다루는 ‘이슈’, 리뷰 또는 비평에 해당하는 ‘크리틱’, 우리 시대를 함께 호흡하고 성찰하는 연구자 또는 활동가와의 인터뷰인 ‘래디컬 미러’ 등 네 부분으로 이뤄진다. 창간호에서는 ‘포커싱’ 주제로 <진보평론> 혁신의 문제의식을 담은 “래디컬을 다시 묻는다”를 싣고, ‘래디컬 미러’에서 정치철학자 진태원을 인터뷰했다. 다음에 낼 겨울호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생태, 기후 위기 문제를 일상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문제로 다뤄보는 것을 ‘포커싱’ 주제로 다룰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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