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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토스케치] 정치참여의 조건을 알 수는 없을까?

장희국 2014.07.04 14:34 조회 수 : 12

정치참여의 조건을 알 수는 없을까?

-서형준, <사회운동참여의 사회적, 관계적 조건>, 화요토론회-




장 희 국/수유너머N 회원




정치참여의 형태는 늘 변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총 선거가 대략 58%가량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끝났다. 세월호 여파로 인해서 유래없이 조용한 선거가 이루어졌지만 투표율은 이에 비해 높은 수치가 기록되었다. 하지만 42%가량의 유권자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어떤이는 투표를 끝낸 이후 자신의 정치적 책임을 마쳤다고 생각하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또 어떤이는 투표를 한 것으로 멈추지 않고, 여전히 거리 곳곳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시위의 형태도 달라져, 최루탄과 화염병 대신 캡사이신과 촛불이 대치하고 있다. 유모차를 끌고 시위에 참여하는 유모차 부대가 선두에 서기도 하며, 고등학생들이 발언대에 올라가는 일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바뀌었길래 화염병이 촛불이 되었을까, 유모차가 집회장에 나올 수 있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58%는 투표를 하고 42%는 투표를 안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 발표자(서형준, 서울대학교 사회학 석사)는 통계적 분석방법을 이용해 사회적 조건과 정치참여간의 관계를 밝히고자 하였다.


시위의 주체도 방식도 모두 바뀌어가고 있다(사진, 경향신문, 해럴드 경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정치라는 개념을 정의하기 어려운 것처럼 정치참여의 조건을 한정하고 의미관계를 드러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다양한 정치참여의 변수에 대한 선행연구들도 상당히 많이 있다. 이러한 조건속에서 발표자는 개인적 수준의 참여변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변수에 관심을 돌린다. 발표자는 이 분석을 거시-미시 교차분석방법이라고 설명하였다. 이는 우리가 직관적으로 탈 정치성, 개인주의적 사고의 확장으로 정치참여의 하락 추세를 설명하는 방식에 대해 의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그래서 발표자는 정치참여에 대한 성향이 개인의 심리차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조적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하며, 이를 통계학적 비교사회 연구를 통해 드러내 보이려 한다.

그가 이 분석을 위해 사용한 주요 변수는 사회자본, 경제수준, 신뢰유형이다. 사회자본은 다시 사적신뢰-일반신뢰, 공적신뢰-정부신뢰, 연결망-결사참여, 호혜성의 규범-이타성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신뢰유형은 불신자(Distrust), 제도지향적 신뢰(Institution oriented trust), 대인지향적 신뢰(Person oriented trust), 고신뢰(High trust)로 구분하고 있다. 특히 신뢰의 유형을 4가지로 구분하고, 제도적 신뢰와 대인적 신뢰를 나누어 분석한 것은 상당히 참신한 발상으로 보인다.


정치참여의 사회적 조건

발표자가 사회자본, 경제수준, 신뢰유형등의 복잡한 변수를 통하여 검증한 사실은 무엇일까. 우선 사회자본적인 측면에서 일반신뢰, 결사참여, 이타성은 비제도적 정치참여와 제도적 정치참여에서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사회적 차원의 변수인 경제변수를 도입한 분석결과는 GDP가 높을수록 투표율이 저조하고, 오히려 비제도적 정치참여는 활발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니계수가 높을수록 결사참여와 정부신뢰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성향이 있으며, 경제불평등이 적을수록 투표율이 증가하는 성향이 있다는 것 또한 보여주고 있다.

발표자는 이 분석결과를 보다 심화시키기 위해 사회자본 중 신뢰의 영역을 보다 세분화 하여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4가지로 구분된 신뢰유형과 5개국간의 비교사회연구를 통해 그가 설명한 결론은 총 세가지 인데, 우선, 신뢰유형은 새로운 예측하지 못한 사태(금융위기 등)에 의해서 변화 될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신뢰유형이 국가의 발전정도, 사회, 문화적 자원에 따라 정리 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이러한 신뢰유형이 제도적 사회 참여에 일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빅데이터의 시대에 우리는 통계학적 방법에 대해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할 필요가 있다(출처, 네이버 캐스트:데이터마이너)


통계학적 불확실성의 한계에 대하여

발표자의 분석은 우리가 관념적으로 알고 있던 다양한 사회참여의 원인들을 통계적인 방법으로 통해 증명해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인과관계가 분명해지고, 영향을 주는 변수와 영향이 없는 변수가 드러나며, 계량화된 자료를 통해 추가적인 증명작업을 수월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같은 통계학적 방법은 그 특성상 몇몇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바로 그 한계지점이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할 토론지점이기도 하다.

우선 첫 번째 한계로 지적된 부분은 개념의 모호성이다. 특히 두 번째 분석에서 사용된 신뢰 개념의 모호성은 전체 분석의 엄밀성, 입증가능성을 흐리고 있다는 점에서 토론의 주요 쟁점이 되었다. 신뢰 개념을 4가지 범주로 구분하여 세분화하려 하였지만, 신뢰라는 개념의 모호성을 충분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신뢰라는 단어는 개인마다 그 사용방법, 연관된 맥락등이 매우 다르며,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적 성향이 반대인 사람이 모호한 신뢰개념에 의해 같은 범주에 포함될 우려도 있다. 이와 같은 지적은 ‘사회자본’이라는 개념에도 적용된다. 비록 발제자는 선행연구의 정의를 이어받아 발전시키는 형태로 연구를 진행하였지만, 사회자본은 상당히 포괄적이고 모호한 개념으로 규정되어 있다.

두 번째 한계는 범주의 구분 기준에 대한 의문이다. 비제도적 정치참여와 제도적 정치참여의 구분이 너무 임의적인 것으로 보이며, 이것을 새롭게 정의한다면 분석 결과도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이와 같은 지적들에 대해서 발표자는 오류의 가능성을 인정한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자료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며, 이러한 한계 상황에서 현재 있는 자료를 어떻게 유의미한 자료로 만들 것인지를 고민하는것이 진정으로 중요한 것임을 강조하였다. 발표자의 연구는 스스로도 인정하듯이 통계학적 오류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던진 사회자본, 신뢰와 사회참여의 관계의 문제는 매우 유효한 질문으로 보인다. 우리는 다양한 사회적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이 네트워크에는 여러 사회적 변수들이 작용되기에 우리는 이 변수들에 좀 더 예민해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발표자는 우리의 눈앞에 통계적 수치를 명확하게 들이밀면서 새롭게 관찰되는 지점들이 있음을 증명해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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