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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타유, 『에로티즘』, 서문 발제​

에로티즘하면 먼저 번식(성행위)과 탄생(새생명)이 떠오른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인간의 에로티즘은 단순한 번식행위를 초과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또한 이를 통해서 동물과 구분되는 인간만이 지닌 에로티즘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바타유는 에로티즘을 어떻게 정의했을까? 바타유는 "에로티즘, 그것은 죽음까지 인정하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p.11) 라고 말한다. 바타유는 생명이 아닌 죽음을 말하고 있다. 죽음과는 에로티즘은 과연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를 설명하기 위해 바타유는 불연속성과 연속성이라는 두 가지 범주를 가져와 인간이 처한 상황에 대해 적나라하게 말하고 있다. "우리는 알 수 없는 사건에 휘말려 외롭게 죽어 가는 개체, 불연속적 존재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잃어버린 연속성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를 우연한 개체, 덧없이 소멸하는 개체로 떠미는 현재의 상황을 견디지 못한다."(p.16) 인간의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에로티즘은 세 가지 형태로 등장한다고 바타유는 말한다. 그 세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육체의 에로티즘

2. 심정의 에로티즘

3. 신성의 에로티즘

그리고 이 세가지 형태의 에로티즘을 통해서 우리는 "존재의 고립감, 불연속성 대신 심오한 연속성"(p.17)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육체의 에로티즘은 두 인간의 육체적 결합 속에서 느끼는 연속성이다. 이때 폭력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떤 에로 행위든 에로 행위는 폐쇄적 존재로서의 구조를 갖는 정상적 상태의 상대방을 파괴함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p.19) 이 파괴의 행위를 통해 우리는 "자아에 대한 소유권 상실"(p.19)하며 연속성을 경험할 수 있다. 바타유는 여기서 더 나아가 둘 사이의 애정 행위가 제의(祭儀)와 닮아 있다고까지 말한다. "에로티즘 행위의 여성은 희생자, 남성은 제물 헌납자로 보이며, 둘은 일을 치르는 과정에서 최초의 파괴 행위에 의해 성립된 연속성에 몸을 맡긴 채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p.19-20) 이 파괴의 행위를 통해 우리는 바타유가 처음에 말한 죽음의 의미를 알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를 자극하는 끔찍한 극단적 충동이 있다. 충동의 의미를 밝혀 주는 것은 바로 그 극단이다. 물론 그것은 우리에게 무서운 징후로 작용할 뿐이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것은 극단적 파열, 즉 고뇌에 붙잡힌 불연속적 개체의 죽음이 삶보다 더 큰 진리를 담고 있음을 우리에게 끊임없이 상기시킨다."(p.20-21) 결국 에로티즘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삶이 아닌 죽음을 살펴보아야함을 말하고 있다. 

심정의 에로티즘은 육체의 에로티즘과 다를 것 같지만 사실 "근본으로 파고들어가 보면, 연인들의 열정은 육체적 융합을 심정적 공감의 영역으로 연장시킨 것에 지나지 않는다."(p.21) 

신성의 에로티즘은 종교적 제의에서 비롯되는 신비체험과 관련있다. 제의가 진행되는 동안 경험하는 무아지경을 통해 연속성을 경험하는 것이다. 

바타유는 이러한 에로티즘을 경험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드의 말을 인용한다. "죽음과 친숙해지기 위해서는 죽음을 방탕의 개념에 결부시키는 방법보다 나은 방법은 없다."(p.27) 여기서 방탕이란 의미는 사회적 규범에 따르지 않는 모습이라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존재를 사회적 규범이라는 감옥 속에 갇힌 채로 두는 것이 아니라 에로티즘의 과잉 속으로 몸을 열어 젖히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그 충격은 실로 감당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구에 돈 벌러"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번쯤은 시도해 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질문

1. 시와 에로티즘의 관계

2. 랭보의 시가 가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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