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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워크샵 사전 세미나 공지입니다. 『검은 피부 하얀 가면』 후기는 뒤에 달려 있어요~~~

지난번 승환님 후기처럼 두 편으로 나누어 써볼까 합니다.

 

이번 주부터는 프란츠 파농의 『대지의 저주받은 자들』(그린비, 2012)을 읽기 시작합니다.

 

읽어올 텍스트 범위: 1장 폭력에 관하여 /2장 자발성의 강점과 약점 (p.47~154)

발제와 간식: 류재숙님과 손기태님(수수님 간식지원)

■ 도래할 시간과 장소: 12월12일(금)저녁7:30  수유너머N 4층 대강당

 

 

파농3.jpg 파농2.jpg 파농3.jpg

 

 

하나, 파농이 니체에게서 빌려온 개념들, 능동과 반동, 긍정과 부정에 대하여

 

지난 세미나에서는 첫 질문부터 번역의 오류에 대한 확인 작업이 있었죠?

p.213-6(문학동네)자유자유를 도살하는 행위로 바꾸면 무리 없이 읽히니

석자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유미샘의 꼼꼼한 독해가 잡아낸 오류! ㅎㅎ)

 

 

같은 페이지 11행의 추동적이라는 표현도  능동적으로 바꾸는 것이 적합할 것 같다는 진경샘의 뾰족한 지적이 뒤따랐습니다.

파농이 결론으로 가면서 니체의 핵심적인 개념들을 제시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니체가 힘(할 수 있는 것/can)과 의지(하려고 하는 것/will)를 구별하면서

힘의 두 가지 에 대해서 말하는데, action(능동) reaction(반동)이 그것이겠죠.

파농도 반동 속에는 언제나 원한이 있다고 말하잖아요?

원한(르상티망)은 대표적인 반동의 감정이라고 볼 수 있는데,

파농은 그것에 반()해서 능동으로 이끄는 것에 힘을 실어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actionnel 능동적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진경샘께서 설명을 덧붙여 주셨어요.

파농이 긍정과 부정을 언급할 때도 의지의 차원에서 니체가 쓰는 용어들이라는 점에 주의하시면 될 것 같아요.

 

 

파농은 이처럼 니체에게서 긍정과 능동의 개념을 빌려와서

자신의 사유의 방향을 설명하고 결론으로 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동은 자기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성분이 없는 것,

action re하는 것, 액션에 반()하여 동()하는 것인데, 반동의 대표적인 예가 르상티망이죠.

상티망(감정)에 반동(re)하는 것이며, 원한이나 앙갚음으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파농은 흑인이 백인과의 관계에서 갖게 되는

반동으로서의 미움/원한감정에 멈추어 서 있는 흑인주의 또는 흑인성을 르상티망으로 간주하고,

그것을 넘어서야한다는 자신의 주장에 힘을 보태기 위해 니체의 능동과 긍정의 개념에 기대고 있는 듯 합니다.

 

 

 

, 일곱 개의 꿈에 대한 이야기

 

파농이 결국 도달하려는 지점이 흑백이 아닌 인간이라는 공통된 상태가 아닐까

이것은 보편성에 대한 추구라고 할 수 있는가? 라는 지영님의 문제제기가 있었죠.

이에 대해서 진경샘께서는 p.103의 본문에 파농이 마노니의 글을 인용한 부분에서

검은에 강조점을 두었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하시면서,

정신분석가들은 검은 황소를 언제나 남근 또는 아버지로 해석하는 데 

여기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검은이라는 형용사, 즉 흑인성인 것이고

세네갈 병사의 예에서도 마찬가지로 백인들의 앞잡이 역할을 했던 리얼한 세네갈 병사로 이해해야 하며,

그들이 들고 있는 총은 남근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을 잔혹하게 살해해야 했던 1916년 르벨 총이라는 점이 부각되어야 한다고 반론하셨죠.

결국 파농이 비판하고 싶었던 것은  

흑인성 또는 흑백의 갈등이 소거된 채로

정신분석학의 일반적 도식에만 의거하여 일곱 개의 꿈을 분석했던 마노니의 관점이라는 얘기가 되겠죠?

이 문제에 대해서 더 논의해 보고 싶으셨던 분들께서는 댓글로 의견을 개진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 죽음에 대한 아시아적 태도 따윈 없다

 

 

p.218 에서 파농은 총살부대원 앞에서 평온하게 쓰러져 죽는 열여섯, 열일곱 베트남 아이들을 언급하면서

전쟁은 이러한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엄청난 일들에 비하면 장난이라는 동료의 증언을 인용합니다.

유럽에서는 이 소년들을 가리켜 광신자들,

죽음에 대한 그들의 태도를 가리켜 죽음 앞에서의 아시아적 태도라고도 강변하는데,

진경샘께서는 사실 이러한 표현들은

백인들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레테르를 붙여버리는 방식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죠.

죽음 앞에서 평온하게 죽을 수 있는 태도는 비단 아시아인들만이 보인 태도가 아니었습니다.

그 후 베르코르의 반도들과 레지스탕스의 테러리스트들에게서도 나타났던 죽음의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준영샘께서 현실적인 투쟁의 측면에서 파농을 어떻게 수용해야 할 지를 물으셨던 것 같은데,

저는 이 부분에서 답을 얻을 수 있었어요.

"다름아닌 현재와 미래의 이름으로 죽음을 받아들인다…"로 이어지는 문장에서

파농이 염두에 두는 투쟁의 강도를 포착할 수 있었거든요.

 

 

  니체.jpg   파농초상.jpg

 

, 과거는 미래에 의해서만 구원될 수 있다

 

결단코 내 타고난 소명을 유색인 민족들의 과거에서 도출해서는 안 된다.

 결단코 나는 부당하게 무시당한 검둥이 문명을 소생시키는데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어떤 과거라 할 지라도 그 과거로 나를 만들지는 않겠다.

 나는 내 현재와 내 미래를 대가로 치르고 내 과거를 노래하고 싶지 않다”(p.218)

 

 

파농의 위와 같은 언급은 니체적인 사유와 공명(共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니체는 과거에 얽매이는 순간 그것은 반동적인 것이 된다고 말하기 때문인데요,

이 경우엔 과거의 기억들에 대해 반동하는 방식으로만 현재가 구성되게 됩니다.

그래서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과거에 대한 구원은 어떻게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는 것이죠.

도래하는 미래를 통해서 과거는 구원될 수 있다는 짜라투스트라의 발상.

이러한 사유에 대해서 진경샘은 아주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셨는데요,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일, 혹은 과거의 했던 어떤 일이

미래에 도달할 어떤 목적점에서 봤을 때는 ~한 것이 될 것이다라는 '전미래시제'에 대한 이야기였죠?

어떤 소년이 다리가 부러진 사건이 현재로서는 유감스러울 수 있지만

미래의 시점에서는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되는 이유로 작용하게 된다면???  *^ ^* 

, 과거의 의미는 고정된 것이 아니고 어떠한 미래를 갖는가에 따라서 달라지며,

과거는 그 과거가 만들어낼, 혹은 그 과거가 귀속될 미래를 바꿈으로써 구원될 수 있다는 발상입니다.

그렇다면 과거는 미래에 의해서만 구원될 수 있는 것이 되겠죠!

결론부분에 이르러 비로소 드러나는 파농의 니체적 귀결점은

과거에 대한 앙갚음이나 회귀에 기반한 투쟁이 아닌

미래를 바꿔가는 투쟁방식으로까지 논의가 확장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 오늘은 체력방전으로 여기까지!!! 후기 제1편 끝~~~

후속편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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