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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람에 흔들리는 다리,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교차로이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 맑스주의와 신비사상을 지닌 제3세계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사람들은 나를 작은 파편들로 쪼개어 각 조각에 표식을 붙인다.
내가 누구인지 혼란스러운가? 모호하다고? 그렇지 않다. 여러분이 붙이는 표식들만이 나를 분할한다.
(Anzaldua, 1981)

들뢰즈는 『차이와 반복』에서 재현과 동일성의 사유에서 벗어난 차이 그 자체를 사유한다. 이는 '재현'과 '차이'의 문제에 천착한 제3차 페미니즘의 흐름과 정면으로 맞닿아 있다. '평등'에 기치를 두고 여성도 남성과 동등한 인간임을 증명하려 했던 1차 페미니즘과 가부장제에 의한 여성억압을 사회의 근본억압으로 설정하고 혁명을 꿈꿨던 2차 페미니즘의 물결을 지나 80년대부터는 '여성'이라는 동일성에 의한 정치적 주체 설정이 야기하는 또 다른 억압에 대한 반성이 이루어졌다. 주디스 버틀러의 퀴어페미니즘, 다나 해러웨이의 사이보그 페미니즘, 가야트리 스피박과 찬드라 모한티와 호미바바의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그리고 오드리 로드와 글로리아 안잘두아의 상호교차성 페미니즘까지. 제 3차 페미니즘의 물결은 모두 어떻게 하면 우리 안의 '차이'를 억압하지 않을 수 있을지를 사유해 온 차이의 인식론이다.  
 
 이 에세이에서는 치카나 레즈비언 페미니스트인 글로리아 안잘두아의 교차성 이론을 들뢰즈의 차이 개념과 연계하여 사유해 보려 한다. 안잘두아는  『경계지대/경계선 : 새로운 메스티자』 에서 텍사스와 멕시코 사이의 국경지대를 새로운 인식이 출현하는 공간으로 설정하고 소수자의 인식론을 전개한다. '치카노'는 멕시코 전쟁에서 패배한 후 미국에 의해 강제로 미국으로 합병된 땅 -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뉴멕시코등 - 에 살고 있던 멕시코 원주민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들은 경계 지대에서 수 많은 억압을 당하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으며, 특히 여성인 '치카나'들은 치카노들에 의해 이중의 억압을 겪어야만 했다. 안잘두아는 여성, 레즈비언, 치카나, 유색인종으로써 경계지대에서 자신의 몸을 복잡하게 교차하는 다층화된 억압들을 다루면서 대안적인 지식을 생성하려 한다.

이 경계지대는 국경지대를 가리키는 동시에 소수자의 사유가 발생하는 공간이다. 경계지대는 '자연스럽지 않은 경계선을 둘러싼 감정적 잔여물이 창조한 애매하고 미결정적인 상태'이다. 그것은 항상 이행의 상태에 있다. 그곳에는 사팔뜨기, 변태, 퀴어, 튀기, 잡종들이 살고 있는 혼돈의 지대이다. 이들은 정상적인 것의 제약을 가로지르거나 뚫고가는 이들이다. 안잘두아는 이들이 살기 위해 내뱉는 방언이 출현하는 공간, 비체들이 온갖 금지와 금기를 깨고 자신의 경험을 지식으로 재구성하는 인식론적 창조의 공간을 '경계지대'로 놓고 소수자가 지식을 생산하는 과정에 대한 정교한 이론을 펼친다. 메스티자 의식, 라 파쿨타드, 코아틀리퀘 상태 등이 바로 그것이다.  

들뢰즈가 '차이와 반복'에서 보여준 차이의 존재론은 그 사유의 깊이나 방대함, 정교함에 있어서 여타의 이론과 비교할 수 없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하지만 들뢰즈가 여성에 대해 언급한 것(천개의 고원에서의 '여성-되기')은 그 분량이나 깊이에 있어서 그가 다른 문제들에 대해 전개한 사상적 깊이에 미치지 못한다. 한편, 제3차 물결 페미니스트들은 소수자들이 처한 현실에 기반해 풍부한 담론론과 섬세한 인식틀을 전개하고 있지만, 기존 사상사에서 '방언'으로 치부되거나 '하위이론'으로 여겨져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에세이에서는 글로리아 안잘두아의 교차성 이론이 갖고 있는 전복적 힘을  들뢰즈가 전개한 정교한 이론을 통해 구체적으로 논의해 보고자 한다.

 


목차

들어가는 말
1. 경계지대 - 차이의 인식론적 공간
2. 초월적 경험론과 ‘라 파쿨타드’ 
3. 차이의 이념적 종합과 교차성이론
4. 새로운 메스티자
나가는 말

 

참고문헌

질 들뢰즈,김상환 옮김『차이와 반복』민음사,2012.
Groria Anzaldua, Borderlands/La Frontera: The New Mestiza』 , Aunt Lute Books, 2000
Cherrie Moraga & Gloria Anzaldua eds., This Bridge Called My Back : Writings by Radical Women of Color (Ktichen Table, 1981, 1983)
Hannah Stark, Feminist Theory After Deleuze, Blommsbury Academic, 2016
태혜숙『한국의 탈식민 페미니즘과 지식생산』문화과학사, 2006
 
연효숙「영원회귀반복 그리고 여성의 이미지-차이와 반복을 중심으로」, 2005
이소희,  「로지 브라이도티의 유목적 페미니스트 주체형성론에 관한 연구 - 전지구화와 초국가주의의 관점에서」, 2003
신지영「들뢰즈의 차이 개념에 관련한 여성주의 재정립 가능성」 2007
정현주,  「다문화경계인으로서 이주여성들의 위치성에 대한 이론적 탐색 - '경계지대', 억압의 '교차성', '변위개념에 대한 검토 및 적용」2015
박미선,  「글로리아 안잘두아의 교차성 이론 : 초기 저작에서「경계지대/경계선」까지」2014
성기현「지각에 대한 발생론적 이해와 그 미학적 귀결들 : 질 들뢰즈의 초월론적 감성론을 중심으로」, 2016
정순국, 다문화 사회에서의 글로리아 안잘두아의『경계지대들/경계선에서새로운 메스티자』의 혼성성의 시학,2010
노승희, 전지구화 시대의 대항 페미니스트 주체글로리아 안잘두아의 유색여성 페미니즘과 메스티자 주체론,2005
우석균글로리아 안살두아의 『경계지대/국경』경계에서 경계지대로
이성훈, 『경계지역 Borderlands/La frontera』에 나타난 메스티사 의식 연구​,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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