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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성의 자연학] 에세이 프로포절

이재훈 2021.06.03 21:44 조회 수 : 68

타자성의 자연학 프로포절

이재훈

과학을 넘어선 과학

과학

공상적 사회주의와의 구별로써 자신의 고유성을 뽐낸 과학적 사회주의라는 전통 이래, 혁명에 매료된 많은 이들은 과학에 이끌렸다. 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와 그 역사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런 식의 신조는 (자본주의 극복에 부속하여, 혹은 그것과 동시에 극복되어야할) 다른 억압과 차별에까지 이어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아직까지도 (거의 과학성에 대한 예찬으로 느껴지는) 저 말에서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있는데, 그것은 어떻게 우리로 하여금 자본주의의 외부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해줄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 기반해 자본주의에서 그 외부로의 변화를 어떻게 사고하게 해줄까 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이율율의 저하 경향으로 인해 자본주의가 위기에 도래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 다음은 무엇인가. 나는 경제학으로부터 자본주의의 외부 혹은 그 이후에 대해 얻은 앎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부족함인가 싶기도 하지만, 혁명의 역사들은 나를 위로해준다. 과연 과학적인 혁명이라는 것이 있었던가. 누군가 말했듯이 과학은 (철학과는 달리) 고유한 대상을 갖는 학문이라면, 자본주의에 대한 과학은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실천에 대해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실험은 과학의 필연적인 보충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중

인간의 설계를 넘어서는 물질의 저항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대중의 신체라는 물질성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혁명가들의 이론이나 전술전략을 뛰어넘는 대중의 창발적인 능력 말이다. 대중은 자주 혁명가들의 관념을 초과하는 사건을 일으켰고, 자신들의 예상이 무력해지는 지점에서 혁명가를 자처하는 자들은 자신들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어떤 급진성을 발견하고 기뻐하기도 두려워하기도 했다. 유물론을 외부에 의한 사유라고 이해한다면, 바로 그 순간, 어떤 혁명가는 기쁘고 설레게 만들고, 어떤 혁명가는 알 수 없는 공포를 느끼게 만드는, 그 사건의 시점이 혁명에 있어 유물론적인 순간 아닐까 싶다. 이 유물론의 순간에 우리는 과학의 근본적인 한계에 마주하게 된다. 대중의 능력이 그것에 대한 사전적인 분석과 예측을 뛰어넘는 것이라면, 따라서 과학의 외부를 창출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대중의 저항은 인간과 인간사회에 대한 과학을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실험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대중의 저항이 갖는 실험적 성격과의 연관 속에서 과학의 대상성에 대해 달리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연대

과학을 가지고 사람들이 하는 일이란 무엇인가. 주로 설명과 예측일 것이다. 여기서는 사회과학과 예측에 집중해보자. 사회과학이라는 도구를 가지고 사람들은 인간사회에 대해 예측한다. 혁명적이라고 자처하는 경제학자들도 대개 비슷한 것 같다. 그들은 예측한다. 언제 위기가 닥쳐올지 예측하고, 일어난 위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고, 국가기구의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한다. 이러한 이론적인 예측은 이내 실천적인 예측으로 이어진다. 자본주의에 맞서 어떤 투쟁을 벌인 것인가. 이와 같은 실천적 고민까지 예측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러한 예측에는 행동의 주체에 대한 전제가 포함되기 마련인데, 이는 예측이 ‘누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어떤 결과를 일으킬 것이라는 형태를 갖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예측은 주체성을 특정한 방식으로 고정시키는 효과를 일으키지 않을까? 그런데 새로운 저항의 가능성을 산출해내는 대중의 능력은 동시에 새로운 주체성까지 만들어낼 것이다. 하지만 과학적 예측 속에서 되면 우리는 주체성의 다양한 가능성을 억압하게 되지 않을까? 이는 나아가 보다 넓은 연대의 가능성을 봉쇄하게 되는 것 아닐까? 더 많은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면, 의미 없는 소리를 듣고자 한다면, 소리 없는 소리까지 듣고자 한다면, 다른 방식으로 예측하는 법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이다. 

 

1. 과학의 한계, 실험이라는 보충물

2. 대중과 대상성

3. 예측과 연대

4.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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