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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토스케치]  



블록체인, 신뢰변종 규칙의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탐사하다!

2015년 6월 24일 화요토론회, 발표자 최영철(수유너머N 회원)

  "비트코인: 네트워크와 공동체" 





수유너머N 회원 최유미

 

 


 비트코인이라는 주제를 수유너머N의 화요토론회에서 듣게 될 줄이야. 1990년대에 나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자화폐 개발에 참여했었기에 21세기판 전자화폐인 비트코인은 내게 각별한 주제였다. 비트코인이 폭주하는 자본의 힘에 균열을 내게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그에 사용된 암호기술이 궁금했다. 발표자는 비트코인의 자세한 암호화 기술과 그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해 주었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화폐를 전자적으로 구현하려는 시도는 전세계적으로 1990년대 전자상거래의 중요한 이슈였다. 이 당시 전자화폐개발의 이슈는 주로 전자상거래의 용이성이나 안전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기에 전자화폐의 발행은 법정화폐를 전자화폐로 교환하는 형태였다. 즉 전자화폐는 법화의 전자적 구현 정도라 할 수 있다. 90년대의 전자화폐는 암호화기술의 많은 발전을 가져왔으나 상업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고, 지금은 선불카드형태인 교통카드 정도로만 남아있다.





 2008년에 발표된 비트코인 프로토콜은 법화와 전혀 상관없이 통화를 자체 발행 한다는 혁명적인 발상을 가지고 있다. 법화에서 전자화폐로의 변환 없이 전혀 새로운 독립적인 통화시스템을 만든 셈이다. 통화시스템은 국가에 고유한 것이기에 국가는 화폐를 발행하고 그것을 보증함으로써 거래시스템 전체를 보증한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오직 거래만을 위한 통치자 없는 사이버국가를 형성한 셈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비트코인이 비약적으로 성장한데는 그 독특한 프로토콜이 한몫을 단단히 한 것 같다. 발표자가 상세하게 설명해준 비트코인의 프로토콜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비트코인은 일정량의 거래처리가 일어날 때 마다, 그 거래처리를 수행한 참여자에게 비트코인을 지급하는 형태로 통화량을 늘려간다. 마을화폐등의 대안화폐가 정착되기 가장 어려운 점이 바로 대단히 한정된 통화량에 있기에 비트코인의 통화량 증대 전략은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최초발행은 단 한번 임의적으로 발행되지만, 그 이후부터는 10분에 한번 씩 거래처리가 일어날 때 마다 새로운 화폐가 발행되는 구조다. 이렇게 새로운 화폐를 취득하는 것을 채굴이라고 하는데, 거래처리용 블록체인을 성공적으로 형성한 자가 일정량의 새로운 화폐를 발급받게 되는 것이다. 채굴은 거래가 일어나지 않으면 불가능하므로 채굴자들은 동시에 또 거래자들이 된다. 이처럼 새로운 통화의 발생은 철저히 거래의 발생량에 비례해서 증가되는 일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전체 통화량이 2100만을 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화폐란 모름지기 위폐방지등의 안전성이 가장 중요할 텐데, 비트코인의 안전성은 어떻게 보장되는 것일까? 발표자에 따르면 이것 역시 경제적인 해결책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거래조작에 소요되는 비용이 거래조작으로 얻는 이득보다 적게 만드는 방식으로 화폐의 안전성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이런 설계가 가능한 이유는 불록체인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해쉬값을 구하는 독특한 방식에 기인한다. 해쉬값이란 어떤 데이터의 지문과 같은 것으로 데이터가 변경되면 해쉬값도 달라지게 된다. 그래서 암호문을 전송할 때 그 암호문이 도중에 위변조가 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디지털서명에 함께 제공되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프로토콜은 오히려 채굴자에게 해쉬 목표값의 범위를 제시하고, 채굴자는 거래내역뒤에 일정한 숫자를 계속 대입하여 해쉬를 산출해서 목표값에 도달하게 하는 방식이다. 그러니까 블록체인 하나를 형성하는 데에도 막대한 계산능력이 필요하고, 거래내역의 위조를 위해서는 관련 거래의 블록들을 모두 쫒아가서 정상 거래불록이 형성되기 전에 위조 블록을 붙여야 하므로 노력대비 얻는 것이 수지가 맞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설계는 비트코인의 최대의 장점이자 한계이기도 한 것 같다. 단점으로는 계산용량을 막강하게 갖춘 자가 채굴을 독점하게 된다는 점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난이도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느린 거래처리속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듯하다. 발표자에 따르면, 이러한 단점에 대해서는 라이트코인이라는 대안적인 모델이 이미 제시되어 있다고 한다. 발표자가 주목하는 비트코인 프로토콜의 장점은 중앙 인증처리가 필요한 모둔 부분을 네트웍이 대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라는 막강한 파워 없이도 거래자들이 자체적으로 통화를 생성하고 최대 2100만 비트코인(52억 달러, 5조원 상당)을 유통할 수 있다는 것은 화폐의 플랫폼을 제공해준 대가로 자본과의 밀월관계를 유지했던 국가에게는 대단한 위기의 징후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발표자가 주목하는 에테리움이라는 프로젝트는 비트코인 2.0이라 불리는 것인데, 비트코인의 거래 스크립트를 프로그램 가능하게 만든 것이라 한다. 에테리움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가동되면, 비트코인 네트웍은 더욱 막강해 질 것이다. 비트코인은 단지 상거래의 지불처리에만 사용되는데 반해 에테리움은 중앙의 인증이 필요한 모든 거래, 예컨대 회사의 설립, 도메인의 등록, 각종 등기업무 등으로 영역을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거래자들의 사이버국가는 더욱 강성해 질 것 같다.


 비트코인이 자본주의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토론되었는데, 아무리 그래봤자 화폐 아니냐는 반론도 만만찮았다. 발표자는 비트코인 자체보다 비트코인 2.0으로 확장되어 나가는 다양한 형태의 블록체인 네트웍 인증 시스템의 가능성에 훨씬 무게를 두었다. 국가 시스템이 정해주고 관리하는 규칙이 아니라, 네트웍 참여자들이 스스로 규칙을 생성하고 변형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우리가 그것에 어떻게 접속하느냐에 따라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는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었다. 발표자 말대로 비트코인은 새로운 싸움터임은 확실한 것 같다. 비트코인이 보여주는 가능성은 자본의 플랫폼으로서 국가의 위상은 대단히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은 비트코인이 위협으로 다가오면 폭력으로 맞서거나 제도권으로 유입하기 위한 필사의 노력을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것이 자본주의의 극한의 지점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있다. 국가마저 가볍게 탈주해버린 화폐의 막강한 힘이 느껴져서 모골이 송연해 지는 것은 지나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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