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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는 멩이와 함께,

 

2021년 <구르는 돌멩이와 함께,>는 시인이자 화가였던 금은돌과 함께 하는 추모 - 공동작업전이다. 1주기를 맞아 극단 제비꽃(박시영 최창근) 몽루역(김도희 박영경) 김홍민 김효영 원브로 이수정 이혜진 조원효 최재은 등 다양한 예술가들과 연구자들이 참여하였다. 이 전시는 각자의 방식으로 그녀의 삶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이다. 2주 동안 영상 / 음악 / 그림 / 시 낭송 등 여러 작품들과 퍼포먼스가 펼쳐질 것이다. 어떤 관객은 그녀의 삶에서 떨어져나간 아픈 단면을 돌멩이처럼 손에 꽉 쥘 것이다. 어떤 관객은 힘차게 구르는 돌멩이처럼 전시회가 끝난 뒤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결국 이 전시의 주체는 관객이라 믿는다. 인간의 불완전함은 돌멩이처럼 모난 구석으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그러한 불완전함을 껴안는 것 역시 하나의 불완전한 인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구르는 돌멩이와 함께,>는 조금은 미숙했던, 그러나 언제나 치열했던, 한 예술가의 젊은 시절과 작품 / 기록들을 들여다보는 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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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렇겠지만, 내가 배울 때는 더없이 다정한 눈길로 내 머리를 쓰다듬는 선배가 있을 때도 아니고,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며 응답하는 후배를 마주할 때도 아니다. 나도 내 옳음이 있지만은, 네가 말한다면 언제든 들어보겠다는 진지한 눈길을 건네는 친구에게서 나는 배웠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는데, 그러니까 그는 “조급해서는 안 된다. 자라나야, 저절로 자라나야 하는 것이다”라는 클레의 말을 곱씹고 또 그렇게 세상을 마주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죽비로라도 누구를 때릴 수 없는 사람이었고 아름다운 것들에 자주 마음을 빼앗겨 몽환적 인상을 풍겼지만, 그에게는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을 분명하게 밝히는 단호함 같은 것이 있었다. (중략) 그는 수많은 영혼을 지녔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그는 그 복수의 영혼을 저마다 동등하게 어루만지고 살뜰히 보살피며 키워냈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 안에 비인간과 인간, 여성과 남성, 아이와 어른처럼 대립적인 항들 모두에게 저마다의 몫을 주었다. 그는 여성이라는 불길한 몸에 씌워진 굴레와 시인의 혀를 바싹 죄는 돌덩이 같은 수갑, 바라보는 자에게 전해지는 날 것의 통증을 씹고 게워 내어 되새김질한다. 그로써 그 규정성들은 잘게 조각나고 분해되어 미규정적인 채로 신체에 흡수된다. 그것은 이제 놀이에 열중하는 아이의 펄펄 뛰는 심장이 되고, 분주하게 오르내리는 종아리의 근세포가 되며, 부화하기 전의 노른자처럼 충혈되도록 응시하는 자의 안구가 된다. 되기는 자신이라 믿는 것의 파괴를 견뎌냄이자 그로써 텅 비어지는 무규정적 상태를 감당함이기에 대단한 근력을 요구하는 일종의 체력전이다. 그가 우리에게 전하는 한 가지 비법. 체력전을 감당할 만한 신체를 만들자. 그를 위해서 오늘도 놀아보자!     

- 김효영, <금은돌의 예술산책> 리뷰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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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간 2021. 4. 12. - 2021. 4. 30.

장  소 복합문화공간 소네마리(서울 서대문구 성산로315)

클로징 퍼포먼스 2021. 4. 27. 19:30

후  원 네오룩 수유너머104 트랜스인문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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