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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변적 우화. 새로운 동맹을 위하여. 6, 7장 발제_2022. 10. 13. 탁선경 

 

6장. 유능한 신체와 반려종_ 아버지와 도나의 편지

1981년 11월 3일

도나는 44년간 덴버 <포스트>의 스포츠 기자였던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나 보내며 편지를 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돈을 번 한 사람의 스포츠 팬이자 스포츠 기자였던 아버지는 ‘말’이 생활을 충실하게 다듬는 도구임을 보여주셨다. 이야기를 쓰는 일은 생계를 꾸리는 세련된 방법이고 사람들에 관해 쓸 때 그 사람의 긍정적인 부분을 쓰려함은 추한 면을 숨기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허용함임을 말씀하셨다. 그것은 스포츠 기사에서 삶을 더 크고 풍부하고 관대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도나는 1950년대에 덴버 베어즈 구장에 가려 했던 일을 회상하며 오빠 빌과 그의 친구들이 야구에 빠져있던 때, 본인은 야구선수가 될 수 없다는 것과 예수회 수도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의 분함을 토로하는데 그 일로 인해 페미니스트 작가, 가톨릭계 학교의 농구 포워드에서 자신의 게임 이야기를 쓰는 작가로 변신한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오빠 빌과 동생 릭에게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스코어 매기는 기술을 가르쳐 주고 본인을 인정해 준 것에 대해 회상한다. 

“육신에 계승된 유산. 신체의 해체를 받아들이기 위해, 그것의 되기becoming을 기억하기”

“우리는 죽은 자와 친척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신체가 우리를 접촉해왔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체는 신체가 아니다. 신체는 언제나 만들어지는 중에 있다. 그것은 언제나 이질적인 척도, 시간, 그리고 육신의 현존 속으로 거미줄이 쳐진 여러 종류의 존재들의 활기찬 얽힘이고, 어떤 되기이고, 언제나 관계 맺기 속에서 구성된다. 도나는 어른의 사랑에 부응하려는 어린이의 욕구로부터, 저널리스트의 딸이고 스포츠 기자의 딸임을 계승하는 것에 관해서, 아버지로부터 관심을 받고, 인정 받고자 했던 모든 노력에 대해 쓴다.

*해러웨이는 기억하다(remember)를 re-member라고 씀으로써 기억하다는 ‘다시 멤버가 되다’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여긴다(도나 해러웨이, <트러블과 함께하기>).

자신의 딸들을 감히 아름다운 신체로 볼 수 없지만 다른면에서 다른 방식으로 아버지의 관심을 받았음과 존중 받음. 이것은 세대 간의 이어짐에 관한 다른 ‘거울 경제’이다. “신체적이고, 욕망과 유혹으로 넘치고, 법을 의심하고, 시합 감각에 차 있는 경제. 하지만 그 딸로 하여금 기쁨과 슬픔 속에서 기억하도록 이끄는 어떤 경제”. 이런 종류의 시선이 작가로서, 스포츠를 하는 여성으로서의 삶 속에서 도나의 신체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었다. “이것을 통해 나를 파악하기”

“관심을 가지다”regard와 “존중하다”respect. 

적극적인 보기/관심 갖기(둘 다 라틴어에서는 동사이며, 레스페체레respecere와 레스펙투스respectus가 된다)라는 어조와 이런 종류의 관심이 갖는 구체적인 관계성 : 관심을 갖기, 다른 방식으로 보기, 중히 여기기, 뒤돌아보기, 계속 관심 갖기, 계속 지켜보기, 다른 사람의 관심을 느끼기, 유념하기, 보살피기. 이런 종류의 관심은, 모순어법적이고, 필수적인 ‘관계성 속의 자율성’을 해방하고, 동시에 그 속으로 해방되는 것을 의도하고 있다. 관계의 결과로서 그리고 그 내부의 자율성. 트랜스-액팅으로서의 자율성. 문화이론에서 통상 연구 대상이 되는 응시/시선과는 정반대의 것. 그리고 근친상간적 시선의 산물은 확실히 아닌 것. 

종과 존중은 시각적 /촉각적/정서적/인지적인 접촉 관계에 있다 : 그들은 함께 식탁에 있다. 그들은 한솥밥을 먹고, 반려이고, 동료로서 빵을 나눈다. “종”에 내재된 모순어법. 그것은 논리적 유형이면서 개별적이고, 항상 라틴어 스페체레specere와 묶이면서 레스페체레respecere를 향해 갈망/직시한다.  “종”은 카테고리로서 동물과 인간, 그리고 도저히 그것만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더 많은 것을 포함한다. 그것들 가운데 어떤 카테고리가 구성적으로 조우하는 가운데서 작동 중이고 육신과 논리로 서로를 형성하는지를 미리 가정하는 것은 경솔한 일이다.

도나의 관심은 휴머니즘이나 포스트휴머니즘에 적합하지 않은 무언가의 일부인데, 반려종은 모든 종류의 종이 문제시되는 비-휴머니즘을 위한 어색한 용어이다. 여기서의 윤리적 관심은 다양한 종들의 차이를 횡단하는 방식. 거듭 돌아보라[레스페체레]respecere

종 : “종에는 종 특유의 적절한 행동이 있다”는 동료들이 가진 감각을 꼬집으려한 도나의 ‘반려종’이라는 기호 아래의 글쓰기. 도나가 의미하는 종이라는 말은 그것의 지위가 인공물, 기계, 풍경, 유기체, 인간과 같은 식으로 미리 결정될 수 없는 일종의 내부-존재/내부-익살스러운 행동이고 그 자신이 만들어지는 것을 통해 상대도 만들어지는 진행 중의 과정, 게임에서 신체의 모습으로 구체화된 삶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반려종 : 여기서의 반려종은 우리가 생각하는 곱디고운 응석받이의 자그마한 동물을 의미하지 않는다. 영원히 논증 불가능한 카테고리, 그 관계를 존재와 분석의 최소 단위로 주장하는 ‘의문시되는 카테고리’이다. 

파트너 : 파트너는 그들의 관계 맺기에 선행하지 않으며 정확히 육신을 갖추고, 중요하며, 기호론적-물질적인 존재가 상호 및 내부 관계를 맺은 결과로 출현하는 것이다. 이것이 캐리스 톰슨이 이야기하는 존재론적인 안무이다. 

아버지의 중요한 파트너였던 한 쌍의 목발과 두 대의 휠체어 : 아버지는 휠체어와 반려종 관계에 있었고 그의 전신은 유기적 육신일 뿐 아니라 나무와 금속이기도 했다. 

아버지와 목발과의 반려종 관계에 있어 목발은, “관계적이고 권능을 부여하는 대상화로 구축된 생명, 아버지가 스포츠 기자로서 활기차게 활동하고 실적을 올릴 수 있게 한 휠체어, 침대, 깁스, 목발의 물질성과의 융합을 통해 태어난 생명 속에 신체적으로 산다.”

걸음걸이를 나눈다는 것 : 변경 중인 신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걷는 것으로 되돌아가기. 걸음걸이를 서로 나눈다는 것은 삶을 형성해 가는 방식으로 여기서 아버지의 목발은 가족 모두의 신체에 공생적으로 스며들어 있다.

어질리티agility라고 불리는 스포츠 - 육신 속에서 상대를 형성하는 팀스포츠 : 이 게임에서는 30*30 제곱미터의 코스에 20개의 장애물이 심판이 정한 패턴으로 만들어지고 개와 인간의 팀 스피드와 퍼포먼스의 정확도를 판정한다. 

선수들의 주된 과업은 같이 게임을 한다는 사실을 배우는 것, 서로 바라보기를 배우는 것, 처음으로 함께 움직이는 것 같지만 어느 누구도 고립된 존재가 아닌 것처럼 움직이는 것. 카옌과 어질리티를 하면서 선수들의 신체를 변용하는 생성 중의 파트너심을 깨달음. 

카옌과 도나는 전 존재를 통해서 커뮤니케이션해야 하고 전통 언어학적 의미의 말은 대개 방해가 된다. 이들이 경험하는 고양감은 집중과 훈련 그리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결합된 빠른 움직임에서 나온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서로의 상태를 주시하지 않으면 스피드는 양쪽 모두에게 카오스가 된다. 여기서 말하는 강도는 패닉과 절묘하게 구별된다. 서로의 눈을, 서로의 신체를 느낀다. “무모한 돌진이 아니라, 훈련된 관심”

 

7장. 우정으로 맺어진 종

개의 세계에서의 여러 가지 만남들, 사람들과 개들의 열 가지 만남이 얼마나 농밀한 모습으로 시작되었는지를 기록으로 남기고, 이런 만남에 의해 사물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적고 글쓰기가 다시 조형되어 가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

롤런드를 관찰하며 다차원적이고 상황적인 것, 개의 기질을 묘사하는 데는 관찰자의 능력을 넘어서는 더욱 치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상기시킴. 산타크루스에서 개의 목줄을 풀어놔도 되는 절벽으로 둘러싸인 넓은 해변에서의 두 종류의 개들인 리트리버와 메타-리트리버들(롤런드)를 통해 개의 세계를 섬세하고 민감하게 관찰하고 기록. 

2000년 9월, 어질리티 경기에서 롤런드의 시합을 보며 감응하는 과정 이후 어질리티에 홀리는 듯하다는 도나.

카옌이 롤런드와 놀자며 유혹하는 유쾌한 과정들이 기록되고. 2001년 2월. 카옌이 장애물을 넘어가며 경기를 하는 과정에서 카옌이 개 공원에서 다른 개들을 시끄럽게 열심히 모는 모습에서 카옌을 훈련시키는 방법에 대한 고민하는 과정 기록. 

2003년 12월 미즈 C. 페퍼의 어질리티 클럽에서 실패 원인이 불분명한 지시에 있었다는 신문의 개인광고를 본다. 

“올림픽 수준의 개에 걸맞은 핸들러를 찾고 있다”는 광고를 보며 설마 카옌이 광고를 낸 건 아니겠지요. 버림받을 위기에 겁을 먹으면서. 도나. 라는 글을 쓴다. 

그리고 ‘마음이 통할 때의 편안함’ 개의 세계로부터. 도나. 라는 글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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