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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을 보라] 인터뷰- 김도희편

choonghan 2017.03.27 17:16 조회 수 : 2946

 

<이 사람을 보라> 

 

 

수유너머 104 인터뷰 2탄 - 김도희

<박근혜를 청와대에서 끌어내린 다음 날, 화창한 봄날의 삼청동에서, 고윤숙샘의 전시를 보고 

북촌길을 걸으며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고윤숙샘의 전시 [화석의 여름-김시종 시에 부쳐]에서 시를 읽고 작품을 보고 있는데 옆에 있던 누나가 한 마디 합니다. 시 먼저 보지 말고 작품부터 봐 봐. 왜 그래야 하는 걸까요?

 

"일거이득이니까. 작가가 시인의 마음을 그대로 구현할 수는 없을 거잖아요. 작품에는 작가의 해석이 들어가 있는 거고, 작가의 작품이라는게 그 자체에서 발하는 에너지나 메시지가 있을텐데. 그 전에 확고한 선입견을 가지고 보는 것보다는 처음에는 작품 그 자체가 주는 그런 감응을 느끼고 그 다음에 각주처럼 작가가 어떤 걸 보고 작업한 걸까를 알고 보면 두 가지 맛을 볼 수 있는 것을 굳이 한 가지 맛만 볼 필요는 없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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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윤숙 작가님과 작품 '붉은 혓바닥' 앞에서 -

 

 

 

아 그렇군요. 그리고 저는 다시 시를 읽었습니다... 

본격적인 인터뷰로 들어가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김도희라고 합니다. 빈곤과 복지 같은 것을 테마로 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신장애인과 홈리스처럼 들리지 않는 목소리들이 들릴 수 있도록 스피커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구요. 요즘은 박근혜 정권과 그 부역자들을 어떻게 x 먹일지, 그 일당들이 해먹은 돈을 어떻게 도로 뺏어올 지 이런 것에 혈안(?)이 돼 있습니다. 돈으로 흥한 자 돈으로 응징하리라~~"

 

 

 

눈이 왜 이렇게 많이 부었어요?

 

 

"다래끼인지 뾰루지인지가 나려고 해요. 요즘 좀 피곤했나..." 

 

 

 

소염제 드셔야 겠네요 부역자들을 처벌하기 전에 몸에 있는 염증부터..

 

아직 소개 안 끝났어요. 어릴 때부터 철학이나 디자인을 공부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연구실도 다니고 디자인 학원도 다니는데, 안타깝게 제대로 하는 건 없네요. 연구실에서는 겨우 겨우 글씨만 쓰고 있고, 디자인 학원에서는 거의 패턴과 봉제만 하고 있어요. 작년에 정말 야심차게 시작한 일이었는데...(탄식)"

 

 

 
패션이 남다른 것으로 유명하시죠. 그 전에 정신 장애인 일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정신장애인 일을 하게 된 일은 순전히 연구실 때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연구실에서 코뮨주의로 이철교를 하면서 여러 공동체에 대한 세미나를 했는데 그 중에서 일본의 정신장애인 공동체에 대한 책을 읽는 시간이 있었거든요. 거기에 꽂혀서 무작정 정신장애인 당사자 운동을 하는 곳에 연락을 했죠. 뭔가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같이 일을 하고 싶다고. 그때는 사실 잘 안 됐어요. 안 그래도 경계심이 많은 분들이 갑자기 변호사랍시고 연락해서 같이 뭐든 해보자고 하는데 당연히 불편했겠죠. 그런데 그 이후에 운이 좋아 참여할 수 있게 됐어요. 지금은 그 활동가와도 친해졌고요. 한국의 정신보건법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정신장애인들이 지역에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지, 그런 것들을 틀어막고 있는 공고한 힘은 무엇인지 이런 것들에 대해 알게 되면서 점점 공부도 하게 되고 그 고리를 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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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베델의집 공동체 사람들과 함께 -

 

 

 

 

 (인터뷰를 하던 도희누나는 갑자기 눈을 반짝이며 옷가게로 들어갔습니다.)

 옷을 만든다고 하셨는데 많이 사기도 하시나 봐요?

 

"하하하 옷을 어떻게 다 만드나요. 기술도 없고 시간도 없어요. 그런데 확실히 집에서 만들 수 없는 옷들은 있어요. 소재나 두께에 따라서... 그리고 실제 옷을 만들어보면 요즘 옷들이 얼마나 싼 지 알 수 있어요. 정말 인건비는 나오는 걸까 싶기도 하죠. 제가 비싼 옷을 안 입어서, 아니 못 입어서 그런 걸수도 있지만^^; 결국 적당한 가격의 옷을 사고, 취향에 따라 리폼을 하는 걸로 나 자신과 합의를 봤어요."

 
 
 

  옷을 볼 때 기준이 뭐예요?


"제 눈에 예쁘냐 아니냐죠. 다들 그렇지 않나요. 실용적인 것보다 심미적인 쪽에 좀 더 치우쳐 있는 것 같긴 해요. 일단 저는 쇼핑이 굉장히 빨라요. 시간과 체력이 부족해서 훈련이 됐나봐요. 그래서 예쁘고, 집에 있는 옷들과 어울리겠다 싶으면 별로 주저없이 사요. 인터넷은 좀 달라요. 직접 보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한 번 참았다가 그 다음에도 생각이 나면 보고 사죠. 결국 그냥 감인 건데... 저는 옷에 있어선 제 감을 믿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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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스타일을 좋아해요?

 

"그냥 그때그때 꽂히는 스타일. 하지만 그 당시 유행하는 스타일에 꽂힌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

 
 
 

 

이때까지 어떤 것에 꽂혔어요?



"오리엔탈, 힙합, 지금은 빈티지 스타일. 그런데 이런 얘기가 인터뷰에 들어가도 되는 건가요. 뭔가 더 인터뷰 취지에 맞는..."

 

 

 

뭐 어때요. 그럼 연구실에 온 지 얼마나 되셨죠?

 
 

"2013년 여름? 한 4년쯤 됐죠.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네요."

 

 

 

직장인이 꾸준히 나오기 싶지 않았을 텐데, 꾸준히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음... 처음에는 워낙 전부터 와보고 싶던 곳이라서 였어요. 한마디로 진경샘에 대한 팬심이었죠. 이 창백하고 새초롬해 보이는 지식인의 실제 모습을 어떨까. 여러 사정으로 오지 못하다가 제 기준에서 올 수 있게 됐을 때, 그러니까 일을 시작하면서 바로 문을 두드렸어요. 그런데 일 배우고 바쁘다보니까 또 체력도 좋은 편이 아니라서, 이철교를 하는데 한 번 하면 힘들어서 한 번은 쉬어야 하더라고요. 그래도 한 번 놓으면 계속 핑계가 생기고 다시 하기가 어렵겠다고 생각했고, 웬만하면 끈을 놓치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한 것도 있죠. 그런데 지금은 사람들이 좋아서, 그 사람들이 있는 공간과 공기가 좋아서 오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계속 옷을 보려는 도희누나의 팔을 잡고 밖으로 나오며)

새로운 연구실 활동을 같이 하게 됐습니다. 기존에는 회원을 하지 않다가 지금은 같이 하게 된 동기는?

 
"일단 그동안 같이 하자고 얘기를 안 해주셨구요(웃음). 사실 그때는 얘기해주셨어도 주저했을 것 같아요. 제가 연구실에 폐를 끼칠 것 같아서요. 회원이 되면 세미나 회원 보다는 분명히 훨씬 더 신경 쓸 일이 많아지고, 의무 같은 것도 생기고. 그런데 내가 지금 생활에서 그런 것들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공동체에 누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고. 사실 세미나 회원이 편하죠. 오고 싶을 때 오고 듣고 싶을 때 듣고 놀고 싶을 때 놀고... 그런 게 편하고 좋은데 어떻게 생각하면 그건 좀 이기적이잖아요 공동체에서. 필요할 때만 쏙쏙 빼먹는달까. 그래서 좀 미안하단 생각도 하고 있었고... 그래서, 하게 됐는데 사실 지금도 걱정이에요. 내가 다른 분들에게 폐를 안 끼치면서 함께 뭔가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그래도 일단은 해보는 거죠. 저한테는 이것도 실험이니깐."
 
 
 

기왕에 하게 됐으니까 하고 싶은 게 있을까요? 옷 그만 보시구요.

 
"안 봤어요~ 글쎄.. 지금 얘기가 조금 나오고 있는데 만약에 3층 공간을 공방 같은 걸로 쓸 수 있게 된다면 제가 거기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수 있을까.(웃음) 배운 것들을 표현하는 수단이 글쓰기도 좋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매체로도 풀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아직 구체화된 것도 없고 자신도 없지만요. "

 

 

 

힙합 스타일이나 70년대 스타일을 만들어 보시게요?

 
 "아마 어려울 걸요. 함께 쓰는 공간인데 제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호불호가 갈려서... 아 여기 경치 너무 좋다." 

 

 

 

 사진 한방 찍어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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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어떤 공부에 관심 있어요? 정치철학?
 

"사실 정치철학이 매력적이라서 그것 때문에 처음 오게 된 건 맞는데, 진경샘이 한창 정치철학하실 때 그때 그런 것에 많이 매혹되었던 건 맞는데, 이번에 니체 강의를 하시잖아요. 요즘은 오히려 그 주제가 화두에 맞닿아 있는것 같아요. 스스로 사랑할 만한 삶을 어떻게 만들지, 내 삶을 그리고 주위의 삶을 어떻게 해야 깊이 공감할 수 있고 나 자신을 깊이 사랑할 수 있을지." 

 

 

이제 광화문 광장에 가봐야 한다며 누나는 지나가던 인력거 청년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창피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짧게 대답하고는 그렇게 인력거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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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재밌잖아. 연구실에서 봐요. 안녕~" 

 

 

 

<화창한 봄날 삼청동에서의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며칠 뒤, 이번엔 연구실 근처 연트럴파크에서 인터뷰를 이어나갔습니다.>  

 

 

 

 

랩 음악에 조예가 깊다고 들었는데 추천곡 같은게 있을까요?

 

 

"조예가 깊은 건 전혀 아니고요. 그냥 음악을 안 가리고 듣는 편이에요. 힙합은 그 역사가 거의 인종 투쟁의 역사잖아요. 어릴 때는 그런 맥락에서 사회비판적인 가사를 쓰는 엠씨들을 찾아 들었어요. 유엠씨나 가리온같은. 가사에 욕이 넘쳐나는 것도 불편한 동시에 신선하고 통쾌하더라고요. 그리고 프리스타일을 잘하는 술제이나 허클베리피는 기예를 보는 기분으로 입벌리고 들었었고. 아, 랩은 가사가 중요한데 저는 영어를 잘 못하기때문에 외국곡보다는 한국곡을 좋아합니다. 근데 가사말고도 힙합이 베이스가 쎄서 심장을 쿵쿵쿵 뛰게 하잖아요. 몸이 자연스레 들썩들썩 하는 거죠. 신나니까 텐션올릴 때 듣게 되고요. 요즘은 한국도 재즈나 아방한 스타일의 힙합을 하는 수준급의 뮤지션이 많아요. 이 사람들은 단순히 래핑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프로듀싱을 하고 아트웍도 하고 다재다능하죠. 추천하자면 천재노창과 빈지노. 힙합도 유행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레전드급 아니면 예전 건 잘 안듣게 되는데 빈지노나 노창은 몇년 전 앨범을 들어도 세련됐다는 느낌을 줘요. 그리고 계속 발전하고 있는 게 보입니다. 둘이 스타일이 많이 다른데, 세련되고 나른하면서도 신나는 걸 원하시면 빈지노, 아방하고 실험적이면서 난해한 걸 선호하시면 노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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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얼마전에 정신장애인 지원 활동 관련해서 무슨 시험을 보셨다고 했는데 어떤 거였죠?

 

 "임상심리사요. 정신장애쪽을 하다보니까 이 장애라는 것의 정체가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재작년에 연구실에서 정신의학세미나를 열기도 했었는데 궁금증이 해소되진 않았고... 정신보건전문가에는 정신과전문의 말고 정신보건사회복지사 정신보건간호사 정신보건임상심리사 세가지 전문요원이 있더라고요. 그 중에 임상심리사는 검사지를 통해 분석하고 상담하는 건데 임상심리사 시험과목 중에 이상심리가 있길래 공부에 강제성을 주자 하고 저질렀죠. 다행히 1차는 합격했는데 2차가 어렵대서 걱정이에요." 
 
 
 
지금 하고 계신 홈리스, 정신지체장애인 지원 활동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저는 홈리스나 정신장애인은 랑시에르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 사회의 몫없는 자라고 생각해요. 이걸 법적 용어로 좀 단순화하면 권리없는 자일텐데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주장하지 않아서 혹은 못해서겠죠. 그런데 권리주장을 못한다고 해서 권리를 박탈해서는 안되잖아요. 그러니까 그분들이 권리주장을 하실 수 있도록 옆에서 지지하고 응원하는 활동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정신장애인들이 우리 주변에 안보이는 이유는 병원과 시설에 있기 때문이에요. 통상 시설입소장애인이 2만명 정도라고 하는데요. 정신장애인은 병원에 8만명, 정신요양시설에 1만명 정도가 있어요. 2만명에 대한 탈시설 운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데 비하면 정신장애쪽은 수치만 봐도 아직 너무나 많이 열악하죠. OECD국가 중 강제입원율과 평균재원일수도 가장 긴 편입니다. 극단적으로 우리나라 평균재원일수는 260일인데 이탈리아나 유럽국가들은 30일을 넘지 않아요. 심지어 요양시설은 평균재소일수가 10년이에요. 평균이요. 이런 입원의 70%가량이 가족에 의한 강제입원이고요" 

 

 

와~ 숫자가 술술 나오네요. 한국의 정신질환이 유럽보다 독한 건 아닐텐데 왜 그런 걸까요?

 

"일단 이들에 대한 부담이 모두 가족에게 지워지는데 같이 살기 너무 힘든 거에요. 그러니까 병원으로 보냅니다. 병원에서는 병상을 채워야 병원을 유지할 수 있어요. 외래를 아무리 받아봐야 수지가 안맞거든요. 입원환자 1명당 한달에 100~140만원을 받을 수 있으니 입원을 선호하고, 짧게 있는 것보다 길게 있는 게 병원운영에 안정적이고 관리가 편하니 장기입원을 권유하죠. 국가는 병원에 돈만 주면 돼요. 병원에서 이들을 사회로부터 격리하고 통제하니 따로 신경 쓸 일이 없죠. 치안유지라는 명목도 있고요. 그러니까 정신장애인은 TV에만 보이죠. 엽기적 살인마로 또는 묻지마 범죄자로. 여기에는 언론의 공이 지대한데 그러면 사람들은 더 불안해지고 두려워하게 됩니다.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공포. 이상하고 위험하다는 주홍글씨. 푸코를 굳이 소환하지 않아도 이런 요소들이 지금의 현실을 공고히 해 온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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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아, 죄송해요. 우선 작년에 가족에 의한 강제입원조항에 대한 헌법소송을 해서 위헌(헌법불합치)결정을 받았어요. 그런데 중요한 건 이 분들이 병원이나 시설에 나온다한들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인프라가 없으면 결국 다시 병원, 길거리, 교도소로 가게 되거든요. 과거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복지체계를 만들자고 해서 정신장애인복지지원법 제정운동을 했습니다. 법안도 만들고 로비도 하고 기자회견이나 토론회도 많이 했어요. 그 결과로 비록 복지지원법이 통과되진 않았지만 정신보건법 개정안에 복지조항들이 들어간 법이 통과됐죠. 그밖에 당사자운동단체를 만들고 활동하는 걸 지원한다거나 참 교육도 많이 했어요. 의사, 시설종사자, 당사자, 인권강사 등등. 남 앞에 서는 건 젬병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면 내가 좀 더 열심히 하자고 생각하는 거죠. 이제 홈리스 얘기할까요?"

 

 

아니요. 일단 정신장애 만으로도 많은 얘기가 나왔고, 다른 질문도 있으니 홈리스는 다음 인터뷰(가 있다면) 때 하는 걸로. 이번 촛불정국 때 엄청 열심히 활동하셨쟎아요. 어떤 일들을 하셨는지 소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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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는 매우 압축적이고 임팩트있는 4~5개월을 보냈어요. 실은 작년 10월에 건강상의 이유로 푸코세미나를 쉬겠다고 선언했는데, 그 다다음주엔가 태블릿PC가 터졌고, 그대로 루비콘 강을 건넜죠. 처음에는 민변 특위(박근혜정권퇴진 및 헌정질서회복을 위한 특별위원회)에 들어갔어요. 조직의 이름으로 해야 하는 일이 있잖아요. 제가 혼자 아무리 떠들어봤자 누가 듣겠어요. 수사대응팀(특검 이후에는 특검대응팀)에 들어가서 자료 정리하고 의견서도 쓰고 고발장도 쓰고 논평이나 성명도 썼어요. 물론 혼자하는 건 아니고 여러 사람이 붙어서 하는 거죠. 연구실 분들은 제가 이재용구속 천막농성만 하신 줄 알겠지만 그건 일부였다는 점.(웃음) 그러다가 퇴진행동에 들어가게 됐어요. 그런데 퇴진행동 이름을 거니 앞에 나설 일이 많아지더라고요. 집회때 광장 귀퉁이에서 길거리 강연정도 했던 것이 이제는 광화문광장 무대에서 발언하게 되고 팟캐스트도 나가게 되고... 심적으로는 그런 게 가장 힘들고 부담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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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적으로 가장 힘들고 부담스러웠던 그것. 그래도 보는 사람 입장에선 멋지기만 합니다^^ - 

 

 

 

많이 고생하신 것 같아요. 얼굴도 좀 상하시고... 그럼 이제는 좀 한가해졌겠네요?

 

"네 피부도 많이 상하고 감기몸살도 일주일째 낫질 않네요.(콜록) 한가해졌다기 보다는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긴 한데, 알다시피 이게 끝난 게 아니잖아요. 검찰수사에 대한 모니터링과 의견제시는 계속 해야 하는 거고, 집회에서 불법행위에 대한 대응이나 범죄수익환수도 해야 하고요. 특히 재벌개혁과 범죄수익환수는 관심을 놓지 않고 가져가려고 합니다. "

 

 

 

그럼 다시 연구실 얘기로 넘어와서.. 앞으로 새 연구실 활동에서 카페 / 갤러리팀을 맡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팀에서 어떤 활동을 해보고 싶으세요? 

 

"공간 디자인에도 막연한 동경같은 게 있어요. 발길을 향하게 하는 공간, 영감을 주는 공간. 탈주하고자 하는 욕망을 생성하는 공간. 이건 너무 나갔나? 그런 공간에 있으면 관계도 더 건강해지고 공부도 더 잘 될 것 같아요.(웃음) 그런데 현숙샘이나 수진샘, 수정샘을 보고 있으면 그런 공간이 만들어질 것만 같거든요. 그걸 눈으로 지켜보고 싶어요. 옆에서 살짝 거들면서. 우선 현숙샘과 새공간의 간판을 만드는 작업을 하기로 했어요. 무지랭이라 걱정되지만 기대도 커요."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연구실에 바라는 점이나 당부하고 싶은 게 있나요? 그냥 하고 싶은 말. 

 

 

"제가 활동을 좀 더 열심히 하면 얘기하려고 생각했던 거긴 한데... 수유너머가 평소에 외부성을 중요하게 여기잖아요. 공부의 주제로나 공동체의 원칙(?)으로나. 그런데 외부인에 대한 환대의 준비와는 조금 다른 결로 우리의 생활반경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나는 내부성이랄까 명명을 어떻게 해야 할 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런 역할의 고착화같은 것도 앞으로 경계하면 좋겠어요. 물론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고 그게 훨씬 효율적이긴 한데, 그러다보면 그 효율성 때문에, 자각하지 않으면 자꾸 그쪽으로 기울 수 있지 않겠어요? 하지만 우리는 잘하는 걸 더 잘하게 위해서 공동체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이 곳에 오는 사람들에게 평소 관심있고, 잘하는 것만이 아니라 겁나거나 못하는 것도 해보라고 서로 등떠미는 공동체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런, 해놓고 보니 너무 뻔한 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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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앞으로의 활동 기대해보겠습니다. 

 

 

좋아요~ 즐겁게 함께 해보시자구요:)
 

 

인터뷰 진행 및 정리: 김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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