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인문학연구소의 화요토론회는 삶과 앎의 새로운 전환을 추구하는 열린 배움의 장소입니다.
사회와 문화, 예술과 정치, 일상과 세계를 아우르는 모든 주제에 관해 경청하고 질문하고 응답하며,
사건의 시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2018년 트랜스인문학연구소 제 10회 화요토론회
“주체화의 문제설정”
‘현실 사회주의’의 몰락 이후 마르크스주의적 ‘인간’을 대신한 것은 카프카적 주체의 형상이다. 주체가 된다는 것은 더 이상 미덕이나 자유, 또는 행복의 추구와 결부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긴 소송의 시작이고 끝없는 자기변호의 시작, 문지기 뒤에 더 힘센 문지기, 그리고 그 뒤에 더더욱 힘센 문지기가 지키고 서 있는 겹겹의 문 앞에서, 안으로 한 걸음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맨 처음의 문지기에게 붙들려 끝없이 실랑이를 벌이면서 늙어가는 과정의 시작이다(이 말단 문지기는 ‘중요한 타자’라고 불리며, 자못 친근한 얼굴―대개는 가족의 얼굴―을 하고 있다. 그는 사회의 명령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하지만 그 자신도 다른 문지기들에게 들어서 짐작하는 것일 뿐, 사회의 실체를 자기 눈으로 보지 못했다). 하지만 왜 우리는 주체에 대해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된 것일까? 왜 우리는 자유에 대해 말하는 것을 스스로에게 금지한 것일까? 그리고, 이것이 가장 중요한 점인데, 왜 우리는 주체에 대한 이런 식의 표상이 더 ‘진보적’이라고 믿고 있는 것일까? 이 발표는 자유 그 자체로 이해되었던 헤겔적인 주체가 카프카적 주체로 바뀐 이유를 살펴보고, 주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것이다.
* 좀더 밀도 있는 토론을 원하시는 분께는 한나 아렌트의 <혁명론> 1장과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와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를 읽어오시길 권합니다.
장소 : 수유너머104 1층 카페
일시 : 2018년 1월 9일 화요일 저녁 7시 30분
대상 : 발표 주제에 관심있는 분들 모두 (무료)
발표자 : 김 현 경
발표자: 김 현 경
독립연구자. 인류학 전공. 대표작으로 <사람 장소 환대>(문학과지성사 2015)가 있고, 피에르 부르디외의 <언어와 상징권력>(나남출판 2014), 폴 벤느의 <역사를 어떻게 쓰는가>(새물결 2004) 등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