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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현재적 여건들

Ⅰ. 소비에트의 산업화

 

 1. 비공산주의적 인간성의 고뇌

오늘날 우리가 강조하는 고뇌는 어떤 재난으로부터 발생하는 위험이라기 보다는 믿음의 부재, 차라리 관념의 부재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관념의 부재는 근대의 사유를 무기력에 빠트리게 된다. 30년 전만 해도(1910~1920) 서로 충돌하는 수많은 사유들이 인간의 기준에서 어떤 미래를 밝혀주었다. 즉, 무한한 진보에 대한 일반적인 믿음이 전 지구와 전 시대를 둘러싸고 남김없이 사용 가능하게 보이는 어떤 새로운 영역의 도래를 예고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 일관성 없는 상황 속에서 비공산주의는 불안에 빠져 있지만, 공산주의 진영은 하나의 국가이자 군대가 되었다. 그렇게 조직된 공산주의는 조직된 운동으로 배가되어 모든 사적 이익의 형태를 가차없이 부정함으로써 그 스스로 하나의 응집된 거석이 된 것이다. 소비에트 연방을 제외한 그 나머지 세계(비공산주의 국가)는 그저 관성적으로 그 자신 안의 모순들에 대한 반응을 상실한 채 방치되고, 부유하든 가난하든 맹목적이고 의기소침해진 상태로 살아가며, 그 세계가 뱉는 말은 무력한 항의가 될 뿐이었다.

 

2. 공산주의에 대한 지식인의 입장들

그후로는 서구 유럽과 미국에서 부상하는 사상의 부재, 사람들을 통합하고 고양시키는 희망의 부재 때문에, 인간의 사유는 일차적으로 소비에트 세계의 교조적 원리와 현실에 대한 관계에서만 위치하게 된다. 그러나 러시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 혁명의 노선들 사이에서 공산주의적 요소들에 대한 논쟁이 일어났다. 이러한 공산주의 내부의 분열은 다른 경향들의 가능성을 고갈시키고 혐오와 거부라는 의미/방향성을 갖고있었다.

 

3. 축적에 대립되는 노동자 운동

소비에트 연방은 직접적이거나 그들의 행위가 일으키는 반작용을 통해서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 소비에트가 구성하는 힘은 미국을 위시한 동맹보다 더 우세할 수 있으며, 소비에트에 대항하기 위해 개시되는 전투는 그 적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경제가 지닌 법률적 기초를 바꾸게끔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것이 되었든 간에, 생산력의 매우 급속한 발전은 사회적 구조의 변화를 요구한다. 우리는 이 모든 혼란이 종국에 도달하게 될 명확한 해결책에서 작동하고 있는 힘들의 본성을 인식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과잉된 자원을 생산설비의 발전에 원칙적으로 바치게 된 일일 것이다. 그러한 변화가 산업시대를 열었으며 여전히 자본주의 경제의 기저로 남아있다. 가속화 되어 증가하게 되는 발전의 가능성은 바로 이러한 축적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인데, 더 나아가 이러한 발전이 이루어짐에 따라 증대된 자원의 일부분이 역으로 생산 외적인 소비에 다시 바쳐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 운동 자체는 축적에 반대되며 부를 재분배하는 문제와 관계가 된다. 임금노동자들의 파업과 투쟁으로 인한 임금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에 따라 생산가격 증가는 경영자의 사치/낭비에 할당된 몫만 줄어들게 할 뿐 아니라 축적에 할당된 몫 또한 함께 줄어들게 만든다. 이렇게 부를 비생산적 소비에 바치는 행위가 어떤 탁월한 가치를 목적으로 삼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단지 인간에게 그 자신에 대한 더 큰 처분권을 부여하는 경향만을 띈다. 전체적인 구도 안에서, 우리가 아는 좌파는 속박으로부터 해방이라는 긴장완화라는 의미를 갖고, 우리가 아는 우파는 속박이라는 의미보다는 오히려 근검절약하는 계산이라는 의미를 갖게 된다.

 

 4. 축적에 대한 차르들의 무능력과 공산주의적 축적

1917년의 차르체제 아래의 러시아는 축적할 줄 모르는 계급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었다. 광대한 영토에서 나오는 무궁무진한 자원은 자본의 부족으로 아직 개발되지 못한 상태였고, 러시아는 산업 자본의 상당한 몫을 외국자본에 기대고 있었다. 이러한 조건들 속에서 차르와 지주들에 대항하는-민주당으로부터 볼셰비키에 이르는-러시아의 혁명적 투쟁은, 프랑스에서 1789년 혁명부터 오늘날에까지 이르는 시기를 아우르는 모든 복잡한 운동의 성격을 마치 소용돌이가 몰아치듯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성취해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의 의미/방향은 이미 사전에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축적을 위해 비생산적인 탕진에 종지부를 찍을 수 밖에 없었고, 모든 부를 국가의 생산설비에 할당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치에 대한 노동자의 부인은 그 자신의 궁핍속에서 이루어졌으며, 극단적인 인내심과 함께 속박에 스스로 내맡기는 일도 요구되었다.

 노동의 힘을 무기력하게 내버려두어 나라 자체가 소멸될 뻔한 경험을 한 차르 체제에서 공산주의로의 급격한 도약으로 이제 과잉 자원의 상당량을 성장에 쓰며, 사치/낭비와 무위에 할애되던 몫을 최소한으로 줄이게 되어 소비에트는 오직 생산력의 과도한 발전만을 위해 살게 되었다.

 

 5. 토지의 ‘집단화’

이와 동일한 환원의 노력은 농촌에서도 이루어졌다. 소비에트에서 토지문제의 청산이 지녔던 시급성은 실은 부유한 지주에 관계된 것이 아니라 부농계급에 관계된 것이다.

소비에트의 1차 국민경제 5개년 계획의 초창기에는 노동자들이 소비할 농업생산물의 실재적 배급량을 예상하여 공급하는 일이 필요했다. 그러나 농업종사자들의 필요에 맞춰 제작된 소도구들을 대량으로 공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반대로 농업종사자들에게 트랙터를 판매하는 일이 독려 되었는데, 유사시에는 트랙터를 생산하는 설비들이 전쟁무기제조에도 쓰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농 계급의 소규모 농지에서는 이러한 트랙터가 소용없었다. 부농 계급의 개별적/사적 농업이 협동 농민에 기댄 대규모 집단 농업으로 대체되어야 할 필요성이 바로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오직 기계설비와 결합된 농지의 ‘집단주의’만이 농촌 생산성의 성장유지를 보장할 수 있었고, 이러한 농촌이 없이 공장의 증식만으로는 그저 불균형에 도달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소비에트에서 부농들이 그토록 가혹하게 취급되었던 이유를 정당화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지점에서 전체적으로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6. 산업화의 가혹함에 반대하는 비판의 취약성

앞서 살펴본 산업화의 가혹함에 대한 크라프첸코의 비판은 피상적인 것에 그친다. 소비에트 산업화의 성공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울 뿐이었던가 하는 점은 1941년과 1942년의 굴욕적인 패배를 통해 증명되었다. (그럼에도 소비에트의 붉은 군대는 독일 나치군을 쳐부수었는데, 아마도 서방의 무기 대여로부터 얻은 도움이 컸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러시아 전체가 자원을 산업설비에 대대적으로 투여하지 않고서는 결코 생존할 수 없었으리라는 점은 명백하다. 또한 이러한 대대적인 자원투여가 스탈린이 요구했던 것보다 조금이라도 덜 엄격하거나 조금이라도 덜 가혹하게 이루어졌다면 러시아는 붕괴했을지도 모른다는 점 역시 명백하다. 물론 이러한 주장이 절대적으로 성립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일견 설득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크라프첸코의 책에서는 이러한 주장들에 반대하는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 그는 오히려 이러한 대대적이고 엄격하며 견디기 힘든 자원의 전적인 투여를 옹호하는 증언까지 내놓고 있는데, 결국 그 효과는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러시아가 자국의 수단만으로 스스로를 구했던 사실에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소비에트에 대해서 그 실수와 무질서와 생산성 부족 등의 측면에만 너무 과도하게 주의를 집중하는 것은 헛된 일일 것이다. 그러한 부정적 측면이 아무리 광범위하다고 해도 하나의 결정적 결과(생산설비에 대한 자원의 전적인 투여)는 어쨌든 달성되었던 것이다. 유일하게 제기되어 남아있는 문제는 비용이 덜 드는 방법의 문제, 즉 더욱 합리적인 생산성의 문제일 뿐이다. 이에 대해 가장 유력한 선택지는 덜 엄격한 스탈린주의의 더 큰 효율성을 옹호하는 것뿐인데, 그 행위의 효과는 이미 익히 알려진 것이었으며, 그렇게 자발적으로 주어진 동의로부터 기계설비 발전에 필요한 통합을 이끌어냈던 것이다. 러시아 세계는 차르 체제 사회의 후진성을 만회해야 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너무도 고통스럽고 너무도 커다란 노력을 요구하는 일이었기에 강력한 방식-모든 의미/방향에서 가장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방식-이 그 유일한 돌파구가 되었던 것이다.

어쨌든 스탈린주의는 심각하나 동시에 반대로 열린 가능성들로도 충만한 상황속에 주어진 공포와 희망의 요소들을 잘 표출/변환했던 것이다. 스탈린의 정책은 경제의 질서를 잡아야 할 필요성에 대한 엄격한, 그것도 매우 엄격한 응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적으로도 이는 극도의 엄격함을 불러왔던 것이다.

가장 기이한 것은 사람들이 그러한 스탈린의 정책을 테러리스트적인 정책이자 동시에 테르미도르적인 정책으로 판단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소비에트에서 민족주의와 마르크스주의의 일치만큼이나 과도한 산업화 역시 삶 또는 죽음의 문제에 대한 긴밀한 응답이었다.

 

(질문 2: 7.세계 문제와 러시아 문제 사이의 대립)

 

Ⅱ. 마셜플랜

 

1. 전쟁의 위협

공산주의의 기획과 학설을 벗어나면, 인간의 정신은 일단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짧은 전망에 만족한다. 이러한 무질서는 질서에 비해서 진정한 자기의식의 탄생에 더욱 이로울 것이며, 우리는 심지어 이러한 무능력이 없다면-동시에 공산주의의 공격성에 의해 유지되는 긴장이 없다면-의식 자체가 자유롭지도 않을 것이고 깨어날 수도 없을 것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렇듯 개인들을 무기력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상황은 확실히 그 본성상 고통스러운 것이다. 하나의 ‘분열’로 정신 그 자체를 분리시키면 분리와 증오가 완성되는데 결국 이것들이 고지하는 것은, 무엇보다 전쟁이다. 그것은 다시 말해 억제가 불가능한 전쟁, 불가피하게 역사에서 가장 잔혹하며 가장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전쟁인 것이다.

그러나 세계대전에서 러시아가 승리할 경우 미국은 독일보다 더 황폐화되고 소비에트 연방 또 한 황폐해질 텐데, 마르크스주의가 세상을 지배하게 된다면 그것은 생산력의 발전을 요구해야 할 혁명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게 될 것이다. 사회주의는 인민의 힘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부 또한 요구하기 때문이다. 지각있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뉴욕과 런던이라는 이름으로 상징되는 문명에 뒤이어 판잣집이 등장하게 될 세상이 사회주의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세상을 그렇게 완전히 황폐화시키지 않고도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거둘 수 있는 승리의 가능성 또한 생각해볼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러한 승리가 승자에게 치르는 대가가 거의 없다고 한다면, 저 ‘분열’ 또한 결코 더 축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2. 생산 방법들 사이의 비군사적 경쟁의 가능성

완전한 분열 속에서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게 되는 것은 현재의 조건들 속에서 ‘경제’가 그 자신의 지속을 ‘다른 수단들을 통해서 추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봤을 때, 전쟁의 위험이 발생하는 것은 과잉된 생산의 측면에서이다. 그러한 과잉된 생산의 배출/수출이 어렵다면, 그리고 열려 있는 다른 탈출구가 없다면, 오직 전쟁만이 이렇듯 과도하게 넘쳐난 산업을 해결할 수 있는 소비자/고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부의 막대한 탕진이라는 형태에 기대지 않고서도 오랫동안 번영을 유지할 수 있었다. 갈등이라고 하는 것이 반드시 군사적인 것일 필요는 없기 때문에, 우리는 전쟁의 희생에 비교할 수 있는 비군사적인 희생의 주도권을 지닌 이들이 그 값을 치르게 될 좀더 거대한 경제적 경쟁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경제적 경쟁은 소비의 전쟁 예산과 동일한 성질을 갖는 한 예산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다. 마셜 플랜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두 군사세력간의 헤게모니 투쟁이 아니라 두 경제적 방법 사이의 투쟁인 것이다.

그러므로 세계는 둘 중 하나이다. 아직 필요한 장비를 잘 갖추지 못한 나라들은 소비에트의 계획을 따라 산업화될 것이고, 그 다른 편에서는 미국의 과잉 물자를 지원받아 자신들의 장비를 갖추게 될 나라들이 있을 것이다.

 

3. 마셜 플랜

프랑스의 가장 독창적인 경제학자들 중 한 명인 프랑수아 페루는 마셜 플랜을 예외적인 중요성을 띠는 하나의 역사적 사건으로 본다. 마셜 플랜은 미국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무역수지 균형 적자에 대한 처방을 의도로 시작되었던 것이다. 전쟁 이후 유럽의 빈곤 때문에 미국 상품에 대한 수요는 더욱 절실한 성격을 띠게 되었고, 그러한 미국 상품의 수입 때문에 필연적으로 무역 적자는 더욱 증대되기에 이른다.

이토록 큰 불균형이 존재하는 현재 세계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가? 미국이 봉착하게 된 것은 바로 이러한 문제였다. 지금까지처럼 이익의 원칙을 맹목적으로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대금의 지불 없이 상품들을 배송할 것인가이다. 이는 곧 노동의 생산물을 증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마셜 플랜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다. 페루는 마셜 플랜이 국가들 사이의 관걔 속으로 도입한 완전히 새로운 경제적 원리들을 고찰하는 것으로 만족하는데, 무엇보다 먼저 그의 기술적 분석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드러내는 일이 필요하다.

 

4. ‘일반적’ 작용과 ‘고전적’ 경제 사이의 대립

프랑수아 페루는 브레턴 우즈협정(1944년 체결된 국제 통화금융 협정)-그리고 그 실패-에서부터 출발한다. 고전주의 경제학자들에게 자원의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사용은 “개별적으로 고립된 계산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채권자와 채무자는 모두 “이웃한 다른 경제주체들에 대해 미칠 영향은 고려하지 않고 각기 자신만의 이익 속에서” 일어나는 작용을 고려할 뿐이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경제적 작용들이 그 어떤 일반적 이익과도 무관한 것으로 남아 있게 된다. 고려할 가치가 있는 유일한 것들은 비용, 수익성, 위험부담 등의 요소뿐인 것이다. 실제적으로 이러한 경제적 작용에 참여하는 개별주체나 기업의 이익 외에 다른 법칙은 없게 된다. 그런데 국제부흥개발은행은 이렇게 규정된 이익 원칙의 한계를 스스로에게 부여했던 것이다.

 

5. 프랑수아 페루의 ‘일반적 이익’에서 ‘일반경제’의 관점으로

마셜플랜은 ‘고전주의적’형태의 개별적으로 고립된 경제적 작용들에 대립되는 것이지만, 단지 집단적 제공과 요구의 규합을 통해서만 그렇게 대립되는 것은 아니다. 마셜 플랜은, 어떤 지점에서, 생산력의 성장에 대한 부인 속에서 가능한 일반적인 작용인 것이다. 그것은 분명 투자하는 방식을 통해 일반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동시에 성장에 대한 최종적 사용방식을 고려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셜 플랜은 그러한 성장의 가능성을 뒤로 미뤄두는데, 왜냐하면 그러한 가능성 앞에는 이미 파괴-혹은 기술 발전의 지체-라는 장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자면, 마셜 플랜의 기탁금이란 곧 사용이 금지된 부의 기탁금이 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세계 안에는 언제나 과잉된 자원들의 몫이 존재하는데, 이는 성장을 위한 더이상의 ‘공간’(가능성)을 결여하고 있기에 성장을 보장할 수 없는 몫인 것이다. 희생시킬 필요가 있는 몫이라는 것도, 또 그렇게 무언가가 희생되어야 할 순간이라는 것도, 결코 정확하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하나의 일반적인 관점은, 그렇게 정확하게 주어질 수 없는 어떤 시간과 어떤 장소에서 성장이 포기되기를, 또한 부가 부정되기를, 그리하여 그 풍요로움의 가능성과 그 투자의 수익성이 배제되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6. 소비에트의 압력과 마셜 플랜

어떻게 기탁금을 동원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어려움이 제거될 수는 없다. 프랑수아 페루는 마치 기탁금이 공통적 규칙에서 얻어졌다는 듯이 마셜 플랜을 규정하지만, 미국이라는 세계에 있어서 자본주의는 삶과 죽음의 문제인 것이었다. 소비에트에 대한 두려움과 위협이 없었다면 마셜 플랜도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이 이러한 이러한 근대 세계의 상황을 규정한다. 역설적이게도, 세계의 운동을 결정짓는 것은 바로 그 세계 안에서 소비에트의 외교가 유지하는 긴장인 것이다.

마셜 플랜이라는 운동은 경제의 심원한 변화를 의도하는 것이다. 역설적 교환들은 세계의 모순들이 반드시 전쟁을 통해서 해결될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일반적으로 봤을 때, 사회주의든 공산주의든, 사실 노동계급의 소요를 가능한 한 혁명을 일으키지 않고 경제적 제도의 평화로운 진전을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여기서 첫번째 오류는 온건한 개혁 운동만이 이러한 평화로운 진전을 보장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공산주의가 주도권을 갖고 추진한 혁명적 운동이 위협적인 형세를 취하지 않았더라면, 더이상 그러한 진전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공산주의의 유일하게 만족스러운 결과가 권력의 쟁취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 역시 오류일 수 있다. 심지어 감옥 안에서도 공산주의자들은 계속해서 ‘세계를 바꾸려고’ 한다. 전복적 행동에서 기인하는 경제적 경쟁은, 부의 재분배안에서 발생하는 변화들을 넘어서, 더 심원한 구조의 변화를 쉽게 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7. 전쟁의 위협만이 ‘세상을 바꿀’수 있는 유일한 위협으로 남는 곳

우리는 이제부터 평화적 진전을 고려해야만 하는데, 그러한 평화적 진전 없이는 자본주의의 파괴라는 것이 동시에 자본주의의 작업들 전체의 파괴, 산업적 발전의 중단, 사회주의적 꿈의 소멸을 의미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비인간적이기는 하지만 올바르게 전쟁으로부터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을, 이제 우리는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기대해야 한다. 이는 우리를 안심시키지는 않지만, 여기에 선택 같은 것은 주어지지 않는다.

 

8. ‘역동적 평화’

오직 이러한 전쟁의 위협이 미국으로 하여금 냉정하게 과잉 자원의 상당부분을-아무런 보상 없이-세계적인 생활수준의 향상을 위해 쏟게 만드는 한에서만, 경제는 이렇게 생산된 에너지의 초과분에 전쟁 외의 다른 돌파구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며 또한 그때 인류 역시 평화적으로 인간 문제의 일반적 해결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역동적 평화만이 변화의 눈부신 필요성에 부응하는 것이다. 여기서 역동적 평화란, 소비에트의 확고한 의지가 전쟁의 위협이라는 상태와 반대 진영의 무장을 유지시켜주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질문 3; 9. 미국 경제의 완성과 연결되는 인류의 완성; 미국 경제의 완성과 자기의식, 운, 인류의 완성이 이해되지 않음-10. 부의 궁극적 목적에 대한 의식과 ‘자기의식’)

 

#질문

1. p.270) 합리적인 생산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백만명의 대학살과 희생을 요구한 스탈린주의보다는 ‘일국 사회주의’ 가능성에 불신을 가졌으나 래닌의 뜻을 잘 이어 받을 트로츠키주의가 더 나은 선택지가 아니였을까?

 

(국가의 발전이라는 결과적으로 봤을 때 스탈린주의는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국민은 스탈린의 무자비한 학살로 죽느니 국가가 없어지더라도 사는 것이 개인에게는 더 나은 선택지이지 않는가라는 생각과 폭력을 동원한 수단은 평화적인 여러가지 시도 끝에 최후에만 단행되어야하지 않는가라는 측면에서 볼 때 트로츠키주의는 스탈린보다 우선적인 선택지가 아니었는가. 트로츠키주의의 실패 이후에만 스탈린의 정책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2. 몫과 모든 방식을 통해서 인간세계가 변한다는 것은 알겠으나, 세계문제와 러시아의 대립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움.

; 오래된 산업국가 안에서 그 경제적 문제가 왜 이익의 보상이 없는 소비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되는 상황인 것이다.

(7.세계 문제와 러시아 문제 사이의 대립)

 

3. 미국 경제의 완성과 자기의식, 운, 인류의 완성들 사이의 매커니즘이 이해되지 않음.

(9. 미국 경제의 완성과 연결되는 인류의 완성)

(10. 부의 궁극적 목적에 대한 의식과 ‘자기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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