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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꿈입니다.

진희 2020.09.30 15:46 조회 수 : 138

뭔가 한박자씩 늦네요~~

인생도 늦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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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비극’이 ‘신화’를 배경으로 한다면 ‘비애극’은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 신화가 하나의 영웅의 일대기를 다룬다면 비애극은 하나의 영웅도 없고 비극적 결말이나 카타르시스도 없다. 주인공도 여럿이다. 그저 반복되는 사건들, 풀리지 않는 혼란, 배신, 배반 들이 있을 뿐이다. 이번에 다룬 칼데론의 <인생은 꿈입니다>가 그렇다. 세히스문도가 주인공인가 하고 따라가다보면 로사우라가 등장한다. 비극적이고 숭고해야 할 것 같은 극에 중간중간 익살꾼이 등장한다(클라린). 바실리오가(세히스문도의 아버지, 왕) 우려했던 신탁의 예언은 들어맞지 않고(코메디 같은 상황들이 펼쳐짐), 세히스문도는(왕자) 폭군이었다가 자비로운 태도를 보였다가 한다. 하나의 (‘인물의)전형’이랄 것도 없다. 이야기는 개연성보다는 단절과 불연속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비애 안에 희극이 있고 희극 안에 비애가 들어 있는 구조. 하나의 별이 비춰주던 시대가 끝나고 이제 인물들은 정체성의 혼란을 보여주며 선과 악의 경계도 무너져버린다. 세히스문도는 선한자인가 악한자인가. 우리는 쉽게 답할 수도 없다.

 

세히스문도는 인생이 하나의 열정이며 하나의 환상, 그림자이며 허구라고 말한다. 모든 인생이 꿈이라는 것이다(p. 169). 우리의 상징적 현실이 얼마나 무너지기 쉬운 것인지를 말하는 것 같다. 왕의 권력은 어디에서 올까. 왕은 스스로 내재적으로 권력이 있는 자일까. 아니면 왕의 자리가 왕의 권력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현실은 견고하지 않다. 인물들은 가면을 쓰고 자신의 정체성을 속일 수 있다(로사우라). 현실은 견고하고 의미있는 게 아니라 허망하고 환상으로 가득차 있다.

 

이렇게 보면 인생은 덧없고 무상한 것이다. 이 덧없음 속에서 영원한 것, 그런 가치를 길어올릴 수 있을까. 이 속에 구원이 있을까. 벤야민은 폐허 속에서 구원을 발견하려 한다. 우리가 기다렸던 미래는 우리 자신일까.

 

벤야민에게 ‘영원한 가치’는 무엇일까. 차차 알아가야 할 것 같다. 벤야민은 읽을때마다 오리무중인데, 수업을 통해 하나씩 알아가는 즐거움이 크다. 더 헤매고 더 혼란스러워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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