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원자료 :: 인사원의 과제ㆍ후기 게시판입니다. 첨부파일보다 텍스트로 올려주세요!


[타자성의 자연학]에세이 프로포절

효영 2021.05.27 19:27 조회 수 : 97

AI는 신체를 가져야 하는가

-드레이퍼스(H.A. Dreyfus)와 브룩스(R. Brooks)의 논의를 중심으로

 

드레이퍼스는 대표적으로 인공지능의 가능성 자체에 냉담한 태도를 견지해온 버클리의 철학자다. <컴퓨터가 할 수 없는 일: 인공지능의 한계>(1972)라는 초기 저작의 비판적 관점은 다시 <컴퓨터가 여전히 할 수 없는 것: 인공적인 이유에 대한 비판>(1992)으로 이어졌고, 최근작 ‘하이데거 AI는 왜 실패하는가’(2007)에서도 동일한 관점은 재발견된다. "10 년 이내에 디지털 컴퓨터는 세계 체스 챔피언이 될 것입니다, 10 년 이내에 디지털 컴퓨터는 중요한 새로운 수학적 정리를 발견하고 증명할 것입니다."라든가, "기계는 20 년 이내에 사람이 할 수있는 모든 일을 할 수있게 될 것입니다."라든가 하는, 낙관론이 지배적이었던 1960년대 인공지능 1세대의 시기에 그가 보였던 냉담함이, 약 50년을 지나 눈부신 AI의 발전이 확인된 2007년에도 지속되었던 셈이다. 하이데거와 메를로퐁티에 입각한 현상학자인 그는 인간이 마주하는 세계란 기계가 마주하는 그것과 결코 같을 수 없음을 지적한다. 그는 인간 지능의 비형식적 측면들, 즉 판단들, 맥락의 인식, 미묘한 지각적 구별들은 기계적 과정으로 환원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엄청난 계산과 처리력으로 눈부신 성취력을 보장하는 기계라도, 세계 내에 거주하는 현존재가 세계와 맺는 방식은 기계가 모방하거나 학습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령 시각장애인이 지팡이를 사용할 때, 그는 그것의 객관적인 특징이나 손바닥의 압력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 오히려 막대기는 그의 몸처럼 사물에 투명하게 접근되어 있다. 드레이퍼스는 이러한 사물과의 관계는 오직 인간에게만 가능하다고 본다.

흥미로운 점은, 그러한 연유로 드레이퍼스가 기계에게 신체가 있다면 어떨까를 상상해 본다는 점이다. 물론 그의 상상은 회의적인 결말에 도달한다. 역시 기계에게 그러한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그는 주장하고 싶어한다. 그럼에도 이 문제는 유의미하다. 우리는 유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또 다른 인공지능 연구자, 그러니까 사람들이 세상안에서 작동하는 방식이 그 세계 안에서의 그들이 몸의 존재와 밀접히 연결되어있다는 그 주장으로부터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한 학자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뇌를 떼오놓은 움직이는 로봇을 생각한 로드니 브룩스가 바로 그다. 그는 로봇의 두뇌가 궁극적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긴 일련의 움직임을 계산하고 구성하는 대신, 로봇에게 날 것의 신체만 부여하고 그때마다의 환경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학습토록 했다. 즉 그는 일종의 선험적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이 처한 환경 속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감지해야만 하는 철저히 경험에 기반한 기계를 설계한 것이다. 이처럼 환경에 대응하면서 인지라기보다는 감각적 모터의 연쇄로 이뤄지는 로봇의 작동은 분명, 모든 연산장치의 복잡화와 세련화에 주의를 기울였던 그간의 연구와 다른 방향을 지시한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브룩스의 연구에서 고찰되는 로봇의 신체성과 드레이퍼스가 잠시 상상했던, 그러나 곧 철회해버렸던 그 신체성을 연관지어 살펴보고, 동일한 AI의 신체성에 대한 탐구가 지시하는 상이한 지점들을 상세히 고찰해본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에세이자료집] 2019인사원_니체 :: 너희가 니체를 알겠지?! [1] oracle 2019.01.31 664
1405 [칸트의 인간학]3강 쪽글 다카포 2023.04.02 33
1404 칸트의 인간학 3강 쪽글 초보(신정수) 2023.04.02 30
1403 [칸트의 인간학] 3강 쪽글 [1] 누혜 2023.04.02 52
1402 [칸트의 인간학] 3강 쪽글 앨리스 2023.04.01 34
1401 [푸코의 말과 사물] 4강 쪽글 file 바라 2023.03.31 24
1400 [푸코의 말과 사물] 4강 쪽글 [2] 동현 2023.03.31 38
1399 [푸코의 말과 사물] 4강 질문 현진 2023.03.30 15
1398 [칸트의 인간학] 3강 쪽글 네오 2023.03.30 32
1397 말과 사물 4강 2부 발제문(2장 세계의 산문 3,4,5절) file 오나의고양이 2023.03.30 33
1396 칸트<인간학> 2강 쪽글 앨리스 2023.03.29 32
1395 <푸코의 말과 사물>4강 1부 발제문 -박소원 [1] file 박소원 2023.03.28 47
1394 칸트 인간학 후기 1강, 2강 [2] file 모든 2023.03.27 59
1393 칸트의 인간학 2강 후 쪽글 2023.03.27 33
1392 [칸트의 인간학] 쪽글(1~2) file 다카포 2023.03.26 39
1391 [푸코의 말과 사물] 3강 쪽글 & 질문 file 동현 2023.03.24 46
1390 [푸코의 말과 사물] 3강 쪽글과 질문 사각사각 2023.03.24 31
1389 [푸코의 말과 사물] 3강 질문입니다. 현진 2023.03.24 28
1388 [칸트의 인간학] 2강 쪽글 [1] 네오 2023.03.23 63
1387 「말과 사물」 2주 차의 쪽글 file 유수 2023.03.22 46
1386 [칸트의 인간학] 2주차 쪽글 여여 2023.03.20 333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