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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성의 자연학] 에세이 프로포절 _ 우주

우주 2021.06.17 18:39 조회 수 : 43


***경고: 온통 제 이야기입니다.***

 

자연인이 되고 싶었다. 아니, 자유인이 되고 싶었다.
자립을 꿈꾸었다. 다른 존재들에게 더 적게 의지하고 싶었다.

임금노동을 하며 자본주의에 얽메이고 싶지 않았고, 내 손으로 물질을 변화시킬 힘을 얻길 원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목수일을 배웠다. 에너지와 수도에서 최대한의 자립을 위해서 전환기술, 자연농, 파머컬쳐를 공부했다. 식량확보라는 필수적 활동을 타인에게 의지하고 싶지 않아서 농사일을 배웠다.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기에 거리낄 것 없는 자유를 꿈꾸었다.

 

수업을 마무리하는 지금 '자립'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오만하며, 인간중심적인 것인지 알아가고 있다. 의기양양하게 '내가 이루었다' 라고 말할 때에도 나는 온갖 생명과 물질에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구들방에 땔감을 땔 때, 내 손으로 기르고 딴 푸성귀를 밥상에 차릴 때, 나는 자립을 한것이 아니라 그 장작과 밥을, 나아가 온 우주를 있게 한 '존재'와 '동료 존재자'들에게 폐를 끼치고 있는 하나의 '존재자'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유기체로서의, 하나의 정신으로서의 '나'라는 개념이 흔들리는 경험이었다.

그래서 이번 에세이를 통해 나의 나날살이를 살펴보고 내가 누구인지 다시 살펴보고자 한다.
내가 삶속에서 얼마나 사이보그로서 살고 있는지, 동물들에게 빚지고 있는지, 식물들에게 빚지고 있는지, 곤충들에게는, 미생물에게는, 물질과 기계에게는 얼마나 빚을 지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빚지고 있다'라는 표현이 잘못된 것일수도 있겠다. 내가 얼마나 그들에게 '빚지고 있는지'를 보는 것은 내가 지배자의, 더 진화한 존재의, 정복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착취하고, 그들은 내 행위를 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라는 생각에 기반을 둔 말일지 모르겠다.


내가 그들과 어떤 동맹을 맺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내가 얼마나 그들에게서 취하는 지, 그리고 그들에게 취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래서 인간이며 유기체인 내가 세계의 중심에, 정점에 있고 나와의 유사성에 따라 내 밑으로 늘어선 피라미드로 세계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존재론적 평면에 다른 존재자들과 자리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목 차]
1. 행위하는 자로써의 나
2. 행위당하는 자로써의 나
 - 미생물들에게 결정당하는 나
 - 식량 동물/식물의 번식자/봉사자 로서의 나
 - 기계에 의해 신체가 변형되는 나
3. 그래서 나는 무엇인가?

 

[참고도서]
수업에 본 책들
생명이란 무엇인가 - 린 마굴라스, 도리언 세이건

욕망하는 식물 - 마이클 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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