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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공부할 것인가?



20141028일 화요토론회

발표자 한형식 (세미나 네트워크 새움)

 

왜 아시아인가, 왜 인도인가” 아시아 저항운동사

 

 

 

지안 / 수유너머N 회원  

 

 





서구 담론을 공부하는 연구자들


맑스들뢰즈카프카내가 올해 주로 공부한 사람들의 이름이다너무도 익숙하고 너무도 유럽의 인물들이다반면 인도의 차르 마줌다르나 중국의 왕후이, 인도네시아의 프람무댜 아난다 투르, 네팔의 프라찬다 같은 인물은 어떤가적어도 나는 이번 화요토론회에 참여하기 전에 단 한 번도 이들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이들을 인종이나 국가로 구분 짓는 것은 조금 우스울 수 있겠으나 적어도 우리가 왜 유럽의 인물들만 공부하고 읽어왔는지 다시 생각할 문제다이번 화요토론회에서 발표자는 줄곧 이 사실을 말하려고 노력했다.

 





인도 낙살리즘의 지도자 차루 마줌다르(1918-1972). 

낙살라이트 운동은 무장투쟁 노선을 선택해 인도 국토의 40%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기획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아시아의 진보적 사상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진보는 서유럽의 전유물로 생각하고사상가하면 대학교수처럼 지적 활동을 전업으로 하는 전문가를 떠올리게 되었다대중 매체에 등장하는 진보사상가도 거의 서구의 전문적 지식인에 집중된다비서구 사회에는 진보도 없고 지식인도 없기 때문일까?” ("<아시아의 진보 사상가들> 연재를 시작하며"경향신문, 2012년 9월 2일)

 

사실 연구자를 떠올렸을 때 그것의 이미지는 셔츠를 입은 제도권 교수의 이미지다. 그리고 그 교수는 푸코나 랑시에르, 데리다, 맑스와 같은 서구 사상가의 책을 손에 들고 있다. 간단한 물음인데, 우리는 왜 서구의 담론에만 주목했고 비서구적 담론이나 사상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을까? 이것은 비단 무엇을 공부하는가의 문제에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활동의 영역에서도 우리가 제시하고 참고하는 모델은 모두 서구, 선진국의 사례이다.  우리가 이처럼 주로 서구 그것도 유럽의 사상과 담론, 사례들을 공부해왔던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이러한 질문은 우리가 왜 공부하는 걸까?”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을 것이다. 만약 지금 우리의 공부가 세상을 바꾸는 것에 관심이 있다면, 발표자는 그것이 서구 담론을 공부하는 것을 통해 해결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가령 한국이라는 국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참조해야 할 것은 서구 담론이라기보다는 현재 비슷한 문제를 공유하고 있는 인도 또는 아시아 국가들의 사례라는 것이다서울시 협동조합 사업의 경우에도 참조해야 할 대상은 퀘백이나 볼로냐가 아니라 우리와 비슷한 환경에 있었던 인도의 협동조합 사례이어야 한다.이는 우리가 서구 담론에 지나치게 집중한다는 편식의 문제만은 아니다. 동일한 구조적 유사성을 지닌 다른 국가의 담론을 보았을 때 서구 담론을 보는 것 이상으로 현실적 효과를 가질 수 있다.

 



구조적으로 유사한 한국과 아시아 국가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 국가와 비슷한 범주로 분류할 수 있을까? 독일,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의 서구 국가일까 아니면 인도, 라틴 아메리카, 중동 아시아와 같은 아시아, 아메리카 지역일까? 물론 우리의 생활 방식은 서구의 방식과 유사하다. 또 어쩌면 우리는 인종과 지역은 다르지만, 자본주의 체제에서 모두 서구의 근대인처럼 생각하고 살고 있다는 것 역시 중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 사회의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풀기 위한 방법은 서구 국가나 서구의 조건에서 만들어진 담론을 참조하는 것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보다는 한국과 비슷한 사회 구조를 가지고 있는 국가의 사례들을 보는 것에서 얻어갈 수 있는 지점들이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서구의 사례에서 해결 지점을 찾기에는 문제의 지형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질문 시간에 나왔던 인도의 사례를 들어보자면, 한국과 인도 두 지역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매우 유사한 상관관계를 가진다.



먼저 최근의 중동의 봄으로 불렸던 중동 지역의 민주화에 앞선 것이 아시아 지역의 민주화였다면 아시아 지역의 민주화에 앞선 것은 라틴 아메리카 민주화였다. 그런데 아시아 지역이 민주화되는 과정에서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민주화는 유사한 과정을 겪는다. 즉 한국의 군사 독재 정권이 물러나고 90년대에 와서 신자유주의가 시작되는 과정과 인도 사회에서 군사 독재 정권인 수하르토 정권이 물러나는 동시에 경제 운영모델이 발전 주의에서 신자유주의로 변화하는 과정은 매우 유사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두 나라에서 정치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신자유주의가 동시에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이를 가리키는 용어는 신자유주의적 민주화이다. 토론회에서 발표자는 다시 물었다. 이것은 우연의 일치인가? 물론 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인도의 경제적 법령을 만든 사람과 한국 외환 법령을 만든 사람은 동일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즉 경제적 신자유주의화와 정치적 민주주의화는 같은 기획 속에서 만들어진 동일한 구조이며 그렇기 때문에 인도의 사회적 문제와 한국의 문제는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오리사 주 정부가 자가싱푸르 지역 5개 마을, 283헥타르의 부지에 

한국의 철강기업인 포스코(POSCO) 제철소를 세우기 위해 강제퇴거를 강행하려 해 

대규모 반 포스코 시위가 일어난 바 있다. 


 

내가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의 저항운동들에 관심을 다시 가지게 된 것은 그 지역 자체에 대한 관심에서가 아니었다. 한국 진보 진영의 지나친 유럽이론지향성이 우리 사회에 도대체 실효성이 있는가에 대한 반성이 비서구에서의 저항적 실천에 대한 관심으로 나를 이끌었다. (화요토론회 발표문 "왜 아시아인가, 왜 인도인가?")

 


토론회가 끝나고 든 생각은 내가 서구 이론에 관심을 가진 것만큼 최근의 홍콩 민주화 시위나 비서구의 실천 사례들은 주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발표자가 말한 것처럼 세상을 바꾸기 위한 공부를 하려면 우리는 실천과 이론의 관계를 어떻게 잘 조율할 수 있을까? 사회 문제에 뛰어들지 않고서 사회를 분석하는 글을 읽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이 남는 토론회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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