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워크숍 :: 해외연구단체ㆍ연구자와 함께하는 워크숍입니다!


 

아래에, 꼬꾸댁 사마의 장애에 대한 얘기를 듣고

전에 일본에 있을 때 생각했던 게 다시 떠올랐어요.

 

작년 메이데이 때, 집회에 갔었죠.

3일간 집회였는데, 5월 2일에는 노숙자나 빈민의 주거문제 등에 대한 심포가 있었고

비정규직 노동운동에 대한 소개 등이 있었어요.

 

그날 오신 분들 가운데에는 '이상하게도'^^; 장애자가 많았어요.

일어나서 소개하고 발어하는 가운데서도 장애자가 "폐를 끼치는 자"로서 비난받고 설움 받는 애기를 많이들 하셨지요.

 

그런데 그 얘기를 들으며 생각했어요.

세상에 대체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살아가는 자가 누가 있는가?

나는 그날 전철을 타고 갔으니 전철의 기관사나 차장들에게 페를 끼쳤고

그날 점심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 먹었으니, 그걸 만들고 날라다 주신 분들께 폐를 끼쳤고...

어디 이게 저 뿐이겠어요?*^^*

이 글을 보는 분들도, 완전히 지 혼자 산다고 생각하는 부잣집 도련님덜도, 항상 누군가에게, 혹은 어떤 존재자에게 페를 끼치며 살고 있지요.

 

남에게 폐를 끼치며 사는 자를 장애인이라고 한다면

저도, 그들도 모두가 다 장애인이죠.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항상 무엇엔가에게 폐를 끼치며 살고 있으니

"모든 존재자는 장애자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는 단언컨대 진지한^^; 존재론적 명제입니다.

 

그럼에도 왜 특정인들은 자신이 장애인임을, 폐를 끼치는 자임을 잊고 있을까?

언제 우리는 장애임임을 잊게 되는가/

그건 자신이 폐를 끼칠 때, 그 대신 돈을 내는 순간일 겁니다.

돈을 냈으니 폐를 끼친 게 아니라 대가를 지불했다고, 교환을 했다고 착각하는 거죠.

반면 돈을 낼 수 없는 사람은, 자신이 항상 폐를 끼치는 자임을 확인하게 되지요.

 

그러나 돈이 많은 장애인이 장애인이 아니라고 할 수 없듯이

돈을 내는 사람들이 폐를 끼치지 않고 산다고 말할 순 없겠지요.

반대로 그것을 통해 자신의 실제 모습, 존재론적 실상을 보지 못하는 거지요.

돈은 실상을 보지 못하게 우리의 눈을 가리는 도구인 게지요.

 

눈을 떠야 합니다. 눈을 가린 돈을 툭 던져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장애란 사실 모든 존재자가 다른 존재자들과 함께 기대어 살고 있다는

존재론적 공동성의 표현입니다.

자신이 장애자임을 자각하는 것, 그것은 그 존재론적 공동성을 알고 그것을 긍정하는 것이며

그 속에서 다른 장애자들과 함께, 그들이 폐를 끼칠 수 있도록 떠받쳐주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존재론적 공동성에 기꺼워지는 것, 그게 공동체나 코뮨의 실천이라면

코뮨주의는 존재론적 장애학의 다른 이름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10회 국제워크숍] 죽음의 공동체, 생명의 퍼포먼스 oracle 2023.10.14 848
공지 [9회 국제워크숍] 신청 :: 포스트식민주의와 연루의 정치학 / 사전세미나 [64] 수유너머N 2014.11.03 5867
공지 [8회 국제워크샵] 신청 :: 스트리트의 사상가, 모리 요시타카 / 8.29(목)~30(금) [76] hwa 2013.08.16 13093
공지 [7차 국제워크숍] 신청 :: 불안정 노동과 포스트 미래주의 / 사전세미나 [4] 수유너머N 2013.02.05 14268
공지 [6회 국제워크숍] 공지 :: [일정변경] 유체도시를 구축하라! / 사전세미나 2011년 11월 ~ 2012년 2월 [72] 수유너머N 2011.09.06 10240
공지 [5회 국제워크숍] 신청 :: 대중의 주체화와 문화정치학 / 2.24(목) ~ 2.25(금) 수유너머N 2011.02.19 5323
공지 [4회 국제워크숍] 신청 :: 타니가와 간과 유민의 코뮨 / 8.9(월) ~ 8.13(금) [26] 몽사 2010.04.07 8119
235 [6회 국제워크숍] 공지 :: 고소상의 세번째 뉴욕론 <죽음을 향하는 도시, 회귀하는 거리>의 프롤로그/에필로그 file 유심 2012.02.13 3704
234 [6회 국제워크숍] 공지 :: 사부 상의 편지 - 요일별 강좌 제목을 보내주셨네요 [2] 유심 2012.02.06 3669
233 3주차_무를 씹어부수는 융합으로+공작자의 시체에 싹트는 것_발제 file 박수진 2010.05.28 3612
232 [6회 국제워크숍] 공지 :: 유체도시 1월 13일 세미나 쉽니다. 일환 2012.01.11 3608
231 [6회 국제워크숍] 속기 :: 뉴욕 점거운동의 지평 : 점거행동에서 총파업으로 (2/20) [1] file 유심 2012.02.20 3597
230 [8회 국제워크숍] 공지 :: 신청은 공지사항에 있는 글에 댓글로 해주세요^^ hwa 2013.08.17 3585
229 [6회 국제워크숍] 공지 :: 2월 24일(금) 국제워크샵 마지막 날~!! [1] file 일환 2012.02.24 3538
228 [4회 국제워크숍] 공지 :: 요네타니 마사후미 샘의 타니가와론 -수유너머 위클리에서- file 리를빅 2010.08.13 3525
227 와다씨...는 [3] 은선 2010.08.21 3496
226 고소_토론문 file 쿠다 2012.02.20 3477
225 [4회 국제워크숍] 공지 :: 환영의 혁명정부에 대해서 file 위클리 2010.08.13 3444
» [4회 국제워크숍] 공지 :: 장애자의 존재론을 위하여 솔라리스 2010.08.02 3432
223 [4회 국제워크숍] 공지 :: 11주차 [공동체와 아시아] 발송 완료 유심 2010.07.19 3432
222 [6회 국제워크숍] 속기 :: 3.11 이후 혹은 형이상학적 투쟁의 시대 (2/24) [1] file 국제팀 2012.02.25 3420
221 동서남북으로 튀다!: 이번주 글에 나오는 야마구치 겐지(山口健二)에 대해 [1] file bayja 2010.06.28 3365
220 [4회 국제워크숍] 공지 :: 타니가와 간과 유민의 코뮨 (접수중) / 8.20(금) ~ 8.23(월) file 국제팀 2010.08.13 3360
219 [6회 국제워크숍] 공지 :: 유체도시 10주차 공지 일환 2012.01.26 3341
218 [6회 국제워크숍] 공지 :: 유체도시 13주차 공지 수유너머N 2012.02.13 3324
217 [6회 국제워크숍] 공지 :: 유체도시 11주차 공지입니다. [1] file 일환 2012.02.02 3323
216 2차 느낌. [2] 어처구니 2010.05.17 3323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