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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뤼노 라투르는 과학 인문학 편지 중 첫 세 장에서 과학인문학의 주요 개념들을 설명한다. 1장에서 나오는 개념은 “번역”과 “구성”이다. 통상적으로 과학은 자율성을 갖는다고 알고 있지만, 이는 임의적인 개념일 뿐이다. 아르키메데스의 일화에서 아르키메데스의 과학이론이 정치적 요구와 맞아 떨어질 때 그것이 과학기술로서 현실화될 수 있었다는 것은 과학은 번역되고 우회됨으로써 정치와 함께 구성되는 것임을 명증한다. 경구피임약의 개발에서도 경구피임약이 단순히 화학자의 “자율성”에서 탄생한 것이 아니라 과학자와 여성운동가, 자본주의자의 이익이 서로 맞아서 이루어진 일이라는 것을 볼 수 있다.

 2장에서는 “시험”과 “고장” 개념을 설명한다. 과학의 번역과 구성 과정을 보기 위한 필요 조건이 시험인데 그 중 가장 간단한 것이 고장이다. 시험에 들지 않을 때는 기술에 대해 ‘관념주의자’가 될 수 밖에 없고 시험에 들 때 기술에 대해 “물질주의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에 굉장히 공감되었다. 이 책에서는 컴퓨터가 고장난 상황을 통해 기술이 단순한 것에서 다중적인 것으로, 기술적인 것에서 사회기술적인 것이 됨을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시험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명을 지시한다는 것을 자동차 엔진의 발명 과정을 들으며 이해할 수 있었다.

 3장에서는 “논쟁”과 “기입”을 다룬다. 논쟁에서의 수사학은 그것이 증명 과정이라는 점에서 과학이 된다. 과학의 공간인 실험실에서 도구가 생산하는 표와 그래프라는 기입물들은 논증에 대한 의혹이 들 때마다 검토가능하기에 과학 구성에서 핵심이 된다. 진리는 노력을 통해 드러내야만 무엇이 아니고 그대로 바로 보이게 하는 것이라는 문장에서 과학인문학이 닿고자 하는 지점과 방법을 알 수 있었다.

 4장에서는 “과학혁명”을 다룬다. “Revolution”이라는 낱말이 지구의 공전을 의미하는 낱말에서 혁명이라는 확장적 의미를 획득한 경로가 흥미로웠다.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넘어가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그만큼 “혁명적”이었기에 100여년 전부터 “Revolution”이 혁명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5장에서는 “기술민주주의”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과학인문학으로 기술민주주의를 하자고 주장한다. 그가 실제로 참여하는 유럽연합 차원의 프로젝트 ‘정치를 위한 과학기술의 논쟁 지도 작성’을 소개하는데 이러한 수업이 이루어져 기술민주주의 시민을 양성하는 훈련이 실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안내한다. 구획이란 본래 불완전하기에 민주주의의 혼란을, 논쟁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그의 말은 1장에서 이야기한 과학의 자율성이 임의적인 분할이라는 점과 맥을 같이한다. 결국 과학 또한 인문학이라는 그의 접근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번 강의에서 “페미니즘이 과학인문학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를 찾고자 했다. 최유미선생님께서는 하딩을 인용하여 “과학이 이데올로기를 저지하는 막강한 정치적인 힘을 가진 것이라면 여성의 몸을 과학으로 재구성해보자”라는 힌트를 주시기도 하셨고, 질베르 시몽동을 통해 인간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을 연결시키는 미학적 작업에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언급하시기도 하셨다. 내가 결국 얻은 답은 과학이라는 학문 또한 정치의 문제라는 것과 과학적 방법론을 사유함으로써 그동안 한계지어졌던 페미니즘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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