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인문학연구소의 화요토론회는 삶과 앎의 새로운 전환을 추구하는 열린 배움의 장소입니다.
사회와 문화, 예술과 정치, 일상과 세계를 아우르는 모든 주제에 관해 경청하고 질문하고 응답하며,
사건의 시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2019년 트랜스인문학연구소 제 26회 화요토론회
“삶을 똑바로 마주하고”
발표자: 최현숙
어린 시절 떠돌이로 살고 싶었다. 만난 사람들과 어울리며 떠돌 돈과 밥을 벌기 위해 잠시 머물다가, 또 떠나며 살고 싶었다. 잘 떠돌기 위해서는 짐 없이 한 칸 방에 혼자 사는 것이 좋고, 구경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구경꾼이 되려면 호기심과 더불어 자기 시선이 있으면 된다. 문을 열고 나와 사람과 세상을 구경하고, 문을 닫고 들어앉아 구멍 하나를 벼려 사람과 세상을 기록한다.
소소한 일상이나 흔해빠진 사람들의 흔해빠진 생애 이야기, 혈족이나 내 속에 관한 기록들이 어떤 쓸모가 있는지를 늘 고민한다. 특히 내 것이든 남의 것이든 고통과 가난, 늙어 죽어가는 과정을 세세하게 기록하는 일의 쓸모를, 글 하나마다 노려본다. 위험하고 무례해서다.
장소 : 수유너머104 1층 카페
일시 : 2019년 2월 19일 화요일 저녁 7시 30분
대상 : 발표 주제에 관심있는 분들 모두 (무료)
발표자의 작업에 대해 30분 정도를 얘기를 듣고 난후 질의응답 식으로 진행됩니다.
최현숙
구술생애사 작가. 천주교로 인해 사회운동을 시작했고, 민주노동당 여성위원장과 성소수자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요양보호사와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로서 노인 돌봄 노동에 몸담아왔다. 노인들을 만나면서 구술생애사 작업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다. 근간으로 경상도 산골 우록리 마을 노인들의 구술생애사 작업이 있고, 엄마와 아버지의 막바지 노년기를 지켜보며 기록 작업을 하는 중이다.
저서로 《할배의 탄생》 《막다른 골목이다 싶으면 다시 가느다란 길이 나왔어》 《천당허고 지옥이 그만큼 칭하가 날라나》 《삶을 똑바로 마주하고》(에세이집)가 있고, 공저로 《이번 생은 망원시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