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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5강 후기

재연 2022.04.12 12:54 조회 수 : 73

푸코 5강 후기 4/11

 

유용한 지식과 무용한 지식, 자연적 앎과 교양적 앎에 분명한 대립이 존재하는지 

강의 마지막에 선생님들께 질문했던 것이 잘 정리가 되지 않아 

집에 가며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는 처음에 두 가지의 분명한 대립을 알아내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대립 속에서 자연적 앎, 유용한 지식을 관찰할 수 있고 발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습니다.

 

예를 들면 ‘물이 아래로 흐른다’라고 할 때 

여기에는 자연적 앎과 교양적 앎이 동시에 들어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그러함이 있다는 것과 동시에

중력이라는, 우리가 ‘구성한’ 지식이 이미 (무의식적으로) 개입되어 읽힐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 현실에는 구성한(된) 지식과 자연의 그러함이 얽혀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가지를 구별할 눈을 키우려면 영종샘의 말처럼

그 대립을 아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생각을 바꾸어 보았습니다.

 

우리가 유용한 지식(자연적 앎)과 무용한 지식(인과적 앎)을 구별하는 것처럼 

타자의 행동에서 자연스러운 그러함과 '구성적'인 행동들을 파악할 수 있겠습니다.

이 끊임없는 관찰을 통해 자연스러움을 체화시킬 수 있겠습니다.

자신의 눈으로 살펴보는 것이고, 자연스러움을 우리의 신체 또는 마음으로 느끼니까요.

관찰하며 나에게 묻는 겁니다. 저것은 자연스러운가? 아닌가?

이 때 우리는 구성된 지식을 기준으로 살피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참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금 내가 가진 생각들이 구성된 지식에 의존하는지 자연적 앎에 의거한 판단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서 '확신'을 갖고 행동하기 위해서는 인식에서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수련, 실천, 수양이 필요한 것이겠죠.

 

활쏘기 선수들이 바람, 비, 소음 등에 휘둘리지 않고 정확하게 조준하는 것은 '확신'한 상태에서만 가능할 겁니다.

육상선수들이 달리기, 높이뛰기, 멀리뛰기, 원반던지기 각각의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들을 인식한다고 해서 훌륭한 선수가 되진 않습니다.

멀리뛰기에 필요한 기술을 인식하고 그 몸짓들을 체화시키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  기술들을 정확한 때에 잘 쓸 수 있는 '확신'을 얻기 위해서죠.

이를 위해 훈련시간과 연관되지 않는 모든 것들의 관심과 시선을 끊어내려 노력합니다.

기술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마땅히 필요한 지식과 동료들, 그 기술을 연마하기 위한 시간 및 공간 확보, 기술력 강화 등과 같은 것들에만 집중할 것입니다.

특히, 연마한 기술을 외부환경과 상관없이 최상의 컨디션(평정심과 같은)으로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운동선수들과 같이 해당 기술을 인식하고 체화하기 위해 

주변 사람이나 환경에 의존할 수 밖에 없지만

결국 이 모든 의존들마저 자신의 평정심과 운동역량을 위한 것들입니다.

 

이것이 헬-로 시대의 자기배려, 전향의 성격을 잘 나타내주며

푸코가 주목한 '관계의 역전'인 것 같습니다.

플라톤 시대에는 타자배려를 위해 자기배려를 강조했지만

헬-로 시대에는 자기배려를 위해 타자배려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관찰을 위한 타자에게 향한 시선을,

그 힘들을 다시 자기 자신에게 되돌리고

관찰한 것을 상기하며

있는 그대로, 그러함을 느끼기, 타자의 그러함과 같이 나의 그러함에 몰입하기.

몰입을 통해 내가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깨닫기. 실천해보기. 이를 통해 평정을 되찾기.

 

헬-로시대에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정성을 들여야할 부분은 

우리가 구성한 지식들을 막연히 분석하고 파헤치려는 것보다는, 무용한 지식에 열심이기 보다는

주어진 지식, 타자, 사회 따위를 자기배려의 목적으로 관찰하여 자연적 앎(유용한 지식)에 닿기를 추구하고,

자연의 그러함과 같은 평정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실천을 끊임없이 수련하는 것이라고 정리해보고 싶습니다.

 

수련도 이미 주어진 것이겠죠.

항시 우리 주변에는 나를 동요(변화)시키고 자극시킬 무엇들이 존재하니

우리는 자기전향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그 필요를 스스로 느낀다면, 내 삶의 행복을 발견할 방법을 원한다면, 

바로 수련을 시작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5강까지 읽었을 때 느낀 수련의 방법은

타자가 구성한 지식으로 생성된 가치들에 휘둘리지 않기. 얽매이지 않기.

가치중립적인 사고를 훈련하기. 

이 훈련을 통해 어떤 딜레마의 상황, 또는 모순 사이에도 균형이 있음을 알기.

(모순 간 균형을 확신할 때 우리는 가치개입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초연할 수 있다)

초연하기.

초연한 상태로 나를 둘러싼 일상적인 것들과 관계 맺어보기.

이것의 효용성을 몸으로 느껴보기.

포기하지 않기.

장기간 반복 수련으로 나의 평정과 행복에 가까워짐을 스스로 느끼기.

이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알아가고 친해지기.

자신과 친해진 건강한 마음으로 타자와 건강하게 관계 맺어보기.

자기배려, 자기전향, 자기인식의 방법론에 확신하기.

이의 효용성을 확신하고 끊임없이 수련하기.

 

복지정책을 공부하며

이러한 행동 도식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들(사회), 혹은 이를 돕는 인프라, 성찰의 공간을 보장하는 제도나 정책을 만드는 것이 내 소망이었다.

푸코 강의를 들으며 조금 방향이 잡히는 것 같기도 하다.

내 소망을 진정으로 이루기를 바란다면, 구성된 지식을 익히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러한 잡다한 지식, 다양한 사람, 다양한 사건을 만났을 때

‘자연적 앎’이 녹아든 부분들을 관찰하고 느껴보아야겠다.

자기돌봄, 자기배려, 자기수양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일어난 것에 감사하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푸코 강의가 더 재밌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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