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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 국제워크샵 3차 후기 + 사진들

이파리 2010.08.23 03:17 조회 수 : 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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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너머N의 국제워크샵 3일째, 오늘은 요네타니 선생님의 < '공작자'라는 미디어 - 써클,'집단'의 문화혁명> 기조 발제로 그 문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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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변함없이 통역에 하지메, 오하나 쌤이 수고해주셨고, 김미례 감독님 역시 촬영하느라 고생 많으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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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장 중요했던 일용할 간식과 식사를 준비하느라, 달팽이공방 분들이 너무나 고생이 많으십니다.ㅌㄷㅌ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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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국제워크샵에서는 '이질적인 것을 연결하는 미디어로서의 공작자'를 이야기했는데요..

 

타니가와 간은 '말하지 못하는 자'들의 말문을 열어젖힘과 동시에 기존 지식인들의 이론과 객관에 바탕을 둔 언어를 동시에 거부하는, 미디어로서의 공작자를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공작자는 언뜻 떠올릴 수 있는, 지식인의 언어로 민중 혹은 프로레탈리아를 대변하는 자가 아닙니다. 공작자란 양자의 이질적인 말의 간극을 잇는 매개이거나 생활어와 조직어, 침묵(무)와 요설 사이의 번역자인 것이지, 민중의 의사를 지식인이 대표하는 일방향의 회로 작업을 수행하는 자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타니가와는 주장합니다.

 

이 과정에서 타니가와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자"로서의 시인을 말합니다. 객관적이고 이론적인 시선. 즉, 지식인의 일반적인 관점에 끼워맞출께 아니라, 기존의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존재하는 것, 다만 그것을 보려면 '특별한' 인식이 필요한, 불가시의 '원점'을 볼 줄 아는 시인으로서의 능력이 필요하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이러한 문학의 문제는 비단 자본주의 혹은 공산주의, 공산당 어느 한쪽의 문학 정책(?)과 대립된다기보다는, 기존에 인정받거나 공인받은 입장 모두를 거부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문학이란 이미 비공인의 사상이다. 사물과 사물과의 미묘하고 위험하고 새로운 관계를 언어의 세계에서 추구한다. 그리하여 현재 혁명당의 공인된 사상과 부분적으로 모순된다면 오히려 일반적 상황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내 대표작, 원점이 존재한다에 재록)

 

또한 타니가와 간은 외부의 타자 뿐만 아니라 '자아 내 침투해있는 타인'을 이야기합니다. 수많은 인간이 그저 하나의 눈을 공유하고 있는지 모른다며, 인간의 유기질은 기계의 무기질과 마치 손끝의 손톱처럼 연속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하지요. "나라는 것은 한 명의 타인이다"라 이야기했던 랭보의 영향 아래 있는 이러한 주장은, 타니가와로 하여금, 랭보를 "세계 최초의 노동자 시인", 근대적 자아를 넘어서는 시인으로 보게 합니다. 랭보가 패배한 파리 코뮨을 팽개친 소위 '방기'를 택했던 배경에는 서구 사회 전체에 대한 저항이자 절연의 의도가 있었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훗날 타니가와의 선택들과 그에 대해 쏟아진 비난들에 대해, 랭보를 바라본 타니가와의 시선은 요네타니 선생님 말씀대로, 분명 중요한 참고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는 타니가와 간의 시론은 언뜻 블랑쇼를 연상시킵니다. 블랑쇼는 '대낮의 광기'라는 소설을 통해, 강렬한 빛에 노출된 이후, 완전히 안보이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보이는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의 장님이 되어버린 주인공을 설정합니다. 그는 자신의 눈이 그런 상태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이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려는 노력을 하게되었고, 블랑쇼는 이를 통해 시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노력 내지는 행위라 말합니다. 나아가, 블랑쇼는 광기와도 같은 빛에 노출되는 사건을 일종의 '죽음'이라 보았고, 이를 '비인칭적 죽음'이라 말하는데요, 예술이란 이처럼 '비인칭적 죽음의 반복' 속에서 그 본질을 찾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비인칭적 죽음 아래, 온전히 대상들의 '시각'을 회복할 수 있고, 그 진지함 곁에 설 수 있다 보았던 것입니다. 

 

 사상가이자 시인이였던 타니가와가 말하던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는 행위는, 사르트르나 로르카의 시론에서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동서를 막론하고, 시인이란 보이지 않던 것들을 가시화할 수 있게끔 찾아해매는 방랑자였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블랑쇼와는 미묘하게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요.. 이를테면, 블랑쇼는 비인칭적 죽음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게되었을 때, 또다시 보이지 않는 것들을 찾게되는 반복과 순환의 과정 속에서 시의 본질을 찾으려 했던 것 같은데, 타니가와는 '원점'이란 분명해보이는 지점이 설정되있는 것이고, 왠지 그 원점이 '종점'같은 끝으로 여겨지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말이란게 제게는, 그 아무리 불가시한 것들에 대해 환시하여 입밖에 꺼낸다해도 공중으로 풀풀 날아가버리거나 혹은 그 자리에 굳어버려 그 위엄을 자랑하던가. 둘 중 하나인 것만 같은데, 이러한 불완전한 '말'을 도구로, 끊임없이 보이지 않는 것들을 찾아야만하는 노력의 끝이란게 과연 설정이 가능한 것일까라는.. 대답이 보이지 않는 물음이 살짝 생겨났습니다. 

"문학에 대한 정치의 전위적 태도란 바로 이러한 부분적 모순의 존재를 기꺼이 용인하면서, 보다 고차원적인 통일에 다다를 출발점을 눈앞의 규율 속에서 구하는 것이다." 라는 타니가와 간의 주장은 그 출발점이 계속 되풀이될 수 밖에 없는 '구함'에 포인트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언젠가는 다다를 수 있다고 본 '고차원적인 통일'에 있는 것인지.. 라는 의문 역시 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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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사전 세미나 내내 우리를 괴롭히던, 무언가 굉장히 감동을 던져주는 멋있는 문구들이긴 하지만 영 해독이 안되어 찝찌름하다 싶었던 부분들의 상당수가, 명쾌한 요네타니 선생님의 역사적 배경에 관한 설명들 덕에 해결되는 느낌이 들긴하지만.. 그래도 역시나 타니가와 간의 글들은 어렵기만 합니다. 소중한 자리인 만큼, 8월 23일 월요일..한차례 남은 국제워크샵은 더욱더 전투적(?)인 자세로 임해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8월 말인 주제에(!!!) 연일 폭염이 그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더운 날씨 속에서도, 모두 화이팅합시다..

이상 비루한 후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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