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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워크샵 두 번째 날 후기

전선영 2013.06.19 18:10 조회 수 : 1502

더욱 거세진 장마 전선.

어제까지는 못 느꼈는데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끈적거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찜통더위는 아니니 공부하기에는 다행.

오늘 강연도 내가 예상했던 것 보다 많은 인원이 비와 축구를 뚫고 참석했다.

 

비포 선생님은 먼저 질문을 던지시고 그 질문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시는 방식으로 강연을 진행하셨다.

간략히 그 내용을 간추려 보면,

- 기호 자본주의

지난 30년간 생산은 물리적인 것에서 정보로 넘어갔으며 인지노동이 지구(세계) 자본주의의 핵심이 되고 있다.

- 돈 역시 정보이자, 기호, 미디어이며 하나의 Sign이다.

- 금융자본주의

금융이란 무엇인가? 근대 부르주아의 경제 형태가 Money → Goods → more Money였다면 20C 금융은 Money → (Nothing) → Money의 형태다.

즉 근대 금융이 상품 생산의 기능을 담당했다면 20C 금융은 기술의 탈영토화 (deterritorialization)와 정보영역과 맞물려 유일하게 중요한 게임이 되었다.

우리의 감정 영역이 자본에 포섭 되는 것이 우려된다. 정보영역과 심리영역의 고리가 금융이다. 추상화와 탈영토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 경제학은 과학이 아니다. 그래서 예측 가능하지 않다.

- 유럽의 경제 위기가 정치적, 문화적으로 어떤 여파를 몰고 왔는지 알아보자! 유럽의 경제 위기는 정치의 위기, 국가의 붕괴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남유럽에 그 여파가 강했다.

- 먼저 유럽연합을 살펴보자. 지난 두 세기 동안의 유럽은 전쟁의 역사였다. 2차 대전의 원인이었던 독일의 낭만주의와 프랑스의 계몽주의의 충돌을 극복하고자

유럽은 정치적 통합 뿐 만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는, 충돌 밑에 깔려 있는 것을 극복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유럽 연합이다.

- 유럽 노동자의 역사는 어떠한가? 산업 노동자와 부르주아의 대립 속에 노동자들은 소셜 파워를 키워 나갔다.

 즉 유럽연합은 국가나 문화 간의 차이 뿐 만 아니라 노동자 계급의 공공화(?)를 의미한다.

미국과 달리 유럽 연합은 복지, 노조 구성, 노동 시간 (8시간 노동은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신성한 것이다)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대처주의)는 유럽 연합을 적으로 두고 싸웠다. 금융자본주의는 세계 노동 계급의 아방가르드인 유럽 노동자를 막아야

 다른 지역의 노동자들의 불만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유럽연합의 또 다른 중요점은 유럽 중앙 은행의 역할이다. 유럽 중앙 은행은 어떤 국회나 정치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기관으로 국가에 강제할 수 있는 역할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역할이 각국의 공공 교육, 공공 산업, 복지의 예산을 줄여 은행에 재투자하게끔 하는 데 쓰였다. 대표적인 예가 그리스이며 이탈리아, 스페인에서도 일어났다.

- 사회적 측면의 파괴도 살펴보자. 결국 2010년 12월 14일 영국 런던에서 거리 봉기가 일어났다.

- Then What? 그러나 그 봉기 후 무슨 변화가 있었는가? 아무 것도 없었다.

(※ 위의 내용은 전적으로 본인의 이해와 필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준비 세미나에 참석해서일까? 강연을 이해하고 따라가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었다.

이런 종류 (어려운 말 투성이)의 책을 읽는 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무기력과 무능력이었는데 오랜만의 공부가 설레고 강연을 들으면서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내가 대견스러웠다.

2시간 강연이 끝나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 시간 역시 비포 샘의 만화 같은 외모와는 달리 진지하고 열띤 시간이었다.

비포 샘이 기호 자본주의와 금융 자본주의에 대한 본인의 정의를 다시 정리해주시자 이진경 샘이 날카롭게 인터 컷하여 질문을 이어나가셨다.

“금융이 기호화 돼 가고 있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저는 금융이 꼭 기호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봤던 것처럼 물리적인 것도 현존하지 않습니까?” 이 텐션 있는 질문. 역시 이진경 샘은 타이밍을 아는 남자다.

이어서 어제의 ‘미래는 없다’에 이은 ‘지난 3, 4년의 저항과 운동은 아무 영향력도 변화도 이끌어 내지 못한 무능력, 무기력이다’라는

어둠의 포스 제 2탄에 많은 분들이 ‘정말입니까?’라는 반문이 이어졌다.

비포 샘은 유럽의 금융위기를 이끈 유럽 중앙 은행처럼 우리가 싸울 실체가 없다는 것 (유럽중앙은행은 숫자이며 추상이고 알고리즘이며 금융일 뿐이다)

그리고 불안정성이라는 조건하에 노동자들은 연대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주셨지만 우리는 자살골 먹은 선수처럼 믿기 싫은 눈치였다(?).

“이게 정말입니까?”라는 감독의 항의 같은 다급한 질문이 들어왔다. 비포 샘은 ‘그런 저항과 운동이 다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이라며 한 발짝 물러서는 듯 했지만

그 특유의 강한 톤 앤 매너는 유지됐다. “운동은 무엇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은 전이이며 이 전이는 곧 사회에 대한 관점의 전이여야 합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지각, 사람들의 시선 그리고 우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기대치가 바뀌는 것이 중요합니다.

6.8혁명을 통해 우리는 같이 할 수 있다는 기대치, 사회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0, 11년의 운동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연대 없이는 불가능한 데 불안정에 몰린 노동자들은 연대할 수 없습니다.”라고 다시 쐬기 골을 박으셨다.

 

개인적인 질문을 갖고 참여한 국제 워크샵이다.

참석하신 한 분 한 분도 각자의 질문을 갖고 여기에 모이셨을 것이다.

비포 선생님의 쐬기 골에 대한 반응을 보면서 우리 모두가 ‘샘 정말요? 에이 아니죠?’라고 반문하며 각자의 답을 찾고 있는 중인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갑자기 소설가 박완서 선생님의 글이 생각났다.

 “내가 본 영화중 잔인하기로 손꼽을 수 있는 영화 [추격자]를 보면서 단 한 사람만은 살아남기를 바랬지만

그 정도의 해피엔드도 관객들에게 선물하지 않고 너무 실제사건에만 치중했다는 점에 대한 불만이 그랬다.”

 

그러니까 비포 샘! 질문 있습니다.

“‘We need something new!’ 라고 말씀하셨는데 샘이 아무리 미래가 없다고 말씀 하시고

지금의 운동은 어떤 변화도 이끌어 내지 못하며 불안정 속에 연대는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movement, 샘이 말씀하신 세상에서 우리가 필요한 것의 기대를 바꾸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샘이 말한 시(詩)도 그런 거구요!”

 

내일은 강연 3일째.

무덥단다.

거기에 ‘금융자본주의 탈영토화와 탈영토화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났는지?’라니.

그래도 “에이 샘! 정말요? 아니죠?”라는 질문을 들고 꼭 가야지.

 

그런데 이렇게 후기를 쓰다 보니 공부만 하고 일은 언제하나 싶네?

음 난 여전히 돈과 노동에 쩔쩔 매는 구나...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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