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_2학기<인사원:차이와 반복 강독 강좌>
에세이 프로포절 효영171207
들뢰즈의 미시적 ‘이념‘과 칸트의 보편적 ’이념‘ 비교
-<차이와 반복> 4장 ‘이념적 종합’과 <순수이성비판> 2권 ‘변증론 부록‘을 중심으로-
본 글은 플라톤 전통에 있는 ‘보편적‘인 것으로서의 ‘이념’이, 어떻게 들뢰즈에게 ‘미시적’인 차원에서 사유되었는가를 살펴본다.
이념[이데아]이라는 표현은 플라톤에서 비롯한다. 플라톤에게 이념이란 ‘아리스토텔레스가 다루었던 지성의 개념들조차도 훨씬 넘어가는, 그러니까 경험 중에는 결코 그것에 상응하는 것이 만나지지 않는 그런 어떤 것’을 의미했다. 실천의 영역으로 확장시키긴 하지만, 칸트가 계승하는 이념 역시 그렇다. 이념이란 ‘주어질 수도, 인식될 수도 없는 대상, 그러나 직접적으로 규정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재현되어야만 하는’ 것을 대상으로 한다. 그는 ‘이념은 객관적인 가치와 미규정적인 가치를 동시에 갖는다고 즐겨 말한다.’ 들뢰즈가 <차이와 반복>의 한 장을 할애해서 설명하고 있는 이념 역시 그렇다. 이념은 본질적으로 문제적이고 미규정성의 가치를 갖는다. 들뢰즈가 일부러 저 칸트의 전통적인 이념 개념을 끌어온 것은 주요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개념적 정의의 일치 때문이었을 거다.
그러나 변증론과 실천이성에 투여되는 칸트의 ‘이념‘은 해의 가능성에 따라 평가되고, 참됨을 부여받는다. 들뢰즈는, 여기서 칸트가 놓치고 있는 것은 ‘본연의 문제가 지니고 있는 내적인 성격‘, 즉 ’미분적인 것‘이라고 본다. ‘문제적 이념들은 어떤 단순 본질들이 아니라 오히려 비율적 관계와 그에 상응하는 특이성들로 어루어진 어떤 복합체, 어떤 다양체들이다.’ 칸트의 사유에 따라 문제성을 갖는다는 이념은 곧 해의 가능성으로 환원돼버리고, 이념의 본성인 보편성을 상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