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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한 저항과 언어

다케시 2015.01.12 14:40 조회 수 : 573

지난 금요일에 나왔던 의문들 중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이

언어로 어떻게 폭력에 저항하겠느냐는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자리에서도 조금 이야기를 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말이

부족했던 것 같아 몇 자 적어 봅니다.

 

폭력에 저항한다고 할 때 물리적인 폭력이 눈앞에 닥친 상황만을

상상해서 논의하기 쉬운데, 중요한 것은 실제로 그렇게 되기 전부터

폭력은 이미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고, 거기에 '예감'이라는 감각의

중요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예감이라는 감각은 우리가 가져야 할 특별한

감각 같은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항상 이미 느끼고 있는 그런 감각입니다.

누구나 폭력을 예감하고 있기 때문에 애써 그것을 외면하며 그 대상이 되는

위치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기도 하고, 또 방어태세를 취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픅력을 예감하면서 우리는 이미 폭력과 대치하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폭력을 예감하는 가운데 저항이 불가능하다고,

외면하고 굴복해야 한다고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이 셰게를 구성하고

있는 언어입니다. 언어에 의해 저항이 미리 진압되는 것이죠.

그런데 그 폭력에 맞서기 위해 무장하기 시작할 때(뭐, 무장이라고 거창한

것이 아니고, 예를 들어 길 가다가도 갑자기누군가의 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예감 속에서 칼을 들고 다니기 시작한다든지), 언어를 통해 분절된 이 세계는

어떻게 달라지기 시작할까요?

폭력의 문제란 그 순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만약 그것이 순간만의

문제라면, 절대소수가 절대다수를 자배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은

존재할 수도 없겠죠. 지배가 가능한 것은 사람들이 폭력을 예감하며 그

폭력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제는 예감된 폭력을 어떻게

언어화하느냐가 됩니다. 절대로 이길 수 없는 힘으로 생각할 때 우리는

폭력에 굴복한다는 선택을 합리화하게 됩니다. 패배의 합리화!

그런데 굴복을 하면서도 합리화되지 않는 잔여, '식은땀' 같은 것은 남을

수 있습니다. 거기서 다른 언어, 패배를 합리화하는 언어가 아니라 저항의

언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순간부터 미리 폭력에 저항하기

시작하는 것이죠. '자연발생성'으로 보이는 것에 이미 방어태세를 취한

신체가 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너무 길어졌으니 일단 이 정도로 하고, 다음에 같이 논의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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