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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강에서는 『판도라의 희망』 6장과 7장이 비교적 중요했다. 5장과 6장에서는 다이어그램들의 이해가 앞선 장들의 논의를 재확인하고 개념들을 더 포섭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행위의 과정으로서 번역, 접언, 우회, 연합, 교차, 접혀 들어간 뒤 또 다른 것으로의 이행, 블랙박스화 등에 관해 전보다 조금, 아주 조금 더 윤곽이 잡히는듯했다. 라투르는 잡종성이 시민권을 가지는 형태의 사회를 미래의 모습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demos로서의 민중을 아끼는 것 같다.
그런데, 화려한 수사, 박학에서 비롯한 풍부한 비유와 비계, 재기 넘치는 말투, 그 사이로 어른거리는 호기심 가득한 관찰자의 시선에 내가 제대로 접언되지 못했다는 사실에 슬펐다. 미궁 속에서 허덕이다가 7장에 이르러, 인류학적 칼리클레스는 고사하고 허수아비 칼리클레스와도 제대로 인사 한번 나누지 못했다.
그럼에도, 라투르는 하먼이나 메이야수와 달리 ‘재미’있었다.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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