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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철학 8강 (2) 푸코,<헤테로토피아>

박소원 2021.10.31 01:47 조회 수 : 609

예술과 철학 8강 “마주침: 질문을 환기하는 장소들”-미셸 푸코,<헤테로토피아>(박소원)

 

 

  우리가 꿈꾸는 세계를 ‘유토피아(Utopia)’라 한다. 이 유토피아의 반대되는 뜻을 가진 ‘디스토피아’와의 사이에 이를테면 ‘헤테로토피아’가 있다. 미셸 푸코가 ‘권력’에 관심을 가지면서 또한 ‘공간’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었다. 토마스 모어는 <유토피아Utopia>를 통해 상상할 수는 있지만, 현실에는 없는 사회의 개념을 내놓았다. 조지 오웰은 <1984>에는 비극적 종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사회의 개념인 ‘디스토리아Distopia가 등장한다.

  유토피아와 디스토리아로 극으로 구분되는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은 무엇이 있을까. 미셸 푸코는 ‘헤테로토피아’로 대답하였다. 이 헤테로토피아는 . ‘다른, 낯선, 혼종된’이란 미셸 푸코가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다른'이라는 의미의 헤테로(heteros)’와 ‘장소’라는 뜻의 토포스(topos)가 합쳐진 단어로, 일상의 공간과 다른 공간이란 뜻이다. 장소이면서 동시에 모든 장소들의 바깥에 있는 곳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종의 현실화된 유토피아라고 이야기하는 ‘헤테로토피아’는 푸코가 유토피아와 대비되는 공간으로 유토피아와 디스토리아로 구분될 수 없는 이 ‘살만한 세상’의 공간으로 현실에 존재하는 장소이면서도 동시에 모든 장소들의 바깥에 있는 곳을 의미한다.

  의미 없는 장소도 누군가의 경험과 애정이 쌓이면서 미셸푸코가 독자적인 개념화를 시도했다가 일찌감치 포기해버린 미완의 개념인 ‘헤테로토피아’화 된다. 즉, 장소 없는 지역들, 연대기 없는 역사들이 있다. 이는 유토피아를 뜻한다. 토피아(장소를 뜻함) 유토(없다를 뜻함). 유토피아는 즉, 현실속에 없는 장소를 뜻한다.

  헤테로토피아-이를테면 다락방, 목요일 오후 엄마 아빠의 침대(바로 이 커다란 침대에서 아이들은 대양을 발견한다), 묘지, 사창가, 휴양촌, 일종의 현실화된 유토피아이자, 모든 장소의 바깥에 있는 장소.일상이 아닌 비일상의 탈출의 공간을 푸코는 헤테르토피아라고 했다.-우리는 어둡고 밝은 면이 있고 얼룩달룩한 –즉, 우리는 불완전하고 불편함 투성인 곳에 산다는 뜻이다. 어떠한 헤테로토피아는 통과, 변형, 갱생의 노고와 관련된다. ‘19세기에 기숙 학교’와 ‘병영’은 아이를 어른으로, 촌뜨기를 도시인으로 순한 사람을 영악한 사람으로 만드는 ‘공간의 분화’를 통해서 변화를 ‘공간성’에만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성’에서 있다고 푸코는 본다.(22)

  ‘묘지’라는 헤테로토피아는 더 이상 시간이 흐르지 않는 -장소의 묘지는 시간을 정지시키는 경우에 해당하고 ‘박물관’은 시간을 축척하는 공간으로 보고 배에 대한 언급을 보아도 그렇다. 푸코는 배에 대해서 자유롭지만 바다에 숙명성을 배, 그것은 특수한 헤테로토리차의 공간이다. 그 특징 자체가 헤테로토피아로서 손색이 없다고 본다. 비행기나 우주왕복선도 마찬가지다. 우리 주변에서 발견할 만한 예시를 들면 극장, 영화관도 헤테로토피아라고 보았다. pc방, 코인 노래방,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환경등이다.

  (당신의 헤테로토피아는 무엇입니까? 누군가 질문을 한다면 당신은 무어라고 대답할 것인가.여러분의 ‘헤테로토피아’가 궁금합니다.)

  카페, 영화관, 해변, 호테롸 같이 잠시 멈춰 쉬는 열린 구역이 있고, 휴식을 위한 닫힌 구역, 자기 집이라는 닫힌 구역도 있다. 그런데 서로 구별되는 이 온갖 장소들 가운데 절대적으로 다른 것이 있다. 자기 이외의 모든 장소들에 맞서서, 어떤 의미로는 그것들을 지우 중화시키고 혹은 정화시키기 위해 마련된 장소들. 그것은 일종의 반反공간(contre-espaces)이다. 이 반공간, 위치를 가지는 유토피아들(utopies localisees). 아이들은 그것을 완벽하게 알고 있다. 그것은 당연히 정원의 깊숙한 곳이다. 그것은 당연히 다락방이고, 더 그럴듯하게는 다락방 한가운데 세워진 인디언 텐트이며, 아니면-목요일 오후-부모의 커다란 침대이다.(13)

  나는 우리가 사는 공간에 신화적이고 실제적인 이의 제기(contestations)를 수행하는 이 다른 공간들, 다른 장소들을 대상으로 삼게 될 하나의 과학- 나는 분명히 과학(science)이라고 말한다.- "유토피아"라는 그 이름은 정말로 어떤 장소도 갖지 않는 것을 위해서만 남겨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과학은 절대적으로 다른 공간들, 헤테르-토피아들을 연구할 것이다. 문제의 그과학은 필연적으로 '헤테로토폴로지'('다른 위상학'이라는 이중적인 의미도 지닌다)라고 불릴 수 있고, 불릴 것이며, 이미 그렇게 불린다.

  헤테로토리아의 첫번째 원리, 소위 원시사회는 특권화되거나 신성시되거나 아니면 금지된 장소들을-우리 사회도 그렇듯이-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특권화된 또는 신성시된 장소들을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위기(crise biologique)를 겪고 있는' 개인들을 위한 것이다. 예) 사춘기의 청소년들을 위한 특별한 집, 달거리에 들어간 여성들이 쓸 수 있는 특별한 집, 출산을 기다리는 여성들을 위한 오두막, 생물학적 과도기에 있는 개인들을 위한 이러한 '헤테로토피아는 우리 사회에서는 거의 사라져 버렸다. 19세기에는 소년들을 위한 기숙학교, 군 복무 제도, 즉 남성 섹슈얼리티를 처음 드러내는 일은 "다른 곳"(ailleurs) 일어나야만 했다. 나는 신혼여행이 처녀에게는 필경 일종의 '헤테로토피아'인 동시에 '헤테로크로니아'가 아니었을지 자문한다. 이 '생물학적 헤테로토피아', '위기의 헤테로토피아'는 점점 사라지고 '일탈의 헤테로토피아'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그러니까 사회가 자신의 가장 자'리에,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빈 광야에, 평균 혹은 규범의 요구로부터 '일탈된 행동'을 하는 개인들에게 마련해 놓은 장소들 말이다.요양소,정신병원,그리고 물론 감옥 거기에 속한다. 아마 이에 양로원 더해야 할것이다. 우리 사회처럼 바쁜 사회에서는 무위無爲도 결국 '일종의 일탈' 이기에 그렇다.

  헤테로토피아의 두번째 원리, 역사가 흐르면서 모든 사회는 그것이 이전에 구축했던 헤테로토피아를 완전히 흡수하거나 사라지게 할 수도 있고,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헤테로토피아를 조직할 수도 있다. 예컨대 이십여 년 전부터 유럽 국가들은 '매음굴'을 없애려고 노력을 기울였다. 그것은 절반의 성공만을 거두었는데, '전화'가 우리 선조들의 '낡은 매음굴'을 훨씬 더 교묘한,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반면 '묘지'는 우리의 현재적 경험에서 헤테로토피아의 가장 자명한 사례이다.(묘지는 절대적으로 다른autre장소이다).

  헤테로토피아의 세번째 원리,서로 양립 불가능한 복수의 공간, 복수의 배치를 하나의 실제 장소에 나란히 구현할 수 있다. 그런 식으로 '극장'사각형의 무대 위에서 서로 무관한 일련의 장소를 이어지게 한다. 이러한 모순적인 배치 형식을 띠는 헤테로토피아의 가장 오래된 예는 아마도 '정원'일 것이다.정원의 모든 식물은 그 공간 안에서, 그러한 일종의 소우주 안에서 배분되어야 했다. '정원'은 온 세계가 상징적 완벽성을 얻게 되는 '양탄자'이며, '양탄자'는 '공간'을 가로질러 움직이는 일종의 '정원'이다.(53)

  헤테로토피아의 네번째 원리, 일반적으로 헤테로토피아는 보통 서로 양립 불가능한, 양립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여러 공간을 실제의 한 장소에 겹쳐놓는 데 그 원리가 있다. 헤테로토피아 십중팔구 시간의 독특한 분할과 연결된다. 말하지만 그것은 '헤테로크로니아와 한 계열이다. 묘지는 '시간이 더 이상 흐르지 않는 장소'이고, 박물관이나 도서관 같은 ,시간이 무한히 쌓여가는 '시간의 헤테로토피아'들을 들 수 있다. - 그에 반해, '영원성의 양식'이 아니라 '축제의 양식'으로 시간과 연계된 헤테로토피아들이 있다. 영원성의 헤테로토피아가 아닌, 한시적인 헤테로토피아, 당연히 극장이 그렇고, 시장 또한 그러하며, 마을의 변두리나 어떤 경우엔 심지어 마을 한가운데 있는 멋진 공터가 그러하다. 거기에 가건물, 좌판, 온갖 희한한 물건들, 격투사, 뱀여인, 그리고 점쟁이들이 일 년에 한두 번씩 들어찬다. 더 최근의 우리 문명사에는 '휴양촌'이 있다.- 축제의 양식은 영원성의 양식과 다시 관계를 맺도록 초대되는 동시에 모든 도서관, 모든 박물관에 대한 부정이다.(21)

  마지막으로 헤테로토피아 다섯번째 원리, 언제나 헤테로토피아는 주변 환경으로부터 '고립'과 '열림'과 '닫힘'의 체계를 갖는다. 헤테로토피아에 강제로 들어가거나(감옥의 경우), 이슬람교도의 터키탕처럼 반은 종교적이고 반은 위생적인 목적의 정결의식, 스칸디나비아인들의 사우나처럼 단지 위생적인 목적의 정결의식,등이 있다. 반면 외부 세계에 '닫혀 있지 않고' 전면적으로 열려 있는 또 다른 헤테로토피아도 있다. 그 헤테로토피아는 '열린장소'이지만 당신을 계속해서 바깥에 놔두는 속성을 가진다. 18세기 남미의 가옥에는 언제나 현관문 옆에 마련된, '앞선 작은방'이 있었다. 이 방은 바깥 세계로 곧장 열려 있었으며 지나가는 손님들을 위한 것이었다. 이 방은 완전히 외재적인 헤테로토피아의 일종이다. 즉, 사람들은 '안'으로 들어갔다고 믿지만, 들어간다는 그 사실 자체에 의해  배제된다. 남아메리카, 브라질의 큰 농장에 존재했었다는 방, 거기 들어가는 '문'은 가족이 거주하는 '중심부'로 나 있지 않다. 모든 손님과 '여행자'들은 이 문을 밀고 방 안에 들어가 거기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 이러한 유형의 헤테로토피아를 우리는 명성이 자자한 '미국식 모텔방'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매음굴’과 ‘식민지’는 두 가지 극단적인 유형의 헤테로토피아이다. 만일 자급자족적이고 자기폐쇄적이며, 무한한 바다에 숙명적으로 내맡겨져 있는, 장소 없는 장소이자 떠다니는 공간의 조각인 배 19세기의 거대한 배가 이 항구에서 저 항구로, 이홍등가에서 저 홍등가로, 이 항로에서 저 항로로 전전하면서 식민지들이 자기들 정원 안에 아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것을 찾으러 그곳까지 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 그것은 전형적인 헤테로토피아이다. 배 없는 문명에서는 꿈이 고갈되고, 정탐질이 모험을 대신하며, 경찰이 해적을 대체하고 마는 것이다.(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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