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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린

 8주간의 기후위기에 맞선 페미니즘 동맹 맺기가 끝이 났습니다. 뒤늦게 참가한 것이 정말 아쉬울 정도로 저에게는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무엇이 그리 좋았냐고 물어본다면 역시 ‘우리’였기에 그랬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저는 페미니즘에 대해 잘 모릅니다. 여자로 태어나 느끼고 겪은 기본적인 감각들 외에는 무지에 가까운 영역입니다. 그래서 이제 와 고백하자면, 제가 이 연구원이라는 자리에 어울리는지 시작 전부터 걱정이 앞섰습니다. 관심 영역인 동물권인 부분에 대해서도 약간은 회의적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동물권까지 아니더라도, 동물에 대한 나의 이야기와 생각을 말하는 것이 좋은 선택일까? 페미니즘이 과연 동물권과 연대가 가능할까? 이 모든 것이 중요하다는 말에서 나조차도 중요 순위가 없다고 말할 수 있으려나?


 그렇게 참여한 수업과 전시 준비에서 저는 ‘우리’라는 감각을 참으로 오랜만에 느꼈습니다. 타인이 하는 말을 진중하게 듣고 반응하며, 그렇게 해당 주제에 대해 행동하고, 지속적으로 공부하며 이를 서로에게 나누는 모습에서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시간들이 쌓이고 모여 기분 좋게 폭발한 것이 이번 전시였다고 생각합니다. 

 전시 발표에서 저뿐만 아니라 연구원 모두가 정말 놀랍고 기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5주 차부터 차근차근 진행한 바느질 작업과 7주 차에 진행한 전시 초안 발표까지도 이렇게나 멋질 줄 사실 아무도 예상치 못했을 겁니다. 모든 분들이 마음을 담고 담아 작업한 결과물들은 정말 반짝였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저희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한 것이 모두 담겨있었습니다. 비록 수업에서는 물음으로 남았었던 것들이 각자의 노력과 시간을 거쳐 작품 하나하나에 실린 것을 보며 ‘우리가 함께 했구나.’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습니다. 전시회 제목의 ( )가 꽉 찬 느낌이었달까요. 

 뒷풀이 자리에서 재림샘이 말씀하신 것처럼 “앞으로 이 정도의 맴버가 모일 수가 있을까요?”란 생각이 저도 저절로 들어 아쉬움이 더욱 깊게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실험을 통해 얻은 연대의 감각과 함께라는 감각은 늘 저에게 남아 큰 용기를 줄 것 같습니다.  


 하루 전, 보다 완벽한 연주를 위해 선곡을 바꾸시고 열정적 연주를 보여주신 재훈샘. 늘 다정하고 꼼꼼하게 아울러주신 재림샘, 따뜻한 시선과 이성적인 말의 조화를 보여주신 하얀샘, 전체를 보는 생각의 중요성을 늘 보여주신 수현샘, 행동과 활동을 통해 다 함께하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주신 경덕샘, 한 목소리의 힘은 물론 아름다운 화음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려주신 누리샘, 힘을 뺀 상태에서도 멋지고 의미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신 미술사 세미나팀, 이미지들의 조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 주신 효영샘. 모두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용기와 행복 모아 다음에도 또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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