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원자료 :: 인사원의 과제ㆍ후기 게시판입니다. 첨부파일보다 텍스트로 올려주세요!


신유물론, 불일치의 패턴들 3강 후기

강우근 2022.04.05 07:04 조회 수 : 44

비대칭성

 

3강 후기의 방식을 어떻게 올릴까, 하다가 원하는 대로 써보기로 한다. 철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 문학을 전공했기에 내가 생각하는 철학에 대해 대하는 태도는 엄격하기 보다는 다소 물렁물렁하다. 그래서 글에 빈틈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을 앞에 부끄럽게도 깔아두고 후기를 써보기로 한다.

 

강의 시간에 가장 인상에 남은 단어는 ‘비대칭성’이었다. 사람도 하나의 사물이라고 가정했을 때 사물과 사물 사이가 서로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같을 수가 없다는 것. 사람이 식물을 사랑했을 때, 식물은 사람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할 것이다. 사람이 식물에게 물을 주었을 때, 식물은 사람과는 다른 방식으로 ‘물을 주는’ 효과를 비대칭적으로 표현해낼 것이다. 물을 적당하게 받아서 식물은 잎과 꽃을 피워내며 살 수 있지만, 물을 너무 많이 받거나 적게 받아서 식물은 죽을 수도 있다.

 

사람은 식물을 완전히 알 수가 없고, 식물의 감각 객체를 통해서만 식물을 어렴풋하게 알 수가 있다. 식물의 비대칭적인 표현 방식을 가장 많이 익힌 사람이 어쩌면 식물과의 접촉면을 더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식물이라는 실재 객체를 완전히 아는 일은 불가능하다.

 

어떤 의미에서 그레이엄 하먼이 말하는 실재 객체의 물러남은 모든 사물이 가지고 있는 공백이자 ‘텅 빔’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식물’이라는 단어의 본질은 텅 비어 있기에 ‘식물’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식물에 대한 감각 객체를 통한 접촉을 해도 그 ‘비어 있음’은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

 

‘물러남’이라는 단어는 왠지 수면 아래에 살고 있는 고래를 떠올리게도 했다. 수면 아래에 있고 고래가 언제나 우리에게 물러나 있는 상황은 기본 전제다. 그러나 물러나 있음에도 그걸 ‘고래’라고 우리는 부른다. 그리고 가끔 우리는 고래라는 실재 객체가 감각 객체로 해수면 위로 나타나는 것을 본다. 그 순간은 우리가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처럼 아주 짧은 찰나이며, 우리의 감각을 뒤바꾸어놓지만 다시금 고래를 찾으려고 하면 고래는 보이지 않는다. 해수면 안으로 들어가서 보이지 않는 것이 고래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식물’과 ‘고래’ 뿐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 우리와 서로 다른 차이를 통해서 존재하고 또한 오로지 비대칭성을 통해서만, 서로 비스듬히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각 객체를 느끼게 될 때는 하루 중에 많지가 않고 감각 객체는 의도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어느새 불쑥 우리를 찾아온다, 꿈속의 아는 사람처럼. 그 사람이 누군지 우리는 알지만 그 사람은 곧 우리 앞에서 물러날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에세이자료집] 2019인사원_니체 :: 너희가 니체를 알겠지?! [1] oracle 2019.01.31 663
1385 칸트 인간학 1~2강 쪽글 [1] file 담묵(상혁) 2023.03.20 51
1384 칸트 인간학 1강 쪽글 [3] 미정 2023.03.20 83
1383 칸트 인간학 쪽글(1-2강) 진영 2023.03.19 63
1382 칸트 인간학 1강 쪽글 이쿠바 2023.03.19 36
1381 칸트 인간학 1강을 마치고 [2] 현옥 2023.03.19 71
1380 <인간학> 1강 쪽글 앨리스 2023.03.19 48
1379 칸트의 인간학 제 1강의 후기 [2] 초보(신정수) 2023.03.18 101
1378 칸트의 인간학 1강 후 쪽글 진~ 2023.03.17 82
1377 [칸트의 인간학] 1강 후기 겸 쪽글 [3] 누혜 2023.03.17 107
1376 '『말과 사물』 읽기' 2강 쪽글 file 바라 2023.03.17 42
1375 [칸트의 인간학] 1강 쪽글 네오 2023.03.16 58
1374 [푸코의 말과사물 강독] 2강 쪽글-질문 사각사각 2023.03.16 33
1373 푸코의 <말과 사물> 강독 2강 쪽글+질문 오나의고양이 2023.03.16 32
1372 푸코의 <말과 사물> 강독 2강 쪽글 동현 2023.03.16 40
1371 [사변적 우화 : 새로운 동맹을 위하여] 에세이 file 탁선경 2023.02.09 86
1370 <조르주 바타유:위반의 시학> 기말에세이 file 박소원 2023.02.05 64
1369 [사변적 우화 : 새로운 동맹을 위하여] 숲은 생각한다 – 인간적인 것 너머의 풍요의 윤리 (재겸) 재겸 2023.01.31 40
1368 [사변적 우화: 새로운 동맹을 위하여] 늦은 에세이 file sora 2023.01.26 83
1367 [사변적 우화 : 새로운 동맹을 위하여] 에세이 (김재겸) [1] file 김재겸 2023.01.01 83
1366 [조르주 바타유: 위반의 시학] 기말 에세이 file 동현 2022.12.30 8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