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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 20

 제4회 국제워크숍 유체도시를 구축하라

<뉴욕 점거운동 - 운동과 추세 사이에서>

 뉴욕 점거운동의 지평 : 점거행동에서 총파업으로

 여러분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유너머 여러분에게도 감사합니다. 불러주셔 감사해요. 기본적으로 점거운동에 대해 말하는 건 어떤 의미에서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끝나지 않은 운동,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점, 제 관점에서 보면 많은 가능성이 있어서 그 말씀을 드려야 한다는 점 때문입니다. 지금 점거운동 상황은 작년 11/15까지 주코티 공원에서(상징적, 물리적 공간)에서했지만, 뉴욕 시경 당국에서 막아서 지금은 물리적 기반이 없습니다. 그 이후 새로운 거점을 찾아내려는 시도 중, 새로운 운동의 형태, 방향성을 찾아내려는 운동이 다양한 그룹에 의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제가 최종적으로 뉴욕 점거운동 판에 머물 때, 제너럴 어셈블리에서 결정한 건, 메이데이에 총파업을 한다는 것, 전지구적 총파업을 한다는 얘깁니다. 지금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고, 전체적 추세는 장소가 없다는 점, 가시화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추세는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처음에 주코티 공원에서 시작된 게 지금은 곳곳에서 분기된 운동으로 새로운 시도에 있습니다. 전 비교적 초기랄 수 있는 8/ 12 초기 단계에서는 그때는 중심이었지만, 나중엔 주변적으로 관여했습니다. 주변이랄까, 그쪽이 좋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다음 단계를 시도하는 몇몇 그룹과 함께 했습니다. 그것이 하나고, 또 하나. 점거 운동 전체의 조직체, 추세, 운동에 대해서는 정확히 하나의 운동이랄만한 게 있는지 확실치 않습니다. 이 점에서 전 오큐파이 대표가 아님을 말씀드리고 시작합니다.

 

점거를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정리해보면 북미 운동에서 결정적이었습니다. 일단 9/11 사건 이후 미국의 정책이 일거에 바뀌어갔습니다. 해외 전쟁 침략, 국내 통제 탄압, 거리 행동 등뿐 아니라 전체 운동 추세 속에서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국내도 이데올로기적으로 언론 통제 등, 애국적 추세가 있어 우리에게 매우 어두운 상황이었습니다. 그것을 오큐파이는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이건 제 관점으로, 시애틀 이후 반 전지구화, 그러니까 9.11이후뿐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결정적입니다. 항의행동, 행의뿐 아니라, 항의를 포함한 맹아, 전면적 세계변혁의 지형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건 그런 운동이 제국 아메리카의 중추인 월스트리트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괄목할만합니다. 제가 보기에 그 긍정적 측면을 몇몇 들겠습니다.

 

미국에서 정당 정치 외 그와 전혀 다른 아래로부터의 반-정치(정치랄 수 있는)를 구축했다는 점. 그리고 새로운 사회성을 상상하는 저항의 방법을 집단적으로 구축하고 있다는 점. 평등성, 다종다양성 등을 포함하는 운동모델을 구축하려 한다는 점, 공동영역을 합법성의 경계를 넘어 운동 내 역능을 확인해 간다는 점, 끝없는 에너지를 가지고 다음, 다음 새로운 일을 작당하기 시작했다는 점, 도시공간에서 강력한 가시성을 획득해 왔다는 점, 그리고 그 결과로 노동조합, 지식인, 문화인 일반 폭넓은 진보계의 지지를 획득해가고 있다는 점을 그 가능성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난 사회정치적 판을 생각하면말이죠. 이건 초기부터 점거운동 슬로건인 99% : 1%라는 말, 아마 세계에서 (한국도 마찬가지) 현재의 양극화 사회에서 전반적 위기에 저항하고 있는 민중의 상황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뉴욕의 맥락에서, ‘99%’란 바로 세계에서 매우 윤택한 자들이 있는 곳, 또 매우 극빈자가 많다는 바로 그 곳에서, 이대로는 살아갈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1%란 금융자본과 군산업체, 정계를 포함, 그들에 대한 지지를 그치지 않는 오바마 대통령도 포함합니다. 아마 이 감각은 세계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유할 겁니다. 앞으로 이 1%를 그대로 둔다면 지구가 파멸할 거라는 직감적 판단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미국의 정치의 의미에서 말하면, 점점 부시정권 이후 오바마 정권에 기대가 컸지만, 결과적으로는 의회 민주주의의 종언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정치자금, 정경유착, 국방인가법(국방권한법-자료 참조) 등이 통과했습니다. 이건 군 자체의 판단으로 합중국 시민을 비밀 체포해서 무기한 구류할 수 있는 권한을 군에 넘겨준 겁니다. 또 미 전역에서 작년부터 드러나듯, 점거 운동을 향한 탄압, 경찰 자체의 군사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팬타곤이 각 주 경찰에게 무기 원조를 해, 후추 스프레이, 사운드 캐논(사운드 대포)등이 벌어지고 있죠. 각 경찰서는 합동테러 특공대 등 경찰관 일반에게 교육하길, 일반시민(프로테스터화 되고 있는 상황)=적=테러리스트의 논리를 점점 교육에 도입되고 있어요. 이건 아마 미국이랄까 어디서든 일어나고 있는 일이죠.

 

한편 경제적 측면을 말하면, 금융자본 주도 신자유주의 경제가 사회 전반을 피폐화 하고 있다는 점, 우리의 존속을, 그리고 자본의 존속까지도 떠받치는 일본어역으로 공통재(커먼스), 자연환경, 자원 등 우리가 사회성과 생산성을 형성하고 있는 우리의 신체, 노동, 지성(마음까지도), 커먼스 자체가 자본에 의해 파괴되고 빈사상태에 있다는 점, 미국의 경우 실업률이 8.6%, 노숙인 증가, 부채 채무 증가, 취직난, 등록금 인상, 환경 파괴, 등등등 지금 우리는 생존의 한계를 어쩔 수 없이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그런 한계를 공유하면서, 그 다종다양성 속에서 그 안의 외침이 점거운동 속에서 나타났습니다. 매우 개인화된 성난 외침, 염원, 슬로건 등이 공통적이면서도 매우 개인적인 형태로 (위기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자주 듣는 말이, “이제 도로 일상에 돌아갈 수 없다/.돌아가지 않겠다”는 말인데, 점거운동에 함께 하며 수많은 젊은이들이 그 마음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점에서 99%라는 건 계급 투쟁으로 말하면, 산업노동자 시대의 단일적인 계급개념을 가로질러, 어디서든 배신하고 새어나오는 자들, 거기엔 공통성과 근본적인 차이가 포함돼 있습니다. 거기에 점거운동의 가능성과 난점이 함께 존재합니다. 그럼 오큐파이 운동이 어떻게 시작했는지 말할게요.

 

8. 20 맨허튼 남부 볼링 그린 공원에 제1회 집회가 준비 돼 몇 백명(200~300)이 모였습니다. 그 상황을 보면, 한편으로 당파, 정치 집단, 운동단체가 있었고, 그 그룹은 집회(랠리)를 개최하려 했습니다. 랠리란, 운동 주체가 발언하고 나머지는 듣는 형식이죠. 그에 반해 몇몇 반권위주의자=아나키스트, 아우토노미스트, 반자본주의자들이 모여, 모두가 말하는 제네럴 어셈블리를 주장했습니다. 집회에서 좀 떨어진 곳에 둘러 앉아 제네럴 어셈블리를 열어버린 거죠. 처음엔 소수파였는데 점점 어쩐 일인지 거기 있던 사람들이 모여들어, 결국 당파 관련 사람들도 여기 오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그 후 거기서 여러 이후 방침 등을 논의 해 그 때 여러 워킹 그룹이 결성됐습니다. 그게 반권위주의자의 승리이자, 점거운동의 창시였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8~9월 17일 까지 매주 토요일에 제네럴 어셈블리를 했고 광장 등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죠. 그 외에도 워킹 그룹 미팅이 따로 지속됐고, 결국 9/17 점거 행동으로 이어졌어요. 처음엔 체이스 은행 광장을 겨냥해서 공식적으론 거길 점거한다고 선전해 동시에 몇몇 제2선택지를 정하고 그 중 하나로 주코티 공원을 꼽았습니다. 결국 최후의 순간에 가서 사람들에게 전해 이곳 주코티을 점거하게 됐습니다. 이건 운동판의 얘기였이지만, 점점 주코티가, 처음엔 아무도 이런 일이 있을 거라 생각 못했고, 냉소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쁜 변화는, 한 사람에겐 여러 친구가 있기 마련인데, 변호사, 예술가, 극단적인 급진주의자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거의 다 (흥미 반으로) 이곳에 모여들게 됐다는 점, 그래서 친구의 친구가 다 친구가 되는 사태. 친구의 지도를 다시 쓰게 됐다는 점, 이건 매우 기쁜 일이었죠.

 

또 하나. 제가 개인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그 이후 주코티를 거점으로, 주코티 안에서 자립공간을 만들어냈다는 점, 항의행동 자체의 영역까지도 마구 확장해가는 것이 계속됐다는 점에 있습니다. 한국에선 이게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뉴욕에선 9.11 이후 데모라는 건 허가를 받아야만 하고 아님 바로 탄압됐습니다. 허가를 받아도 차도를 막아 데모하면 안되는 사태가 매일 이어졌습니다. 지금은 좀 삼엄해지고 있지만, 한 동안 경찰 자체가 우리를 존경의 시선으로 보는 사태까지 갔죠. 막으러 왔는데도요. 주코티 공원에서 시작되는 데모에서 월스트리트를 시작하는 첫종소리와 마치는 종소리에 맞춰 차도를 점거하는 ‘스네이크 데모’를 일상적으로 할 때, 경찰 본부 앞에 가서 농성을 하고 거기서 제네럴 어셈블리를 하는 믿을 수 없는 사태를 만들어냈죠. 제 기억으로 지금까지 중 가장 스펙터클 한 기억은, 브룩클린 다리 대행진 등을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건 매우 큰일이었죠.

 

그와 동시에 강조 해야 할 점은, 미디어 전술, 해커들의 활약이죠. 이 계기는 캐나다의 대중적 래디컬 문화잡지인 어드버스터즈-라는 문화잡지가 있었고, 그게 꽤나 무책임하게 9/17 선전을 해버린 거예요. 이게 꼭 안 해도 될 일이었는데, 꼭 이걸 해야 한다는 단체들이 분노 등등을 담았고 어드버스터즈가 홍보에 호응했습니다. 또 한편 무명이라는 의미를 가진 Anonymous가 움직여, 그런 미디어 운동가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힘이 엄청났던 거죠. 이 운동의 힘 확에서 이들의 선전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주코티에 사람들이 줄줄이 방문해 와 전 미국에 걸쳐 오큐파이가, 각지에서 시골에서도 벌어졌고 그 사람들이 여기에 합류했다는 점, 그 결과 강력한 주류 노동조합인 뉴욕 트랜지트 워커스 유니온, 서비스 임플로이엊,.. 등등 큰 노조가 함께하게 됐죠, 또 유명한 지식인 지젝, 나오미 클라인 등이 함께 한 점, 진보, 문화인, 예술가, 학자 등이 줄줄이 함께 하기 시작했다는 점, 그러니까 그 역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지젝이 와서 커진 게 아니라, 커져서 지젝까지 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유감이게도 11/15 재판소의 판단을 무시하면서 뉴욕 시경 당국이 주코티 공원 점거를 강제로 해산시키기 시작했죠. 그 후 오큐파이 운동의 내외 사람들이 이제 다양한 다음 행동을 모색, 형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술가 그룹, 뉴스쿨 대학 등의 공간에서 2주간 점거가 이뤄졌고, 특히 점거운동에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들었습니다. 뉴욕엔 첼시가 등 거대 화랑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 말고, 비정규직들, 그런데 예술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이 모여들었죠. 발표 때 오기도 하고, 돈은 못 벌려도 작품에 대해 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예술가들도 많죠. 구겐하임 미술관이 소유하는 공간을 점거하는 등의 시도가 있고 그것들은 모두 실패하기 마련인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 다음 장소를 계속 모색하고 있다는 점, 현재도 이곳저곳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브룩클린 동남부 이스트 뉴욕 지구, 아프리카-아메리칸(흑인)이 주고 사는 곳인데, 이곳에서 부동산 담보대출의 문제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할머니, 할아버지, 일가 등, 이러한 가정과 가옥을 지키는 직접행동이 조직됐어요. 몇 건이 성공, 지금도 점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런 운동, 이를 운동이라 부를 수 있는지, 새로운 명사가 필요한 게 아닌가하는 점도 없잖아 있습니다. 실로 다종다양의 운동, 그룹, 개인이 여기 참여하고 있습니다. 노조, 사회주의(트로츠키 그룹), 모택동 주의자들, 민주당파 좌파 등도 있죠. 지역 소수 커뮤니티 운동, 스쾃 운동, 그 서포트 운동, 다양한 타입의 아나키스트, 아우토노미스트, 그런 그룹과 함께 주코티 공원 시절엔 지방에서 올라오는 그룹(미 성조기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 히피, 종교단체 등 여러 그룹이 모였죠. 이런 다양한 그룹, 개인 사이의 대립, 차 등이 여러 곳에서 분출했죠. 현재는 이 다양성을 어디까지 긍정하며 이 곤란에 대응할지가 가장 큰 중요 과제입니다. 이를 정치운동화 해가야하는가 하는 의견, 정치운동화 하면 안된다는, 등의 불화, 이 다종다양성을 어디까지 끌어안고 갈이지 등이 문제죠. 여기서부턴 이론적, 실천적 문제라 어렵습니다만, 전 이런 추세(운동이라 하면 안된다고 생각), 이런 기운을 느낍니다.

 

여기에서 기본적으로 두 요소를 꼽을 수 있어요. 여기엔 추세/운동 양 방향의 스펙트럽이 개입 해 옵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온갖 주체와와 사건이 형성해내는 생성(-되기)으로서의 추세화, 구축, 구성을 향하는 운동, 현실적으로는 그 사이에 위치 지워야할 어떤 것에 대한 문제가 오큐파이 안에 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나오는 건, 모두가 이중의 관점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입니다. 어딘가에서 자기의 세계 변혁을 향한 지향성을 견지해야하는 측면, 동시에 다른 그룹과의 관계랄까요, 다종다양한 그룹간의 관계성의 절대성이랄까요, 이런 건 운동판 사람들이 모두 경험할테지만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오큐파이의 본질, 그 중심에 있는 건 제네럴 어셈블리의 실천이라는 건 틀림없습니다. 제네럴 어셈블리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는데요, 점거운동 모델 중 가장 가까운 건, 그리스 광장에서 일어난 제네럴 어셈블리, 아르헨티나에서 일어난 제네럴 어셈블리입니다. 제네럴 어셈블리라는 말은 유엔에서도 쓰지만, 그런 게 아니라 가능한 직접민주주의를 그 안에서 만들어낼 것, 합의를 형성할 것, 아나키스트들이 해 온 합의 형성 법을 실현시키자는 것입니다. 소수, 거대 어셈블리가 나타날 때 그 때마다 어떻게 합의의 장을 형성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그게 기본적 문제일 겁니다.

 

요컨대 여타 집회와 다른 점은, 2~3인의 집회 진행자가 있고, 가능한 중립성을 가지면서 다양한 참가자를 참가 시켜, 일상행동에 대해 논의하는 것입니다. 거기서 최종적으로 다수결 결정 등이 일어날 경우도 있는데, 동시에 그 장에서 한 사람이라도 이 다수결을 거부하는 자가 있으면 이 결정을 무효화 할 권리가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이런 형식의 어셈블리는, 실천적 사항의 결정을 위해 쓰는 건 아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할 공간을 공유,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 마음을 표현할 것을 지향합니다. 그러한 장에서 기술적으로 뭔가를 결정하는 방법으로 스포크스(바퀴살과 말하다의 동음이의어) 카운실 등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어떤 개인이 언제든 들어와도 되지만, 현실적으로는 특정 그룹이 특정 생각을 갖고 방향을 이끌어가려고 하겠죠. 제네럴 어셈블리의 경우 그게 확실히 가시화 되지 않습니다. 수평적 합의법인 스포크스 카운실이란 게 있습니다. 스포크스 카운실의 경우엔 ‘어피니티 그룹’이 각각 ‘대표’ 혹은 포인트 퍼슨을 골라 자기 그룹을 ‘대변’하는 것, 대변자 뒤에 여러 사람이 둘러 모여, 대변자 자체가 마치 자전거의 바퀴살 바깥의 역할을 하는 것 등을 하죠. 이 경우에는 저 단체가 어떤 곳인지, 어떤 말을 하는지가 좀 선명하죠. 제네럴 어셈블리란 참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꼭 그들이 다 이상적으로 추세를 만들어가는 건 아닙니다. 우리는 적어도 형식적인 중앙위원회보다는 낫다는 걸 확신하죠. 동시에 제네럴 어셈블리란, 다양한 아까 말했던 지역 어셈블리가 있어, 이게 지금 뉴욕에서는 아래로부터의 저항운동의 주체화를 보여준다는 점, 그게 꼭 유효해서라기보다는 그 자체가 지금의 운동 혹은 추세라는 점에 있습니다.

 

한 그리스인(뉴욕을 왔다갔다하는 제 친구)은, 제네럴 어셈블리는 ‘모델/모범’이 아니라 측정 기준, 모듈이라고 말합니다. 그게 가장 적합한 형태라서 좋다는 게 아니라, 그 자체가 추세 자체를 가장 잘 드러낸다는 점, 추세를 만들면서 사람들 동시에 드러낸다는 점. 제네럴 어셈블리가 잘 될 때는 행동도 잘 된다는 점, 추세의 질을 드러냅니다. 그게 제네럴 어셈블리입니다.

 

뉴욕에 있어 점거와 어떤 관련을 맺나. 점거란, 간단히 말하면 서울에서도 여러 실천이 있겠지만, 빈집, 빈 공간을 집단적으로 점거하는 물리적 직접행동이죠. 우리 용어로는 두 종류 스프트/하드 점거가 있습니다. 소프트는 합법성을 고려하면서 물건 소유자와 교섭, 장소를 점거하는 행동입니다. 하드 점거는 일단 집단적 힘으로 장소를 점거하는 것, 그 후 비로소 방위를 고려하고 경찰과 교섭하는 행동을 말합니다. 실제 점거는 이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합니다. 그 후 과정에선 양 쪽을 왔다갔다 합니다.

 

뉴욕의 역사적 맥락에서 말하면, 뉴욕열전에서 말씀드린 스쾃운동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고, 장기 스쾃운동이 점점 불가능해지고 있다는 점, 그에 대해선 책에서 더 말하고 있습니다. 이번 점거운동은 그런 현실적 거점, 사회센터를 만들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역으로 그게 잘 실현이 안 되는 곳에서, 주코티 공원도 그렇지만 어떤 상징적 행위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걸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더 확실히 우리의 공통공간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걸 나타내면서도, 난점이 있어 오히려 더 그걸 집중적으로 현실화시키려 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즉 특정 장소를 잡아 그곳을 영속적으로 잡는다/ 또 한편으로는 생활 전반적인 위기 더 폭넓게 공유되는 점이 있어, 점거 대상이 특정 공간을 고른다는 게 동시에 그 위기와 함께 전면적으로 그것을 이어내려는 행위가 있다는 점, 즉 온갖 곳에서 이를 실현시키려는 움직임이 생겼다는 점이죠. 원래 스쾃은 일부 사람들에 한정된 운동이었는데. 점거운동엔 온갖 그룹이 있고 노숙 운동도 있지만, 환경, 비정규직, 학생, 예술 등의 운동판이 모두 점거 (장소점거)를 방법화하려고 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점거 운동판 안팎의 래디컬한 어피니티 그룹은 모든곳을 점거하라-를 내걸죠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으로 흐르는 거죠. 기본적으로 이건 공통재=커먼즈 자체의 위기, 커먼즈 최종적으로는 ‘지구’랄 수 있는 이것을 탈환하는 것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러 문제가 여기 안에 포함되죠. 환경, 자원, 다양한 물리적 공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동시에 역사적 문제도 있을 겁니다. 점거란, 어쩔 수 없이, 미국에 의한 점거라는 ‘점령’의 뉘앙스가 환기되고 맙니다.

 

그러니까 오큐페이션이란 이중의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역사적 의미에서는 이 지구상의 대부분을, 세계남반구를 식민지화 해 그 후에도 경제적으로 통제해 횡령 해 온 선진국들의 사업을 탈점령화 하는 것. 그리고 그들로부터 지구라는 공통재를 탈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등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뉴욕 등을 포함, 이후 점거 운동에는 여러 문제들이 함께 뒤섞여있음을 말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는 극소한 지점, 극대 지점까지 -우리 일상, 장래와 직접 관련될 경제적 문제들, 공공 예산 삭감, 학자금 문제, 지역, 근린지구의 여러 문제, 예술업계의 노동 문제 등 이민 노동자에 대한 대우, 반 원전, 환경 문제, 반전 반제국주의, 세계 정의 문제, 그런 점에서 점거운동의 워킹그룹 등 사이에서 이런 주제가 함께 말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지속적 점거 실천 등을 이어나가면서도 이와 같은 문제들을 행위ㅡ 실천으로 어떻게 옮겨갈지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게 최대 과제이자, 답이 잘 안보이는 문제죠. 이것들을 모두 가져가면서, 여러 운동, 그룹과의 만남이 실제로 일어나는 장이라는 것, 꽤 물리적 실천인 점거 행동으로, 하나의 공통의 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항의행동에 한정돼 있던 뉴욕의 운동에서 발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 가지 강조할 점은, 작년 서해안(월스트리트 점거가 아니라 시애틀 등) 부두 노동자와 함께 봉쇄 투쟁이 일어났는데요, 이것도 아마 북미에서는 매우 물리적으로 세계적 자본주의에 타격을 가하는 시도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처음 얘기로 돌아가면, 우리가 점거 운동에서 여러 계획 중인 얘기를 하자면, 위와 같은 행동에서 배운 물리적으로 세계자본주의를 하루라도 좋으니 멈추자는 것, 최대한 현실에서 실현시키자는 점. 여러 학생, 노숙인, 예술가 각 그룹에서 자본주의의 통상적 운행을 멈춰보자, 이를 어떻게 전지구적 차원에서 실현시킬까하는 점, 이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몇 달 전부터 몇몇 작은 여러 제네럴 어셈블 리가 있어 그 그룹에서 (저도 거기 가담하고 있습니다만) 오큐파이의 중추에 힘을 가해 올해 전지구적 노동절 총파업을 현실화할 수 있게 힘을 썼습니다. 이건 여기 오기 전 며칠 전에 (실현이)결정됐습니다.

제 얘기는 여기까지고요, 여러 분들과 얘기를 앞으로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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