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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영감

 

블랑쇼는 ‘밤’을 ‘최초의 밤’과 ‘또 다른 밤’으로 구분하여 서술한다. 최초의 밤은 낮과 구별되는 모든 것이 사라지는 밤이다. 이 밤은 부재와, 침묵과, 휴식을 동반한다. 그리고 맞이하는 밤이다. 또 다른 밤은 모든 것이 밤 속에 사라졌을 때, ‘모든 것이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밤이다. 꿈, 유령 등이 그 암시이다. 또 다른 밤은 맞이하지 않고 열리지 않는다. 그 밤 속에서 사람들은 언제나 바깥에 있다. 밤으로 다가가는 것은 바깥으로 다가가는 것이고, 본질적으로 불순한 밤이다. 밤 속에서 죽음을 발견하고 망각에 이른다. 그러나 또 다른 밤에서의 죽음은 발견할 수 없는 죽음이고, 잊혀지지 않는 망각이다. 또 다른 밤은 언제나 타자이고, 그것을 들은 자는 타자가 되고, 거기에 다가가는 자는 자신으로부터 멀어지고, 더 이상 거기에 다가가는 자가 아니라 거기서 벗어나 여기저기를 오가는 자이다.

노래에 대한 염려 속에서, 법을 망각한 초조함과 무모함 속에서 에우리디케를 바라보는 것, 바로 이것이 영감이다. 영감에 대하여 우리는 실패만을 예감하고, 우리는 길 잃은 격정만을 확인한다. 그러나 영감이 무의미와 밤의 공허를 말한다면, 영감은 이러한 실패/무의미를 향하여 나아가고, 저항할 수 없는 움직임으로 오르페우스를 지배한다. 마치 우리가 무의미한 것, 비본질적인 것, 실수라 부르는 것은 그 위험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유감없이 자신을 내맡기는 자에게 보든 본래성의 원천으로 드러날 수 있다.

 

 

6부 작품과 소통

예술가가 된다는 것은 이미 예술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이미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며, 예술작품을 읽고, 보고, 듣는 것은 지식보다는 더 한층 무지를 요구하고, 거대한 무지가 부여하는 앎을 요구하며, 미리 주어지지 않고, 매번 자신의 망각 속에서 받아들이고 획득하고 잃어버려야 할 재능을 요구한다.

음악이나 미술과 달리 문학은, 독서는 작가를 무효화시키는 놀이이다. 독자는 근본적으로 익명의 존재이고, 무의미한 시선을 통해 모든 것을 지운다. 독서는 작품을 만든 인간을, 거기서 표현된 경험을, 전통이 다룰 수 있게 해주는 모든 예술적 가능성을 넘어 작품이 되게 한다. 작품이 존재한다는 긍정이 긍정되도록 두는 자유이다.

읽는다는 것은 이해를 넘어선 곳에 이해에 이르지 못한 곳에 자리한다. 독서는 자품 자체에서 오는 부름에 머무름이고, 머무름으로서의 가볍고 투명한 그렇다의 단순함을 지니고 있다. 그 자체로서 평온하고 말없는 현전이고, 과도함과 화해 장소이며, 모든 폭풍의 중심에 존재하는 침묵의 그렇다이다.

작품은 그 자체가 소통이고, 읽는다는 것의 요구와 쓴다는 것의 요구 사이의, 능력이 되는 작품의 절도와 불가능을 향하는 작품의 과도함 사이의, 작품이 포착되는 형태와 작품이 거절되는 무한 사이의, 시작의 존재인 결정과 새로운 시작의 존재인 미결정 사이의 대립되는 내밀성이다. 이러한 격렬함은 작품이 작품인 한 지속된다.

말해야 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 독자는 작품의 생성 도중 그 미완성을 가리키는 공허가 또한 그 진전의 내밀성을, 투사하는 존재의 도약을 가리키는 그 순간에 태어나고, 만들어질 것이 결코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순간에 태어난다.

작품은 작품이 소통되게 하고, 근원이, 근원의 공허한 미결정의 깊이가 작품을 통하여 충만한 결정을, 시작의 확고함을 형성하기 위하여 소통되게 하는 격렬한 자유이다. 작품의 거리 속에서 형태를 얻는 독서는 이러한 공허의 형태이며, 공허가 작품 바깥으로 사라지는 것 같은 순간인 독서는 그래서 또한 작품의 내밀성으로의, 작품의 영원한 탄생과 같은 것으로의 깊은 회귀이어야 한다. 그것은 작품의 삶에 관계하고, 모든 순간들에 현전한다. 독서는 그 자체만으로 소통의 모든 무게를 지니고 있다.

 

7장 문학과 근원적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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