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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패러독스와 파편으로서의 미학 ― 테오도르 아도르노의 『미학 이론』

<예술 · 사회 · 미학>

예술에 관한 한 이제는 아무것도 자명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 자명해졌다. 즉 예술 자체로서도, 사회 전체에 대한 예술의 관계에 있어서도, 심지어 그 존재 근거에 있어조차도 자명한 것은 아무것도 없게 되었다.

예술 작품은 경험 세계로부터 벗어나 그와 대립하는 독자적인 본질을 갖는 세계를 마치 어떤 존재자인 듯이 만들어 놓는다. 예술의 개념은 역사적으로 변화하는 여러 계기들의 짜임 관계 Konstellation 에 의해 이루어진다. 최초로 나타난 것은 기본 계층이며 그 뒤에 나타난 것은 모두 그 위에 세워진 것이기 때문에 그 기본 계층이 흔들리면 모두가 무너져 버리기나 하는 듯이, 예술의 본질을 예술의 근원에서 연역해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의 예술에 대한 규정은 언제나 과거 한 시대의 예술에 의해 제시된다. 과거의 예술이 있음으로 해서 현재의 예술이 존재한다. 현재의 예술은 근원을 부정함으로써 예술 작품이 된다. 헤겔은 예술이 사멸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학은 예술의 사멸을 고해서는 안 된다. 예술 자체는 소멸할지라도 사상 내용 Gehalt 은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사상 내용은 예술보다 더 오래 남을 수도 있다. 일례로 『보바리 부인(Madame Bovary)』의 소재인 간통은 통속적인 것이 되었지만 사실 내용 Sachgehallt(Thematic Content, 주제 내용)은 유효하다. 사실 내용은 예술에서 미학적 관계를 지속한다.

모든 예술 작품은 자체 존재이다. 예술 작품은 그것이 포함하고 있는 모든 개별적인 요인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말하며 경험적 존재자의 산만한 상태와 대립을 이루지만 경험적 존재자를 포함하고 있다. 즉 예술 작품은 단절된 것이지만 현실의 속박으로부터 영원히 벗어날 수는 없다.

예술작품은 구원의 상태에서는 모든 것이 그대로 있으면서도 완전히 다르다고 하는 신학적 현상을 상기시키는데 영구히 확정된 형태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이고 찰나적인 것으로 모습을 나타낸다. 작품은 끝없이 새로운 자체 거부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 작품은 우선적으로 자체가 문제로 된다. 예술을 엄격히 미학적으로만 지각하면 그것은 미학적으로 올바르게 지각되지 않는다. 예술에는 확고한 예술철학적 예술 개념과 모순이 되는 규정들이 본질적으로 따라다닌다. 여기에서 예술을 순수한 정신적 존재라고 보는 환상에서 탈피한 문화 비판적 전환이 이루어진다.

정신분석학적 예술이론에서 정신분석학은 예술 작품을 자기 무의식의 투사로 보는데 투사적 요인은 작품의 일부분일 뿐이다. 예술을 더 나은 세계를 만들려는 소망에서 비롯한 변증법이라고 할 때 정신분석학적 예술이론은 한계를 가진다.

칸트는 예술을 욕구능력과 구분했다. 탐욕적이고 속물적인 태도로부터 예술을 분리했으나 주체성을 포기할 수 없었던 칸트는 예술과 주체의 대립적 근원이 되는 부분을 삭제했고 예술의 생기를 꺾어버린 측면이 있다.

프로이트의 심리주의는 예술 작품을 조화있게 제반 대립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혹은 더 나은 생에 대한 환상으로 간주하는 고루한 태도를 가진다.

예술은 저항이며 ‘행복을 위해서 행복을 거부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예술의 욕구는 잔존한다.

예술 작품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은 이미 예술이 탈피한 현실의 단편이 아니라 갑자기 그로부터 벗어난 상태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언제나 우연적일 뿐이며 예술에 대한 인식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보다는 예술에 대해 더 비본질적이다. 즉 예술에는 패러독스가 있다. 예술 작품에 있어서의 행복은 작품을 통해 매개되는 견디어낸다는 감정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상황>

현대예술은 전통의 거부이다. 이는 사무엘 베케트의 작품에서 잘 드러난다.

문화산업은 예술의 초기 형태에서 볼 수 있는 태고적인 물신주의로 퇴행하여 상품의 물신적 성격만 남았다. 예술은 욕망이 아니라 외화 Entauberung 라고 하는 정신적 체험을 통해 비로소 주체로 되는 자에게 존경을 표하는 것이다. 현대에서 인간의 욕구에 대한 신뢰는 그러한 욕구가 거짓된 사회에 의해 통합되고 이로써 거짓된 것으로 된 이래로 무의미하게 되었다. 그와 같은 욕구들이 예언대로 다시 충족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충족은 자체로서 허위이며 인간을 기만하여 인권을 박탈한다.

예술의 새로움은 전통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예술이 이제는 결코 아무래도 좋은 것일 수 없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일례로 보들레르는 물화를 비난하지도 모사하지도 않는다. 그는 물화의 원형을 체험함으로써 물화에 저항한다.

이것은 도발적이며, 존재한 적이 없는 것이고, 기존의 예술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현대예술은 자체에 대립하는 신화이다. 이 변증법은 과거의 모든 유물에 가해지는 충격을 통해 드러난다. 아무런 기반이 없다는 사실이 현대예술의 기반이며 현대예술에서 실험이란 예술가가 자신도 예측하지 못하는 실제적 결과를 야기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비예측적이다. 또 새로운 예술은 전통적인 예술에서 은폐되어 있던, 만들어지고 제작된 것이라는 계기 자체를 강조함으로써 전통적인 예술과 날카로운 대립을 이룬다. 예술에서 생산 과정이 차지하는 비율이 커진 까닭에 예술 작품을 즐겨 그 제작 과정으로 대치하기에도 이르렀다.

태고로부터 예술은 죽음이 닿지 못하는 가상으로써의 지속성을 희망한다. 그러나 예술이 지속에 대한 희망을 물신화하게 되면 곧 죽음에 이르는 병을 앓게 된다. 지속성이라는 카테고리는 현대에서 소멸했다고 볼 수 있다.

예술은 소멸함으로써 사상 내용을 남기고 끊임없이 전통에 도전한다.

예술의 통합을 이룩한 예술가들은 또한 해체를 유발하기도 하였다. 통합을 도구로 하였던 예술의 진리 내용은 예술에 반대하며, 이러한 반항 속에서 예술의 중요한 순간이 나타난다.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 『템페스트』에서 주인공 프로스페로는 극중 내내 마법을 부리다가 극의 마지막에 마법지팡이를 관객에게 건넨다. 그리고 관객에게 자신의 처사를 맡긴다. 이처럼 예술가들은 예술작품의 철저한 통합을 이룩함으로써, 해체의 진리를 획득할 수 있다. 이 해체의 단편적인 것 das Fragmentarische(Fragment 조각, 파편 따위)은 우연한 개별적인 영역이 아니다. 이 파편은 총체성에 저항하는 총체성의 일부이다. 이 파편은 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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