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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강 후기

선희 2015.05.05 16:27 조회 수 : 199

 

10강 정치적 주체화, 조건과 전략: <다중>, <공통체> 후기


  강의 시간에 배운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는 것으로 후기를 갈음하고자 합니다. 정치적 주체로서 네그리와 하트는 ‘다중’을 제시하는데 이는 그들의 <제국> <다중> <공통체>로 이루어진 3부작에서의 주요핵심 중 하나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3부작의 내용이 중첩되는 부분이 많고, 했던 얘기를 다시 반복 논의하면서 쓸데없이 분량만 커진 점이 있긴 하나 그래도 세계 정세적 변화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3부작은 연결고리를 가지고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는데요.

  우선 1부인 <제국>에서는 현재 전지구적 주권체제를 저자들은 제국이라 부르면서 세계를 단일제국으로 보고 있습니다. 로마제국이 군주제, 귀족정, 민주정이 공존한 것처럼, 세계의 제국에도 군주라 할 수 있는 미국 역시 제한된 권력을 가졌다고 보며, 여기서의 핵심은 바로 핵이라고 합니다. 귀족정은 EU, 일본, IMF와 같은 국제기구, UN기구 등을 들 수 있으며 핵심은 돈과 금융체계입니다. 민주정은 소위 약소국민국가나 NGOs를 말하며 여기서의 핵심은 에테르라고 하는데, 이는 미디어나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합니다. 미국의 공화당이 정권유지에 패배함으로써 일방적인 독주체제가 실패하고, EU 등 귀족정의 반발이 강해짐에 따라 협치(거버넌스)가 작동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네그리와 하트가 보는 제국은 권력의 중심적 지점이 없다는 것이며, 국민국가로 환원되지 않는 다양한 조직들의 네트워크가 작동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자들의 논의는 제국주의론과도 세계체제론과도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오늘날에는 중심부와 주변부가 따로 구별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중심부에 주변부가 존재하며 주변부에도 중심부가 있기에 지역적 분할을 통해 세계적인 자본주의를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제국적 상황에서 네그리와 하트는 정치적 주체로서 다중(multitude)에 주목하는데 다중은 인민(people->nation)이나 군중(mass)과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인민은 무질서한 다수로서 하나의 동일성(국민)으로 환원되는 반면, 다중은 하나의 동일성으로 환원되지 않는 다수를 말합니다. 하지만 군중 역시 흩어지는 다수로서 동일성으로 환원되지 않는데 이들은 관계없는 무리라는 점에서 다중과 구별됩니다. 다중은 특이성의 다수로서 서로 다르지만, 관계를 맺고 협력과 소통은 한다는 점을 특징으로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성 속에서 공통성(the common)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비물질적 공통재라 할 수 있는 언어, 정동, 지식, 이미지, 서사 등은 단일개체 스스로 만들지는 못하며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인위적인 공통성을 갖게 됩니다. 따라서 공통성은 바로 이와 같은 특이성들의 협력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포스트포드주의 시기로 비물질이 주류를 이루며, 이러한 것들은 강력한 공통성에 의해 마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비물질성이 바로 자본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즉 자율성은 특이성의 협력과 소통인 공통적인 것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배제라는 외부란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필요노동과 잉여노동, 생산시간과 재생산시간 및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의 구분 자체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다중이 삶정치적 생산을 발전시키려면 차이들이 평등하게 협력하고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제국적 통치가 사라지고 자율적이고 민주적 방식이 가동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통체인 commonwealth는 국가를 의미하는데 이는 다중이 제국에 대항하여 투쟁한 제국 이후의 통치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강의에서 배운 내용을 이렇게 본다면 네그리와 하트는 맑스주의에 기대면서 나름의 논의를 펴나가고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욱이 저자들이 조건에 대해 사유하면서 경제적인 물적 조건의 분석을 포함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점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여기서 삶정치적 생산과 비물질노동에 관해 조금 짚어보면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삶정치적 생산의 참여는 임금노동으로 국한되지 않으며, 국한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한가지 예로서 수업시간에 취준생의 경우를 논의해 보았는데요. 취준생은 비임금 노동의 대표이지만, 이들 역시 경제의 생산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들의 취업준비가 노동의 질적 향상을 가져오고 기업은 이것으로 인해 별도의 투자없이 양질의 노동력을 얻으므로써 이득을 볼 수 있으며 이는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에서 좀더 나아가 이들이 취준생이라는 동일성으로 환원된다면 노동의 질적 향상으로 인한 기업의 생산성이라는 결과를 가져올 뿐 어떤 변혁과 혁명의 창조성과 잠재성을 가지기에는 역부족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네그리와 하트가 얘기하는 소위 정치적 주체로서의 다중이 되기 위해서는 이들이 취준생이 아니라 ‘취포생’이 되어 각자 동일한 취업준비가 아닌 다른 다양한 일을 하면서 (물론 이것은 임금노동으로 환원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특이성들이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변혁의 잠재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상상이지만 삼성이나 한진같은 문제적 그룹의 공채시험장이 썰렁하다면, 특이성의 다수로서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다중으로서의 취포생들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갖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들이 말하는 비물질노동에는 금융, IT를 비롯해 정동노동, 돌봄노동, 관계노동 등이 포함되는데, 이러한 노동들이 단지 비물질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논의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영화 <마진콜>을 보면 하루에도 엄청난 돈을 벌거나 잃는 미국 금융계의 죽기 아니면 죽이기의 냉혹함과 비도덕성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노동이 헤게모니적 지위를 향하는 경향이 있지만 결코 사람들 사이의 교류와 관계의 확장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한 아직도 저임금에서 벗어나지 못한 감정노동이나 돌봄노동은 교류와 협력, 관계성의 확장일 수는 있지만 이것이 헤게모니적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하기에 이렇게 성격과 층위가 서로 다른 노동들이 비물질노동이라고 하면서 함께 논의해도 되는지는 물음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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