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7년에 쓰인 소설 ‘제인에어’에는 다락방에 갇혀 지내는 미친 여자가 등장한다. 집주인 로체스터의 아내로 그녀는 미쳤다는 이유만으로 다락방에 갇혀 지내게 되고, 그녀는 없는 존재로 취급된다. 그의 집은 아내의 결혼 지참금으로 마련한 집인데도 불구하고 그녀의 자리는 다락방만이 허용되었다.
미친 여자 버사 메이슨의 이야기는 1966년 진리스에 의해 다시 태어난다. 아직 미치지 않았던 아름답던 그녀는 결혼으로 인해 서서히 미쳐간다. 그녀는 미쳤기 때문에 다락방에 갇힌 것이 아니라, 갇혔기 때문에 미친여자가 되어갔던 것이다. 그 당시 상속제도는 결혼한 여자의 남편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그녀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로체스터는 그녀의 보호자가 되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의 통제하에 놓이지 않고 그녀의 자유를 누리고자 한다.
칸트도 미성숙한 존재로서 여성의 권리제한에 대해 다룬다. 여성의 미성숙은 소질은 가지고 있지만 "지성의 실행과 관련해서 박약"한 상태에 있다는 것. 법률적 시민적으로 미성숙한 상태로 남편의 후견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다룬다.
칸트는 인간의 진보를 희망하면서도 왜 권리를 제한하는 것보다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라든지, 여자가 시민적으로 미성숙하다고 판단했다면 적어도 성숙으로의 이행이 일어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생각해볼 수도 있었을 것인데, 여성에게는 그런 성숙을 기대할 수조차 없는 것으로 묘사한다. 칸트가 생각하는 진보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여성이 가진 소질이 무르익을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해주는 것이 인간이 인간에게 희망할 수 있는 진보가 아닐까?
칸트 자신도 “인간이 자기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미성숙에서 탈출하는 것”이 인간의 중요한 혁명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의지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행하는 일, 자신의 자유를 드러내는 것이 실용적인 인간학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불리한 여건에서도 더 나은 상태로 이행하기 위한 책략이 인간학의 목적이라면 여자가 그 당시 처했던 억압적 현실 여건이나 불합리보다는 그 상태에서도 한 발자국 전진할 수 있었던 힘을 보는 것이 이 책의 목적 의도에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푸코도 ‘인간학 서설’에서 실용적인 자유에서는 요구들과 책략들, 수상한 의도들과 위선들, 지배를 위한 은밀한 노력들, 끈기 있는 자들 간의 타협에 대한 질문이 관건이 된다“고 보았다. 자신의 의지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행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할 수 있는 자유가 불합리한 상황이 자유를 실현할 수 있는 간극을 제공해된다. 그 간극을 어떤 책략을 써서 실현할지의 자유는 주어져 있으니 말이다. “살인을 할 만큼 질투할 수 있는 권리는 여자의 도덕적 자유에 대한 인정”인 것처럼 버사 메이슨이 한밤중 탈출을 감행하여 제인에어가 자고 있는 방을 침입했을 때, 그녀는 자신의 가치에 대한 인정을 향해서 전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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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의 말과 사물] 8강 쪽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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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뿐만 아니라 여성이라는 관점도, 어떻게 보면 칸트를 넘어 남성 중심의, 근대적으로 구성된, 철학사(학문사) 일반에 대한 큰 시차(parallax)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여여님 말씀대로, 시공간적인 차이도 감안(?)하여, 비판과 동시에, 그들로부터 역설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자원에도 주목할 수 있다면, 개인적으론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제인에어]도 흥미롭네요. 지지하고 응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