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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과종이 만날때 8~12장 쪽글입니다.

 

예전에 ‘사피엔스’라는 책을 읽었을 때 인간은 자신들이 저지른 일들에 책임을 지고 멸종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 해러웨이를 읽으면서 자본주의와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 낸 전 지구적 진흙탕 속에 사는 답답함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인간의 목적을 위해 동물이 종속되고 가축화되는 것을 단지 불행한 일이라고 보는 입장, 오로지 인간을 위해서 동물들이 가축으로 희생되었다고 보는 입장,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아마도 자본주의는 더 촘촘히 삶에 새겨질 것이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질 텐데 그렇다면 사태는 더 나빠지기만 할 거라는 입장, 이러한 입장에 서서 날선 비판만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아가 이런 비판이 나를 더 무력한 존재로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비판하는 사람들은 인간이란 본래 자연의 일부였는데, 그 자연으로부터 인간을 분리한 원죄가 가축화, 공장식 식육산업, 반려동물 상품화까지 이어진다고 본다. 예전에 ‘로지스텍스’라는 책을 읽었을 때, 저자는 해러웨이와 같은 맥락에서 질문하였다. 인간이 돌아가야 할 그 ‘자연’은 과연 어느 시기에, 어디에, 어떠한 형태로 있는가? 해러웨이는 묻는다. 인간은 동물을 도구로 사용할 수 있지만 동물은 과연 그럴 수 없는 것인가? 비인간 존재들이 자본주의의 폭력, 인간중심주의의 폭력에서 피해자임은 분명하나, 해러웨이가 동물의 능동성을 말할 때에는 그들이 피해자라는 시각을 가리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시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매우 적극적인 삶의 방식이다. 과거 내가 해러웨이식의 주장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나누고, 조금이라도 더 옳은 입장에 서고자 하는 내 욕망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러한 생각 또한 어떤 상황에서는 매우 실천적일 수 있지만, 쉽게 상대편을 틀림 또는 무지의 틀에 끼워 맞추어 특정 상황들을 어떤 유형으로 환원시켜버린다. 괴로움, 불편함을 면하고자 정답을 찾고자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해러웨이 방식의 세속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365 죽이기를 포함해서 우리가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의 결과들 속에서 거주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데 있어서 그 어떤 실천도 안이한 상대주의로 환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상황 속에 놓인 수렵 실천에 관한 안이한 상대주의라는 신의 속임수로 이 문제를 환원할 수 없다. 더 잘 죽이는 것은 더 잘 먹는 것과 마찬가지의 의무이다. 이것은 인간이라는 육식 짐승뿐만 아니라 비건에게도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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