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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세미나 발제

아샤 2013.04.13 15:25 조회 수 : 1582

첫 번째 사전 세미나 발제문입니다.

오타 투성이지만 수정본 파일을 도무지 찾을 수 없어 우선 원본 파일로 올립니다.

찾으면 수정본으로 다시 올릴게요.

 

2013. 3. 21/수유너머N/ 국제워크숍 사전 세미나/아샤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 Ⅱ]

고정 자본과 사회의 생산력 발전

참고: 개념 정리

-노동과정(생산과정)은 이미 자본인 생산수단과 노동력이 결합하는 과정

-생산수단은 노동수단과 노동대상으로 구별됨. 노동수단은 노동과정을 통과하면서 소재변환 을 거치지 않는 것, 노동대상은 소재가 변환되는 것.

-불변자본(c): 생산수단에 투여되는 비용으로 노동과정을 거쳐도 가치가 변하지 않고 비용의 형태로 보존됨.

-가변자본(v): 임금으로 지불되는 자본으로 이는 노동력의 가치로 정의되지만 노동과정(가치화과정)을 거치면서 증식된 가치를 생산함.

-고정자본: 한꺼번에 투여되어 여러 해 동안 사용되는 자본

-유동자본: 그때마다 투여되어 상품가치로 되돌아오는 자본

 

생산 과정 자체에서 소비되는 자본 또는 고정 자본은 생산 수단으로서 이 고정 자본은 생산 과정에서 원료를 생산물로 전환시키기 위한 동인으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즉, 노동 수단은 생산 내에서만 생산을 위해서 기여할 뿐 다른 사용 가치는 가지지 않는 것이다.

가치가 자본으로 이행하는 것을 고찰하면 노동 과정은 단순히 자본에 수용되고, 자본은 자신의 소재적 조건의 총체로서 나타났다. 이 과정에 상응하여 자본은 질적으로 상이한 부분들, 즉 노동 재료, 노동 수단, 살아 있는 노동으로 분리되었다. 이 부분들의 동적 통일이 노동 과정이었고, 정적 통일이 생산물이다.

자본의 소재적 측면-노동 재료, 노동 수단, 살아 있는 노동-은 자본의 형태 규정과는 전적으로 분리된다. 형태 규정에 따르면 1. 이들 부분들은 자본이 양적으로만 부분들로 구분되도록 나타났다. 2. 이 세 부분들은 소재적 측면으로 볼 때에는 전적으로 자본의 형태 규정 밖에 속했지만 유동 자본(원재료 및 생산물)과 고정 자본(노동 수단)의 차이에서는 사용 가치의 차이가 형태 규정에 있는 자본으로서의 차이로 동시에 정립되어 있다. 단순히 양적이었던 요소들의 차이가 자본 자신의 질적인 차이로 나타나는 것이다.

노동 수단은 소재적인 측면에서 노동의 수단으로 나타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자본의 특수한 현존 방식으로서도-즉 고정 자본으로서- 나타남으로써 형식적인 변화를 겪는 것이다.

그러나 자본의 생산 과정에서 노동 수단은 형태 변환을 거치게 되는데 그것의 최종 형태는 기계 혹은 자동 장치(automat)에 의해 운동하는 자동 기계류 기계일 것이다. 여기에서 노동자는 그 기예의 의식적인 관절에 불과할 뿐이다. 어느 모로 보나 기계는 개별적 노동자의 노동 수단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노동자의 활동은 기계의 노동을 지나갈 뿐이다. 노동자의 기교에 의해 좌우되는 도구와 달리 기계는 스스로의 역학 법칙과 자기 자신의 혼을 가지고 있는 명인(名人)이다. 과학은 기계를 통해 노동자에게 낯선 권력으로서, 기계 자신의 권력으로 작용한다. 이제 생산 과정은 노동이 노동 과정을 지배하는 통일체가 아니라 노동이 분산되어 기계류 자체의 총 과정에 포섭된 형태로 나타난다. 기계류에서 대상화된 노동은 살아 있는 노동을 지배하는 권력으로 맞서는데, 이 권력은 살아 있는 노동을 점취하는 자본이다. 노동 과정을 자본의 증식 과정의 계기로 수용하는 것은 소재적 측면에서 볼 때도 노동 수단이 기계류로 전환되고 살아 있는 노동이 이 기계류의 단순한 부속물로 전환됨으로써, 기계류의 활동 수단으로 정립되는 것이다(371).

자본은 필연적으로 노동 생산력을 증대시키고 필요 노동을 최소화시키려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대 노동 수단이 기계류로 발전된 것은 우연히 진행된 것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내려온 노동 도구를 자본에 적합하게 변환 것으로 개조한 것이다. 즉 기계류는 고정 자본 일체의 가장 적합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렇듯 생산력 일체의 축적과 더불어 기계류의 발전에 있어 일반적인 사회적 노동은 노동자가 아니라 자본에게서 나타난다. 사회의 생산력은 고정 자본으로 측정되고 고정 자본에서 대상적 형태로 실존하며, 반대로 자본의 생산력은 자본이 무상으로 점취하는 이 일반적 진보와 더불어 발전한다. 그러므로 생산에 과학적 성격을 부여하는 것은 자본의 경향이며, 이 과정에서 직접적인 노동은 단순한 하나의 계기로 전락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자본이 고정 자본으로서 발전한 양적 범위와 유효성은 자본이 살아 있는 노동 위에 있는 권력으로 발전한 정도와 생산 과정 일체를 복속시킨 정도와 상관관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한편으로는 생산 과정이 단순한 노동 과정으로부터 과학적 과정으로 전환되는 것이 살아 있는 노동에 맞서 있는 고정 자본의 속성으로 현상하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한 생산 영역에서의 노동이 다른 생산 영역에서의 공존 노동에 의해 보존되는 것은 유동 자본의 속성으로 현상한다. 그러나 유동 자본은 동시적인 노동력의 소재대사(자기 노동과 타인 노동의 교환)로서가 아니라 자본의 소재대사로서, 유동 자본이 실존한다는 것의 소재대사로서 현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동의 모든 힘이 자본의 힘들로 전조되는 것이다.

고정 자본은 오직 두 측면에서만 가치를 생산하는데 첫째, 그것 자체가 가치를 가질 때. 즉 그 스스로가 노동의 생산물, 대상화된 형태의 일정한 노동량일 때. 둘째, 그것이 노동의 생산력을 증대시킬 때. 자본은 노동자의 노동을 좀 더 용이하게 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이러한 것은 경제학자들의 망상 속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더 많은 잉여가치의 창출을 위해 기계를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일정한 상품의 생산을 위한 필요 노동시간은 최소한으로 감축되지만 그것은 다만 최대한이 노동이 그러한 대상들의 최대한에서 가치 증식되기 위해서일 뿐이다. 여기에서 자본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인간 노동, 힘의 지출이 최소한으로 감축되는데, 이는 해방 노동의 조건이 된다.

기계류는 부족한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해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대량으로 존재하는 노동력을 필요한 정도로 감축하기 위해서 들어오는 것이다. 노동자를 자립적으로 만드는 노동 수단과 달리 고정 자본으로서의 기계류는 노동자를 비자립적으로 정립한다. 이러한 작용은 기계류가 고정 자본으로 규정되어 있는 한에서만 그러하며, 기계류가 고정 자본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은 노동자가 임노동자로서, 활동하는 개인 일체가 단순한 노동자로서 기계류에 관계함으로써만 그러하다.

지금까지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이 단순히 자본의 상이한 경과적 규정으로 나타났다면 이제 그것들은 자본의 특수한 실존 양식으로 굳어지게 된다. 이제는 두 가지의 특수한 종류의 자본이 존재하는 것이다.

유동 자본과 달리 고정 자본은 대규모로 발전할수록 생산 과정의 연속성은 자본에 입각한 생산 양식의 외적 강제 조건이 된다. 그 이유는 첫째, 고정 자본 자신이 생산력 자체이기 때문에 생산 과정의 어떤 중단도 자본 자체의 감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둘째, 고정 자본은 이용하지 않으면 자신의 사용 가치를 잃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계속 반복되었듯이 기계류는 노동자들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등장 혹은 도입된 것이 아니다. 기계류는 계급대립의 상징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기계류에 의해 노동자 자신의 노동 능력이 가치를 잃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노동의 활동이었던 것이 기계의 활동이 된다.

기계류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부의 생산의 결정적 요소가 직접적인 노동 시간의 양이었던 반면 대공업이 발전함에 다라 실제적 부의 창조는 직접적 노동 시간과 비례 관계에 있지 않은 작동 인자들의 권력 및 효율성에 의존하게 된다. 이에 다라 교환 가치에 입각한 생산은 붕괴하고 직접적인 물질적 생산 과정 자체는 곤궁성과 대립성의 형태를 벗게 된다.

자본은 노동 시간을 최소한으로 단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을 부의 유일한 척도이자 원천으로 정립함으로써 진행되는 모순이다(381). 그렇기 때문에 자본은 필요 노동의 형태를 감소시켜 노동 시간을 잉여 노동의 형태로 증대시키려 한다. 즉 자본은 한 측면에서는 부의 창출을 노동 시간으로부터 독립시키기 위해 과학과 자연의 힘을 이용하는 반면 다른 측면에서는 이렇게 창출된 방대한 사회력들을 노동 시간으로 측정하고자 하며, 이미 창출된 가치를 가치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한계 안에 이 사회력들을 묶어두고자 한다. 생산력과 다른 사회적 관계들의 협소한 기초는 생산을 위한 수단일 뿐이지만 사실 그것들은 이 기초를 공중에서 폭파하기 위한 물질적 조건이 된다.

기계, 기관차, 철도 등과 같은 고정 자본의 발달은 한편에서 보면 일반적인 사회적 지식이 어느 정도까지 직접적 생산력이 되었고, 사회적 생활 가정 자체의 조건들이 어느 정도까지 일반적 지성의 통제 아래 놓였는지를 나타내는 반면 다른 측면에서 보면 부 일체의 발전 정도 또는 자본의 발전 정도를 가리키기도 한다.

자본에게는 필요 노동 시간 이외의 가처분 시간의 창출이 자유 시간으로 나타난다. 자본은 직접적 가치의 창출을 목적으로 함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대중의 잉여 노동 시간을 증대시키려 한다. 즉 자본은 한편으로는 가처분 시간을 창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잉여 노동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모순이 발전하면....(이 과정은 몇 번을 읽어도 잘 모르겠음, 아는 분 설명 좀 해주세요. 384p) 결국 가장 발전된 기계류가 지금은 노동자로 하여금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오래 노동하도록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T.T)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공업이 발전할수록 타인 노동 시간의 점취가 부를 창출하는 조건이 되지 못하는 것처럼 이 발전과 더불어 직접적 노동은 보다 더 감독하고 규율하는 활동으로 전환됨으로써 생산의 토대이기를 중지한다. 그러나 그것은 분산된 직접적 노동이 아니라 사회적 활동의 결합이 생산자로 나타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즉 개별자의 노동이 아니라 사회적 노동으로 정립되는 것이다.

고정 자본의 생산이 직접적 사용가치의 생산이나 자본의 직접적 생산에 필요한 가치 생산이 아니라 생산의 직접적인 대상으로서의 가치 창출, 가치 증식을 위한 수단을 지향하는 생산 대상 자체에 대한 생산인 한에 있어서, 자동이 유동 자본의 생산에서보다 더욱 높은 위상에서 자기 목적으로 정립되고 자본으로서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는 것은 고정 자본의 생산에서이다(386).

고정 자본이 생산 과정에서 소비되는 것은 사용, 마모이다. 고정 자본의 내구성도 단순히 소재적으로 이해해서는 안되는데 그것은 모든 기계류의 주원료가 금속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도구는 생산 과정에서 동일한 과정을 끊임없이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유동 자본은 그것이 고정 자본으로 전환되지 않는 한, 내구성은 생산 행위 자체와 연관되지 않고, 따라서 개념적으로 정립된 계기가 아니다.

실재적 경제-절약-는 노동 시간의 절약으로 이는 생산력의 발전과 동일하다. 그러나 이러한 향유를 위해서는 향유 능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 능력은 개인적 소질, 생산력의 발전이다. 노동 시간의 절약은 자유 시간의 증대로 이어지는데 이는 그 자체가 다시 가장 큰 생산력으로서 노동의 생산력에 반작용한다. 직접적 생산 과정의 관점에서 볼 때 이 발전은 고정 자본의 생산으로 간주될 수 있는데, 이 고정 자본은 인간 자신인 것이다. 그 본질상 노동은 유희가 될 수 없다. 자유 시간은 그 시간을 향유하는 사람을 다른 주체로 전환시키고, 그는 다른 주체로서 직접적인 생산 과정에 들어가게 된다. 이 직접적 생산은 규율이기도 하다.

우리가 부르주아 사회를 고찰할 때 생산물이나 직접적 생산과정 자체는 계기로서만 나타날 뿐 사회적 생산 과정의 마지막에는 항상 사회 자신, 즉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인간 자신이 나타난다. 이 개인들은 그들이 창출하는 부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갱신한다.

오웬은 자신의 책에서 사회의 갱신을 위해서는 자본의 발전이 필요 조건임을 선언한다.

(소장인vs대자본을 소유한 장인, 장인vs노동자. 매뉴팩처 사업이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가?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규치적인 자연 질수 속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중요한 사회 혁명으로 가는 필요한 준비 단계라고 말하고 있음)

[자본의 코뮤니즘, 우리의 코뮤니즘]

6. 기계적 자본주의와 네트워크 잉여가치

-산업기계는 이미 정보기계였다-

프랑스의 기술철학자 질베르 시몽동은 기계는 중계장치의 역할을 한다(에너지의 입구와 정보의 입구가 따로 존재함)는 점에서 도구와 구분된다고 말한다. 이는 정보주의가 산업주의와 같은 것임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 혈통의 분기점 혹은 기계적 계통의 분기점을 뜻하는 것이다. 정보의 역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일찍 시작되었다. 자카르 직기의 발명이나 그것이 해석기관에 끼친 영향에서 알 수 있듯이 열기관이 보편 컴퓨터 이론에 선행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알콰티, 1963년: 정보의 잉여가치-

1963년 로마노 알콰티가 도입한 가치화하는 정보라는 개념은 사이버네틱스의 정보 개념과 맑스주의의 가치 개념을 연결시키는 개념적 가교로 볼 수 있다. 알콰티는 사이버네틱스적 장치를 통제 정보를 통해 생산 과정을 감시하는 공장의 내적 관료제의 확장으로 파악한다. 관료제는 사이버네틱스와 기계 회로를 매개로 하여 노동자들의 신체에 스며드는데, 알콰티가 ‘가치화하는 정보’라고 부르는 개념은 이 회로를 따라 흐르고 이 회로를 살찌우는 ‘흐름’으로서 도입된다. 정보는 그런 방식으로 기계류에 끊임없이 흡수되고 또 생산물로 응축된다. 알콰티의 다음 문장은 인지자본주의에 대한 최초의 가설이라고 볼 수 있다.

‘생산적 노동은 노동자가 불변자본을 매개 삼아 생산수단으로 구체화하고 이전시키는 정보의 질에 의해 규정된다.’

여기에서 정보는 산 정보와 죽은 정보로 나뉘게 된다. 알콰티는 관료제, 사이버네틱스, 기계류가 병합되어 있는 연속체에 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는데, 여기서 사이버네틱스는 노동자들을 통제하고 또 생산과정에 대한 노동자들의 노하우를 포획하는 피드백 장치로 기능한다. 노동자들의 지식은 비트로 코드화될 수 있고 이런 디지털 코드는 정보 영역과 자본 영역 사이의 수적 접점으로 기능함으로써 정보를 가치로 변형시키는 것이다.

 

-맑스: 인간의 척도로서의 기계-

기계류는 언제나 사회계급 간 권력관계의 다이어그램을 표시한다고 알콰티는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산업기계와 사이버네틱스적 기계 양자는 모두 대립이 구체화된 것으로 정의될 수 수 있는 것이다.

전산기계가 분업의 공간을 차지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초기 사이버네틱스 선구자들이 공유하고 있던 가설이다. 『자본』1권에서도 분업에 관한 장 다음에 기계류에 관한 장이 나온다. 그러나 거꾸로 분업 자체가 이미 일종의 추상기계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우리는 기술결정론에 대한 거부를 주장할 수도 있다. 기계는 사회적 힘에 의해 주조되며 사회적 힘을 따라 진화하는 것이다. 정보기계 역시 그런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즉 정보기계도 산업 공장 안에서 이미 작동하고 있던 일련의 인지적 관계들을 대체했던 것이다.

분업은 무엇보다도 지적 기관과 역학적 기관의 분리이다. (대공업의 발전이 그러했던 것처럼) 여기서 ‘지적 기관’은 기계에 흡수되고 고정자본으로 변환되는 ‘사회적 두뇌’가 된다.

먼저 들뢰즈와 가타리가 도입한 기계적이라는 개념을 분명히 하고 넘어가자. 맑스의 관점에서 기계는 착취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잉여가치를 생산할 수 없으며, 오직 노동자만이 잉여가치를 생산한다.『요강』에서 지식이 기계에 체현된다고 할 때, 이때의 지식은 잉여가치의 증대를 관리하는 지식으로 이는 고정자본이 된다. 이는 사이버네틱스가 가치화하는 정보의 축적장치라는 알콰티의 생각과 쉽게 통합된다. 하지만 맑스와 알콰티에게서 노동자와 기계의 관계는 모두 대립적으로 나타난다. 산 지식이 죽은 지식으로 변형되는 경계, 개인의 두뇌와 사회적 두뇌 사이의 경계는 여러 논쟁이 야기되고 있는 지점이며 바로 이 경계를 통해 우리는 들뢰즈와 가타리의 기계적이라는 개념을 비판적으로 정립할 수 있다.

 

-기계적 존재론의 무력화-

들뢰즈와 가타리의 기계적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으로 맑스주의적 ‘생산주의’에 대한 대응으로 간주할 수 있다. 1972년 출판된『안티 오이디푸스』에서 들뢰즈와 가타리는 ‘욕망하는 기계’라는 개념을 창안함으로써 욕망을 존재론적인 측면에서 하나의 생산력으로 인식할 수 있는 내재적 정치경제학을 구성하고자 했다. 8년 뒤 출판된『천의 고원』에서는 기계적 아상블라주와 추상기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아상블라주의 관계적 패러다임은 들뢰즈와 가타리의 맑스주의적 배경뿐만 아니라 생산의 차원을 제거한다.

어떻게 ‘기계적’이라는 개념에서 잉여와 증대라는 생각이 나타나는지 보기 위해 힘의 성장, 증대, 증폭을 나타내는 고대어 어근인 '마흐-‘를 강조하기도 하는데, 즉 들뢰즈와 가타리가 기계적 잉여가치를 말했을 때는 이 ’기계‘라는 단어의 어근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기계란 어떤 주어진 흐름을 증폭시키고 축적하는 하나의 장치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기계는 아상블라주보다는 잉여야 더 관련이 있는 것이다.

『안티 오이디푸스』를 보면 들뢰즈와 가타리는『요강』의「기계에 대한 단상」에서 영감을 받아 “불변자본에 의해 생산된 기계적 잉여가치”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을 알 수 있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기계 역시 노동하고 가치를 생산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기계가 항상 노동해왔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기계들이 생산과정에 더 밀착되기 위해서 인간에 비해 점점 더 많이 노동한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이리하여 인간은 생산과정을 구성하는 부분이기를 그친다.”고 생각한 것이다. 기계 역시 잉여가치를 생산한다는 이러한 생각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들뢰즈와 가타리는 본문에서 일반지성이 불변자본으로 변형되는 과정, 즉 코드의 잉여가치(지식)가 흐름의 잉여가치로 변형되는 과정을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다(172). <자본주의에서 일어난 흐름들의 일반화된 탈코드화는 코드의 흐름들도 해방하고 탈영토화하며 탈영토화했으며 그리하여 자동기계는 과학과 테크놀로지, 지식노동에 의존하게 됐다.>

이는 들뢰즈와 가타리가 1972년 이전에 새로운 형태의 차기 축적, 지식과 능동적인 인지적 요소에 의해 추동되는 형태를 알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자본주의 체제에 의해 과학과 기술 속에서 ‘해방된’ 코드의 흐름들은 자본에 의존하는 기계적 잉여가치를 낳고, 인간의 잉여가치와 더불어 자본주의 체제를 특징짓는 흐름의 잉여가치 전체를 구성한다.>

들뢰즈와 가타리의 ‘추상기계’라는 개념은 사이버네틱스에서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용어에 의해 영감을 받는다. 사이버네틱스에서 추상기계는 가상기계(소프트웨어)나 실재기계(하드웨어)에서 계속 실행될 수 있는 알고리즘의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공장으로부터의 산 지식의 탈주-

기계적이라는 개념을 피상적으로 적용하면 모든 것이 ‘생산적’이 되고 따라서 산 노동과 죽은 노동을, 가변자본과 고정자본을, 즉 착취와 자율을 구별할 수 없게 된다. 여기에 이탈리아의 오페라이스모(노동자주의)는 여기에 첨예한 양극화를 도입하였다. 마리오 트론티는 『노동자와 자본』(1966)을 통해 노동계급의 우선성을 재설정하며 계급투쟁이 자본주의적 발전을 추동하지 그 반대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그 뒤를 이어 파올로 비르노 역시 기계로부터 산 지식을 빼내어 그것을 도시적 환경에 적용시켰다.

일반지성은 기계류로 ‘구체화’될 뿐 아니라 대도시의 ‘사회적 공장’ 전체로 확산된다. 우리는 대도시를 가로지르는 일반지성의 발현에 주목하면서 그것이 어디서 미리 ‘고정되어’ 있고 어디서 잠재적으로 자율적인지를 이해해야 한다.

‘산 지식/노동은 자율적일 수 있는가?’ 바로 이것이 오페라이스모가 현대 정치경제학에 가져다준 독창적 기여인 동시에, 자신들이 공격을 받는 근거가 된다. 공장을 탈주한 공간에서 고정자본과 가변자본이라는 경계선이 유지되기는 어렵다. 이런 문턱을 탐구하기 위해서 기계적이라는 개념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살펴봐야 한다.

 

-인간생성적 공장들: 고정자본으로서의 살아 있는 것-

크리스티안 마라치는 ‘디지털 자본주의’로 가는 길에서 어떻게 전통적 고정자본이 부의 생산요소로서의 중요성을 상실해가는지를 강조한다. 거대 소프트웨어 기업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고정자본의 관점에서 지식은 오늘날 그 자체로 대량생산의 동인을 갖는다. 그러나 그런 ‘새로운 자본의 유기적 구성’ 속에서는 일반적 지식만이 아니라 인간의 물리적 신체도 고정자본이 된다. 이는 로베르 부아예가 인간에 의한 인간의 생산이라고 부른 인간생성적 생산양식과 관련이 있는데 이는 바로 서비스 부문 혹은 제 3부문, 즉 소프트산업들을 지칭한다. 이런 ‘살아 있는 것의 산업’ 아래에서, 마침내 마라치는 기계 개념을 유동화시켜 살아 있는 것을 고정자본으로 도입한다. 그에 따르면 노동력을 가진 신체는 노동의 전통적 기능 외에도 고정자본의 기능(기계류, ‘코드화된 지식’, ‘생산적 문법’ 즉, 과거의 노동)을 담지해야 한다.

그러므로 인지자본주의나 비물질노동의 헤게모니는 ‘비물질적인’ 어떤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신체와 사회적 관계들의 물리적인 기계적 뒤섞임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178).

베르첼로네는 기계와 기술적 진보의 역할을 부차적이라고 간주하면서 인지자본주의라는 가설 속에서 고정자본(기계류)이 가변자본(노동자)에 의해 흡수된다고 말한다. 맑스 역시『요강』에서 인간 자신이 주요 고정자본이 되어간다는 것을 인정한 바 있다.

결국 중요한 지점은 지식의 기계적 차원은 기계류로 고정된 산업 자본 외부에 있다는 점이다. 맑스는『요강』에서 기계적 지식의 집단적 차원을 ‘일반지성’, ‘일반적인 과학적 노동’ 등으로 불렀다. 이런 집단적 차원은 첫째, 물리적으로 구현된 것으로서 생산적이며(기계류, 인프라, 네크워크 등) 둘째, 사회적 공장의 분업을 경영하고, 새로운 삶형태들을 생산하는 대중지성으로서 생산적이다. ‘비물질노동’의 개체적 차원은 인지노동과 정보노동으로 구별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산 지식과 산 노동의 우선성으로, 이는 기계류와 모든 테크놀로지를 살아 있는 것의 자율에 대한 장애물로 읽는 모든 숙명론적인 독해에 반대하는 것이다(180).

 

-가치와 엔진으로서의 튜링기계-

오늘날 생산의 풍경을 설명하는 데는 어떤 패러다임과 경험적 측정이 사용될 수 있는가? 필자는 탈근대 담론에서 포르스구조주의의 기계적 전회와 함께 언어적 전회가 수년 간 헤게모니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배경으로 삼아 튜링기계를 이른바 비물질노동과 인지자본주의의 핵심을 서술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경험적 모델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튜링기계의 공식은 인지자본주의에서 산 지식과 죽은 지식의 뒤엉킨 관계를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튜링기계 내에서 정보, 메타데이터, 기계적 코드라는 세 가지 흐름을 구별하면서, 기계적 구성요소의 매개체인 디지털 정보의 가공되지 않은 흐름에 주목한다. 디지털 코드의 기계적 차원을 이끌어냄으로써, 저자는 기계를 잉여가치의 축적 및 증대를 위한 장치로 보는 맑스의 생각을 튜링기계와 연결시키고자 한다.

 

-디지털 코드는 기계적이다-

산업기계와 정보기계를 잉여가치의 증대와 일반지성의 구체화를 위한 장치로 간주할 수 있다면, 튜링기계는 정보와 지식, 노동과 자본 간의 상이한 유기적 구성을 제시한다.

이제 자본의 축적방식은 변해서 직접적 생산과정 밖에서 생산되는 가치를 생산 및 포획하는 장치들에 대한 투자로 구성된다. 즉 사이버네틱스적 기계는 공장을 벗어났으며 사회적 협력과 소통을 생산적 힘으로 변형시킨다. 모든 활동은 디지털 장치에 의해 매개된다.

알렉산더 갤러웨이는 코드를 (기계에서) 실행 가능한 유일한 언어라고 강조하면서 코드가 “의미를 행동으로 전환시키는 기계”라고 결론짓는다.

저자는 ‘디지털 코드’라는 용어가 가리키는 세 가지 중 정보기계 내부의 기계적 논리이자 이른바 디지털 모드인 알고리즘에 주목할 것을 제안한다. 알고리즘은 수학적 추상일 뿐만 아니라 신체적 주체성을 기획하기도 한다. 이어서 저자는 ‘기계적’이라는 개념을 디지털 코드의 알고리즘에 적용하고자 한다. 이는 디지털 코드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맑스적 의미에서의 기계형태, 즉 잉여가치를 증대시키는 데 사용되는 기계형태로 인식하기 위해서이다(185).

 

-네트워크 잉여가치와 메타데이터 사회-

정보기계나 알고리즘은 두 가지로 구별되어야 한다. 하나는 정보를 정보로 번역하는 알고리즘이고, 다른 하나는 정보를 축적하고 메타데이터를 추출하는 알고리즘, 즉 정보에 대한 정보이다. 그 중에서도 경제애 대한 새로운 관점과 생산수단의 협치를 드러내는 것은 특히 메타데이터 추출장치이다.

메타데이터는 정보의 ‘척도’, 즉 그 사회적 차원 및 가치로의 변형에 대한 계산이다. 사이버네틱스를 유지하는 것은 공장 전체의 조직화와 기계류의 설계, 그리고 주어진 생산물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정보에 대한 정보 혹은 메타데이터인 것이다.

그러므로 튜링기계는 정보의 축적과 메타데이터의 추출, 그리고 기계적 지성의 실행을 위한 기계로 정의될 수 있다. 튜링기계의 다이어그램은 산 정보가 어떻게 기계적 지성으로 변화하는지를 이해를 돕는 모델은 제공하는데 열기계가 시간당 에너지로 잉여가치를 측정하듯 정보기계는 잉여가치를 노드당 링크로 측정한다. 매일매일 다양한 웹사이트를 통해 수행되는 정보의 대량 축적과 메타데이터의 추출은 다양한 결과를 낳는다. 그 결과는 1.사회적 관계들의 축적 및 그 가치의 측정, 2)기계적 지식의 설계 향상, 3)대중의 행동에 대한 관찰 및 예측 등에 사용된다.

1)사회적 관계의 가치 측정에 사용: 페이스북, 구글 페이지랭크 알고리즘이 확립한 신망경제(prestige economy)-이 때 메타데이터는 네트워크 잉여가치를 설명해준다.

2)기계적 지성 향상에 사용: 디질털 영역은 일종의 자가조정 자동기계로 정보의 흐름은 그 내적 조직화를 향상시키고 더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만들어내는데 사용됨. 여기서 메타데이터는 코드 잉여가치를 설명해준다.

3)삶정치적 통제(데이터감시)에 사용: 정부의 유통 체인망 상품 공급의 추적. 특정 키워드에 대한 온 라인 실시간 통계 등. 여기서 메타데이터는 메타데이터 사회를 설명해준다.

결론적으로 튜링기계는 가치화하는 정보를 축적하고 메타데이터를 추출하며 네트워크 잉여가치를 계산하고 기계적 지성을 공급하는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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