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22 트랜스인문학연구소 열린강좌
“지젝이 어쨌다구?”
당신이 지젝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레닌에게 물어보지 못한 것
당신이 인문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 시대의 ‘스타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을 모를 리 없다. 아니, 감히 ‘잘 안다’고 하기가 어렵다. 프로이트와 라캉으로 이어지는 정신분석의 후계자인데다, 푸코와 들뢰즈, 알튀세르와 데리다 등으로 이어지는 현대적 사유의 큰 흐름을 주도하고 있으며, 아감벤과 랑시에르, 발리바르의 정치철학을 종횡무진하며 이젠 바디우와 연합전선까지 펴고 있는 지젝을 어찌 ‘안다’고 할 수 있으랴? 그토록 화려한 명성에도 불구하고, 과연 그의 철학적 주제가 무엇인지, 정신분석을 경유한 현대 사상 및 정치철학적 행위가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짐작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 십여년 이상 한국 지식사회에서 ‘대유행’했던 지젝을 한낱 허언증 걸린 풍운아로 볼 것인지, 또는 아무도 믿지 않는 예언자 카산드라의 분신으로 볼 것인지 이제 조심스레 타진해 볼 때가 왔다.
2013년 한국을 방문하며 우리에게도 던졌던 지젝의 정치적 언명, 즉 레닌과 공산주의의 부활에 관한 주장은 이 ‘가장 바쁘고도 위험스런’ 철학자의 사상적 힘을 가늠해 볼 리트머스 용지가 아닐까? 이미 100년도 지난 혁명의 추억을, 벌써 30년 전에 망해버린 이데올로기의 이름을 그는 왜 지금 애써 캐묻고 있을까? 이왕 혁명을 벌이려면 성공을 기원해야지, 어째서 ‘더 낫게 실패하라!’고 주문하는 걸까? 이번 특강의 자리를 빌어 예언과 참언, 허언증과 진정성 사이에서 벌어지는 지젝의 줄타기가 갖는 의미를 짚어보려 한다.
#슬라보예 지젝 #정신분석 #공산주의의 가설과 이념 #레닌을 반복하라 #더 낫게 실패하라
강연일시: 2018년2월22일(목)저녁7시 |
* 강사소개: 최진석 (수유너머104 회원, 문학평론가)
러시아인문학대학교 문화학 박사. 세상의 온갖 잡스러운 일들에 관심을 가지며, 문학과 문화, 사회의 역설적 이면을 통찰하기 위해 오늘도 게으른 독서를 실천한다. 지은 책으로 <민중과 그로테스크의 문화정치학>, <다시 돌아보는 러시아혁명 100년 1, 2>(공저), <문화정치학의 영토들>(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누가 들뢰즈와 가타리를 두려워하는가?>와 <해체와 파괴>, <러시아 문화사 강의>(공역)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