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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질병을 행하기 in <바디 멀티플>(아네마리 몰)

분야들 간의 움직임

경험주의적 철학 연구(경험적 철학의 연습이지 현장 보고서는 아님. 지식이 참조의 문제가 아니라 조작의 문제로 이해됨). 철학자이면서 생리학자로서의 훈련을 받음. 철학, 인류학 사회학, 과학기술학 학회에서의 토론. 자신의 분야, 방법, 목적, 이론적 선조들을 교차조사함. 다리 혈관과 고통에 대한 나의 이야기는 다른 여러 곳으로 널리 퍼져나감. 실재의 다중화(multiplication)에 관한 이론적 논쟁에 빠짐.

 실제의 다중화- 대상들을 각기 다른 사람들의 관점이 한데 모이는 중심점이 아니라, 실천에서 조작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음. 만약 우리가 그렇게 한다면, 다시 말해서 대상들을 다루는 실천을 괄호 안에 넣는 대신 전면에 내세운다면 훨씬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음. 조작의 대상은 실천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실재가 다중화됨. 신체, 환자, 질병, 의사, 테크니션, 기술 이 모든 것이 하나가 아님. 단일하지 않음. 여기서 대상들이 어떻게 관련되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됨. 실천들 사이에 관계가 있음. 다중적 대상들은 파편으로 쪼개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합쳐짐(24-25).

4년 동안 매주 한 두번, 오전마다 네델란드 한 대학병원의 외래 환자를 보는 혈관외과의, 내과의 옆에 앉아 300건의 진찰을 관찰함. 목적은 지식의 원천과 앎의 방식 간의 긴장이 오늘날 이종요법(allopathic) 의학 내에서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지를 조사하는 것. ‘하지의 동맥경화증’이 이 목적에 적합한 병례. 관찰은 의사들의 기준을 알아내는 수단일 뿐이지, 내 기준을 그들에게 적용하려는 의도는 없었음.

중요한 것은 “어떻게 진실을 찾을까”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실천에서 대상을 다룰 것인가”임(25). 실재의 다중성을 다루는 것은 행위act이기도 함. 뭔가를 하거나 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임. 실재의 다중성을 다루는 것은 개입임(27).

존재론은 사물의 질 속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님. 존재론들은 흔한 매일의 사회물질적 실천 속에서 출현, 유지, 스러짐. 그 가운데 의료실천들이 있음(27-28). 실재가 다중적이라면 그것은 정치적인 것. 이 연구가 제기하는 문제는 어떻게 다중 신체와 그것의 질병들을 잘 다룰 수 있을까임(28).

사람들의 관점들

 물리적 실재와는 별개로, 병이 있다는 것은 문제의 환자에게 의미를 갖음. 그 의미는 조사에 열려 있음 (29). 트레버스씨의 발 부상. 쩍 벌어진 상처가 주는 혐오스러움과 두려움은 혈관 질병의 일부나 그의 당뇨병의 일부도 아님. 사회과학자가 개입함으로써 질병이외에 환자의 병 illness, 여기에서 병은 자신의 질병에 대한 환자의 해석, 그에 따르는 감정들, 바뀌는 생활 사건들을 나타냄 (32).

신체는 의미로 충만해질 때만 이야기함. 트레버스씨의 경우, 낫지 않는 상처는 당뇨와 다리 동맥경화증을 가르키는 신호였음. 그런 상처가 어떤 병의 신호라는 식의 의미를 부여해 온 것. 이렇게 의미를 부여해 온 것에는 역사가 있고 문화적 특수성이 있음. 여기서 역사적, 사회적 과학연구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 (33).

 관점주의 perspectivism는 양쪽이 다 자기들이 살아가는 세계를 해석하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들을 동등한 위치로 만들지만 그들의 분열을 강화하게 됨. 관점주의는 더는 신체적 사실들과 개인적 의미의 대조를 위해 질병과 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음. 그들의 한편에는 의사의 관점, 다른 한편에는 환자의 관점을 놓고 차별화함 (34). 그러나 관점들의 연구는 결국 질병 자체를 다루는 한가지 방식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음. 의미의 영역에 들어감으로써 신체의 물질적 실재는 여전히 무시되기 때문. 다시 아직 드러나지 않는 범주임(35).

무엇보다 물질적 실재를 드러내는 힘이 더는 의사들에게, 그 누구에게도 주어져 있지 않음. 의미의 세계에서는 누구도 질병의 실재와 접촉할 수 없음. 모두가 그것을 단지 해석할 뿐임. 질병은 어디에도 발견되지 않고 해석 뒤로 물러남 (36).

관점주의적 이야기의 두 번째 문제점은 의미와 해석에 대한 이야기에서 물질적 신체는 여전히 건드려지지 않은 채로 남는다는 것. 관찰자들은 다중화되지만 대상은 관찰되지 않은 채로 남음. 보여지기만 할 뿐.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는지 모르지만 아무도 대상을 건드리지는 않음. 이런 기이한 방식은 대상을 뒤로 물러나 희미하게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주 견고하게 만듦. 뭐라 말할 수 없이 강하게. 관점주의에서 빠져나와 질병 “자체”로 들어갈 방법을 찾아볼 것임. 첫 번째 단계(병을 질병의 물리성에 추가해야 할 중요한 대상으로 묘사하는 것), 두 번째 단계(의사들이 “질병”에 대해 하는 말은 무엇이든지 대화(의미의 영역/말하는 이의 특정 관점과 관련)라고 강조하는 것). 세 번째 단계는 실천성Practicality, 물질성, 사건들을 중시함. 이 단게에 들어서면 질병은 실천에서 이루어지는 것의 일부가 됨.

실천의 실재

환자들은 가계, 일, 가정생활을 다시 꾸린 방식을 자세히 설명해줌. 그들은 차를 어떻게 타는지 혹은 언제 택시를 잡는지 말해 줌. 계단, 자전거, 목줄을 맨 개에 관해, 일상생활에서 성치않은 몸을 다루는 고난과 시련에 대해. 병원에서 일어난 일, 병원에 가는 것, 바쁜 아들의 라이딩, 복잡한 검사날을 위한 음식섭취 등 (43).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사건들에 대해 환자가 반드시 최상의 민족지학자는 아님 (예, 전신마취한 환자). 다리의 흉터로 이루어진 병이 당신이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을 막지 못함. 이 병은 환자에게 일어난 어떤 일임. 그리고 환자로서 하는 어떤 일이기도 함 (49).

누가 행하기를 하는가?

실천-속-사건들에 대해 말하는 이야기에서는 다름. 어떤 관점을 공유하건 독자적으로 고수하건,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행위는 불가피하게 협력을 요구함(51). 진찰실에서는 뭔가가 이루어짐. 의사를 찾기 전 병은 실행하지 않음. 의사가 진단을 내리려면 환자가 필요함. 두 사람이 필요함. 이외에 책상, 의자, 일반의, 편지 등도 모두 함께 “간헐성 파행”을 행하는 사건들에 참여함. 틸스트라 부인의 개가 그렇듯이. 그 개가 아니었으면 아픈 다리로 걸으려고 하지 않음. 의사의 진단에는 환자의 몸이 거기에 있어야 함. 그리고 몸이 협조해야 함 (57). 서류작업, 방, 건물, 보험 체계, 설명의 성격과 목적에 따라 강조하거나 배경에 남겨 둘 수 있는 이질적인 요소들의 목록... 의사들은 더는 사회과학자들의 해석을 나열하고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 연결시키는 ‘단순한’ 연구 대상이 아님. 대신 전문성의 영토적 경계에 틈이 생기기 시작함. 자신들의 일에 대해 말하는 의사들은 마치 환자처럼 자기들이 스스로의 민족지학자인 것처럼 이야기함(59).

경계가 없는 영토에서 질병/병 구분은 유용하지 않음. 의사와 환자가 진찰실에서 함께 일할 때 그들은 공동으로 환자의 아픈 다리라는 실재에 형체를 부여함. 그렇게 만들어 내는 것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 내가 여기에서 질병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질병/병 구분에서 질병 쪽에 내 텍스트를 놓으려는 것이 아니라, 그 구분을 위반하려는 것임. 나는 의사가 아니지만, 물리성을 다루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서임. 민족지학적으로 신체를 이야기하는 방식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 매일의 실재, 우리가 사는 삶 또한 육체적인 일임. 의자와 테이블, 음식과 공기, 기계와 피의 문제임. 따라서 이런 이슈들을 의료인들의 손에만 맡겨 둘것이 아니라 그것들에 대해 자유로이 말할 비전문적인 방법을 찾아야 함(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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