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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미디어의 변화와 그에 따른 인간의 지각 능력 변화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그는 인터넷 세대를 '접속의 세대'라고 구분하고 이전의 '결속' 방식과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한다는 점을 꼽고 있는데요. 그들이 상호간에 주고 받는 언어에 어떤 잉여도 없다는 점이 특징이랄 수 있었죠. 이 때의 소통이 그 기호가 의미하는데로 잘 주고 받아진다면이야 문제는 없겠지만, 인간의 신체라는 것이 새로운 매체에 걸림돌이 되면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죠. 그는 조승희 사건이나 자살폭탄 테러도 이런 맥락에서 읽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가 새로운 인터넷 매체나 접속 세대의 소통 방식이 잘못된 것이라 탓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보다는 이러한 새로운 매체적 환경에 맞게 운동도 해야 한다는 것이겠죠. 그가 보기에 조승희 사건이나 자살 폭탄 테러와 같은 돌발적인 사건들을 이러한 매체적 특성의 변화로 인한 인간의 감각 능력의 충돌로 이해를 해야지..단순히 심리적 기제로 이런 사건을 이해해선 안된다는 겁니다. 

그의 책에 나온 표현 처럼 '매끄러운 세대'(접속 세대)는 모든 것을 매끈한 평면 그러니까 기호와 숫자만으로 연산이 가능한 그러한 소통 방식을 원하고 있고 또 그러한 방식에 익숙해야만 많은 매체들과 타인들과 소통이 원할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들은 '털'을 견딜 수도 있어야 합니다. 접속세대는 어쩌다 삐져 나온 그 털을 보고 참을 수 없어하지만... 그 털이라는 게 뭐든 될 수 있겠죠. 자본의 속도, 타인과의 소통에서 일어나는 불협화음... 뭐 이러저러한 것을 견디지 못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버리거나, 혹은 폭력적인 방식으로 리비도를 표출할 때... 문제가 생기는 것이겠죠. 

이러한 문제는 사실 쉽게 해결이 안된다는 것을 알기에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비포의 분석대로라면 이제는 '이처럼 도처에 널린 우울증의 리비도를 어떻게 회수하고 다시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느냐가' 운동의 주요한 목표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운동이 비단 한 계급의 해방이 목표가 아니라 모두 괴물이 되어버린 이 사회의 리비도를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는 점에서 쉬운 문제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이때의 정상화는 소위 말하는 '정상성'이 아니라... 뭐랄까요. 비포가 말하는 접속 능력의 회복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니... 부디 놀라지 마시길 ㅎㅎ) 

이런 맥락에서 비포가 말하는 '비일시적인것'이 필수적이겠죠. 우울증에 대한 치료, 괴물이 되어버린 사회에 대한 치료는 한 번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매번 반복되어야 하는 치료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치료가 일시적인 것으로만 그친다면... 너무나 허무한 일이겠죠. 이 치료 행위 자체가 비록 겉보기에는 일시적일지라도 비일시적인 것이 될 수 있어야 하고 또 그럴 수 있다는 것이 비포의 주장 같습니다. 옳은 지적이기도 하고요...(물론 이때의 치료는 요즘 유행하는 힐링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일반화된 가치에 대항하는 다른 전반의 많은 시도들을 포함하는 것이겠죠) 이러한 시도가 이번 한번으로 끝나는 것 같지만... 혹은 매번 실패 같지만 이러한 시도에서 나온 새로운 감각은 인간 신체에 각인 되는 것으로 어디로 증발되는 수준이 아니라는 사실을 긍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미래이후는 비관과 낙관이 교차하는 책이죠.. 미래는 없다!고 단정하면서도 대참사에서 드러난 한 줄기 희망을 찾기도 하고... 이런 널뛰기에 어색할 때도 있었지만... 사실 그 어느 때 보다 이런 태도가 필요한 시대란 생각도 드네요. 현실에 대한 분명한 분석은 때때로 냉혹하고 비관적일 수 있지만... 그와 함께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비관에 빠지지 않고 다시 시작하고 긍정하는 힘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음에 읽을 책들에서는 또 뭐라고 하실련지요..... 다음 시간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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