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다보니 인사원 강의를 세번째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후기는 첨 남겨보는거 같아요
수업시간에 열강을 해주시는 강사님과 함께 공부하시는 분들의 열정이 저를 이 게시판으로 강하게 이끌었습니다.ㅎㅎ
어제는 들뢰즈가 쓴 푸코에 대한 논문들을 읽었었죠
푸코 잘 알지도 못하니, 이것이 푸코의 말인지 들뢰즈의 말인지
책을 읽을때는 너무 혼란스러웠습니다.
다행히 강사님과 여러분 덕분에, 강의 후 조금은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구분되지 않음이 '주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밖이 안이고, 안이 밖인
저는 어제 강사님께서 보여주신 들뢰즈가 그린 '주름'의 이미지가가 너무 강렬하였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강렬한 이미지였습니다.
꿈도 꿨습니다 ㅎㅎ
안이면서 밖인 밖이면서 안인 그 이미지가 저를 주체할수 없게 만들었고, 혼자 감당할수 없는 이미지를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데
저는 잘 알지도 못하지만, 친구도 없습니다
(친구가 없기 때문에 이 곳 강의에 와서 이야기들 듣고 떠드는 것이 큰 위안이 됩니다ㅋㅋ)
혼자 감당하기에 너무 컸던 주름의 이미지를, 주름의 에너지를 나누고 싶어
아내를 꼬셔보기로 했습니다.
안성에 볼일이 있는 아내를 차로 데려다 준다는 친절을 위장
주름의 에너지를 넘기려고 했었죠.
차로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어제 봤던 주름의 이미지를 장황하게 말로 설명했습니다.
한참을 큰 인내로 듣고 있던 아내가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들뢰즈가 주름 갖고 뭘 이야기하고 싶은 거야?"
잠깐 정적이 흘렀습니다.
저는 이 시간을 들뢰즈 표현으로 '간격'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격 ㅎㅎ
저는 아내에게
" 음.... 담부터는 더 공부하고 이야기할께 ^^;;"
제 공부가 부족함을 깨달으며 담시간 더 열심히 들어야 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었습니다.
수업시간 들었던 푸코 이야기처럼
언표되어지면서 가시화되지 않는 경험을 제대로 한거 같습니다 ㅎㅎ
이 강좌가 준 선물들을 잊어버리지 않고 고히 간직했으면 하는 맘으로,
순수기억으로 돌아가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 맘으로
제가 세상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짧은 글을 써봤습니다
담 시간에 만나요^^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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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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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분께서 아주 급진적인(radical,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들뢰즈는 도대체 '주름'으로 무엇을 말하고자 한 것일까요? 일단계로 나올만한 대답은 '그것은 평면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럼 똑같은 질문이 쏟아집니다. 그럼 '평면'은 무엇을 말하고자 한 것인가? 그럼 2단계로 '평면은 생성의 평면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또 질문이 나옵니다. '생성은 또 뭐냐?' 3단계로 그럼 이렇게 말할 수 있지요. '바로 당신의 삶 자체다. 생성하지 않으면 죽음이며, 그건 삶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주름은 삶/생명이다. 우리는 매일매일 그것을 보고, 듣고, 마시고, 먹고, 안고 자며, 그것을 배설하기도 하고, 말하기도 한다.' 그럼 다시 질문이 이어질겁니다. ... 그런게 어디 있느냐? - '그렇게 말하는 당신의 언어 속에 있다. 당신의 말은 언제나 의미를 함축하고(implicate), 설명하지(explicate) 않느냐?' ... 등등.
댓글을 쓰지 않을 수없게 하는 글입니다^^
그래도 행복하신겁니다 들어주는 아내있으니 ㅎㅎㅎ
전 제가 감동한거 이야기하려면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또 시작이군"할 거 같아 철학 이야기는 안합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