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워크숍 :: 해외연구단체ㆍ연구자와 함께하는 워크숍입니다!


4주차 후기

리를빅 2010.06.09 05:13 조회 수 : 2923

* 타니가와 간의 글이 지루해서가 아니라 너무나 강렬해서(난해해서^^),

   또 그가 '저항(방어)의 강도'와 '폭발의 강도' 사이에 일종의 비례 관계를 설정하고 있는 듯도 해서,

   당분간 내 안의 '침묵하는 무'를 '방어하는 무'인 상태로 그냥 내버려두고 싶었으나,

   '삼세번' 지명하는 반장의 '공격하는 무'의 강도도 만만치 않아 보여서, 

   몇 자 적습니다~^^

   

 

* 타니가와 간이 어떤 삶의 궤적을 밟았는지, 아직은 잘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읽은 몇 편의 글은, 그가 '한 때' 가장 강렬했던 삶을 살아낸 사람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느끼게' 한다.

   그 '한 때'란 일본 운동사의 결정적인 한 '시대'일 것이고, 그의 개인사에 있어서 가장 왕성하고 치열하게 활동했던 한 '시절'일 것이다. 

   타니가와 간은 '시대의 강도'를 온 몸으로 살아낸 한 명의 '활동가'이자 '시인'이었음에 틀림없다.

   대중 속의 '침묵하는 무'에 대한 그의 긍정은, 한낱 화려한 수사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의 글에는, 진정으로 대중과 교감하고 대결해 본 자, 진짜 그 무엇인가를 느끼고 본 자만이 전할 수 있는 강렬도가 있다. 

   일본의 '마을'과 '서클'에 대한 T씨의 논평에 대한 그의 비판(6p)이 대표적인 예다.  

 

  '공허한 (서구적, 또는 근대적) 논리'의 극복, '속류 대중주의'의 극복.

   아마도 이 두 가지가 그가 느낀 당대 일본 운동의 '시대적 과제'였고, 그가 활동가로서 치열하게 돌파하고자 했던 '문제'였던 것 같다.

   '공작자'는 그런 문제 설정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얼핏 그의 '공작자'에 대한 설명은, "전위와 대중 사이의 지도와 피지도의 변증법"에 대한 고전적 명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정작 그가 가장 강하게 문제제기하고 있는 것은 그 '변증법의 논리'가 빠질 수 있는 '공허함'이다.

   그가 드러내는 '세심함'에 대한 옹호, '공허함에 대한 분노'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압권인 것은, '자기 분열의 필연성'에 대한 탈-근대적인 주장이다.

 

  "핵융합을 야기하는 최초의 핵분열"(5p)

    핵융합은 핵분열을 전제로 한다. 아마도, '핵융합'이 '공동체'라면, '핵분열'은 '사적 소유 의식(감각)의 소멸'(더 근본적으로는, 자기 분열= 실체로서의 주체의 소멸)일 것이다.

    그는 공작자의 임무가 민중의 '자기분열'을 야기시키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 임무는 공작자 자신이 '자기 분열'에 이를 때 비로소 완수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공작자가 공작자일 수 있는 것은, 민중이 (-)공작자가 되어줄 때라는 것이다. 공작자는 고정된 자리의 이름이 아니라, 활동 속에서,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기능이다.

    '주체'가 아니라 '매개'인 것이다. 아마도 그가 그리는 공작자의 활동은 '논리적 설득'이나 '의식화' 같은 것이 아니라, 어떤 존재론적 교감과 충돌 같은 것일 게다.

    그는 "성애와 혁명의 동일성"을 "목표"로 한다고 말한다.(5p) 그는 진정한 성애란 자기 소멸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어쨌든 그가 이 대목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정신분석에서처럼) '혁명의 논리'가 '성애의 논리'와 같다는 것이 아니라, '성애의 논리'가 '혁명의 논리'와 같다는 것이 아닐까? 

 

   타니가와 간을 읽으면서 자꾸 머리 속을 맴도는 한 가지 생각.

   모든 시인이 혁명가는 아니겠지만, 진정한 혁명가는 어느 순간 일종의 시인이 된다.

   진정한 '시'란 언제나 "보상 없는 행위"이기 때문이다('주체'가 없는 곳에 어찌 '보상'이 얘기될 수 있을까?).

   그런데, 꼭 '시'를 써야만 '시인'이 되는 걸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10회 국제워크숍] 죽음의 공동체, 생명의 퍼포먼스 oracle 2023.10.14 851
공지 [9회 국제워크숍] 신청 :: 포스트식민주의와 연루의 정치학 / 사전세미나 [64] 수유너머N 2014.11.03 5869
공지 [8회 국제워크샵] 신청 :: 스트리트의 사상가, 모리 요시타카 / 8.29(목)~30(금) [76] hwa 2013.08.16 13094
공지 [7차 국제워크숍] 신청 :: 불안정 노동과 포스트 미래주의 / 사전세미나 [4] 수유너머N 2013.02.05 14269
공지 [6회 국제워크숍] 공지 :: [일정변경] 유체도시를 구축하라! / 사전세미나 2011년 11월 ~ 2012년 2월 [72] 수유너머N 2011.09.06 10241
공지 [5회 국제워크숍] 신청 :: 대중의 주체화와 문화정치학 / 2.24(목) ~ 2.25(금) 수유너머N 2011.02.19 5324
공지 [4회 국제워크숍] 신청 :: 타니가와 간과 유민의 코뮨 / 8.9(월) ~ 8.13(금) [26] 몽사 2010.04.07 8120
35 동서남북으로 튀다!: 이번주 글에 나오는 야마구치 겐지(山口健二)에 대해 [1] file bayja 2010.06.28 3365
34 [4회 국제워크숍] 공지 :: 타니가와, 남쪽으로 튀다! [1] 솔라리스 2010.06.28 2828
33 적기가의 유래 [1] 차태서 2010.06.27 23855
32 국제워크샵 6주차 후기 [5] 꼬꾸댁 2010.06.19 2877
31 [국제워크샵-타니가와 간] 6주차 세미나 / 여성들은 어떻게 말하기 시작하는가? 발제문 file 정은경 2010.06.17 3166
30 국제워크샵 5주차 후기 꼬꾸댁 2010.06.12 3086
29 4주차 후기입니다. 혜정이 2010.06.09 3280
» 4주차 후기 [1] 리를빅 2010.06.09 2923
27 대책없는 질문하나 [2] 꼬꾸댁 2010.06.06 2877
26 푸코,들뢰즈 <권력과 지식> 발제. [1] file jh 2010.06.02 3274
25 국제워크샵 3주차 후기 [3] 꼬꾸댁 2010.05.30 2992
24 3주차_무를 씹어부수는 융합으로+공작자의 시체에 싹트는 것_발제 file 박수진 2010.05.28 3612
23 [4회 국제워크숍] 공지 :: 이번 주는 쉽니다. 국제팀 2010.05.19 3786
22 국제워크샵 2주차 후기 [2] 꼬꾸댁 2010.05.17 3320
21 2차 느낌. [2] 어처구니 2010.05.17 3323
20 미이케 및 다이쇼 단광에 대해...ㅠㅠ(약간 추가 및 수정) [1] file bayja 2010.05.16 5449
19 1주차 발제문 file 사비 2010.05.16 3875
18 "흠집이 있는 기막힌 황혼" -사토 이즈미의 타니가와론 (2주차 발제문) file 유심 2010.05.14 4247
17 국제워크샵 첫모임 후기: 어느 관점에서.... [1] file 여섯일곱더많은 2010.05.12 3859
16 [4회 국제워크숍] 공지 :: 국제워크숍 2주차 자료 토요일에 발송하였습니다! (꼭 수정된 파일로 읽어옵시다) [2] 국제팀 2010.05.09 4124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