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 6부: 작품과 소통
다시 되풀이되는 시작 즉 결단성없음의 능력과 불가능성, 형태와 무제한성, 결단과 우유부단함이라는 이중 사이에 맞서 겨루고 있는 격렬한 내밀성이 작품이며 소통이다. 작품은 완성된 글로서 독자에게 읽히고 평가받기를 기다리는 평편하고 고른 반듯함이 아니다. 작품이 작가를 떠날 때 독서는 탄생하고 작품 자체가 만드는 거리에 의해 작품은 현존하면서 텅빔으로서 사라짐이고 텅빈 공간을 만드는 내밀함이다. 독서는 이 거리 속에, 이미 작품의 기원에 현존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독자에 의해 구체화되고 작품의 변모는 불가피하지만 또한 사라짐으로서 현존한다.
읽는다는 것
-작품과의 소통은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스스로 전달하게 ‘만드는’ 것이다. 격렬함의 지속, 마치 잠들지 못하는 밤의 내밀함과 긴장처럼.
작가는 결코 자기작품을 읽을 수 없다
-작품은 작가에게서 벗어나 작가를 멀리 '밀쳐냄'으로써 완성되어야 한다. 작가를 말소해버리는 이 순간 작품이 자신에게로 문을 열면서 이 열림 속에 독서가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작품의 기원에 이미 독서의 능력이나 가능성이 될 것들이 존재하고 있다.
독서의 탄생
-작품이 생성되는 중에 '텅빔'은 작품의 미완성을 나타내지만 작품이 진전되는 내밀성이기도 하다. 작품이 자기자신에 대해 취하는 거리가 기호를 바꾸는 순간, 작품은 결코 만들어질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순간, 독서는 탄생한다.
'에우메니데스들은 두번 다시 그리스인들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며, 그 탄생의 언어로 무슨 말을 했었는지 우리는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에우메니데스들은 아직 한번도 말하지 않았다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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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라기보다는 읽기/소통과 관련하여 자신의 작품을 없애달라고 친구 막스 브로트에게 부탁했던 카프카, 그리고 그의 배신?으로 세상에 나온 카프카의 미완성 작품들 그리고 지금 그 작품들을 읽는 독자들과 다양한 해석들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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