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 실존의 미학 2번째 수업? 강의? 세미나?? 를 듣고 마음에 남는 생각을 적어본다.
철학도 역사도 잘 모르는 무식한 자이기에
꼭 푸코의 강의가 아니더라도 이런 세미나나 강의를 들으면서 '그래서 뭘 어쩌라는 거지?' 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플라톤의 알키비아데스I을 읽고서도 비슷한 생각이다.
무식한 내가 할 수 있는 생각은 다음과 같다(울 반장님의 후기요청이 귓가에 남아서 작성한다...ㅎㅎ).
1. 소크라테스는 쪼잔하다?
뭘 자기만이 알키비아데스를 사랑해? 자기 욕망을 실현시킬 사람이 알키비아데스라고 생각하니까 접근한 거지.
그것도 자기가 생각하기에 적당한 시기에. 무슨 젠장할 신이 허락한 시간이지?
무지에 대한 인식이니, 교육이니, 자기 기술이니 연마니, 영혼이나 하면서 자기가 맞다는 것을 타인에게 주입하는 행위잖아. 그게 뭐 사랑이야? 그것도 자기 밖에 이런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자뻑이지.
눈에 비치는 것의 비유도 결국 대상이 필요하니 내가 필요한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닌가?
마치 바람직한 것이 세상에 존재하는 양, 그리고 그것을 자기가 아는 양 자뻑이지? 그런 게 어디있다고. 그건 네 생각이고.
=> 물론 이 책에서 어느 부분을 초점 맞춰서 읽어야 하는지는 세미나에서 설명해 주셨고, 작품 안내에서도 읽었다.
그러나 저자를 떠난 작품은 늘 독자의 해석의 몫이라는 것이 있고, 나는 내 방식으로 읽을 것이다. 당시의 현자라는 프레임으로 혹은 그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관점으로 의식의 발전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이해하는 맥락에서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나의 정력을 낭비한다는 것은 하지 않겠다. 약간의 지식 축적이 가져다 주는 묘한 쾌감으로 나를 마비시키기엔 그렇게 산 시간이 너무 길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느 누구건 정말 이해가 되어 눈이 똥그랗게 떠지지 않는 한 받아들이지 않겠다.
2. 플라톤은 왜 그러지?
스승의 말인듯 하게 자기 이념을 너무 많이 넣은 것 같다. 국가에 대한 4가지 덕목을 자기가 생각했으면 한 것이고, 스승이 생각했으면 한 것이지~ 뭘 자기 말이 아닌 것(소크라테스가 말한 것)처럼 자기 말을 하지? 그런 화법이 당대의 화법인가?
3. 푸코를 이해하기 위해서 역사 속에서 자기배려를 알아야만 하는가?
피에르 아도의 고대철학인가 무언인가 서문에서 역사 속에서 철학 사조를 살펴보는 것이 어떻게 도움되는가는 대충 이해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 든다. 누군가의 주장이 역사 속에서 정당성을 지녀야 역사와 전통이 있는(?) 정당성을 확보하는가? 그래야 더 권위가 있고 타인과 학계에 받아들여지는가? 그것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 스스로의 권위를 외부에 이양하고 그 이양된 권위에 스스로를 굴복시키며 불안과 불편감이 감소됨으로 인한 안도감을 경험하려는 시도인가 아닌가? 나의 생각이 중요한 것인데 내 생각을 늘 입증해야함 한다는 것이... 아 학문적 학문의 굴레인가....
4. 마지막 강의를 듣고 나면 무슨 생각을 할까?
주 1회 진행되는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재밌는 드라마 몰아보기와 뒹굴다가 자기를 포기하면서 드는 생각은..
'진리를 알기 위해 떠난 여행 끝에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뭘 보긴 했는데 뭘 봤는지 모르겠고 발 닦고 잘 먹는 게 자기 돌봄인 것 같다'고 말하는 짝이 나지 않을까? 하는 염려다...
강의가 끝나는 초여름에는 뭔가 깨달아서 신선한 햇살을 맨 눈으로 보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빛의 통과가 시신경을 거쳐 뇌신경을 자극할 때, 너무 강렬하여 뇌가 어질하고 눈이 시려 그 햇살을 피하려하지만, 뭔가 강렬한 욕망과 용기로 햇살을 뚫어져라 본 후 잠시 눈을 못 뜨는 순간처럼.... 또는 남의 눈동자를 통해 인식의 초기 경험을 하였으나 결국은 제 3의 눈이 뜨여서 타인의 존재가 필요하지 않는 상태가 된 후, 그 어떠한 눈도 필요치 않은 상태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 순간이 오면 비 오는 봄 날 우리 광녀언니가 머리에 꽃 꼽고 칠렐레팔렐레 하고 돌아다니듯이 나도 그래야지. 그러면 얼마나 자유로울까? 홍홍홍~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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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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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택
칠렐레 팔레레 저도 잘 쓰는 말인데 반갑네요 ㅎㅎㅎ
후기 잘 읽고 갑니다~ 쓰느라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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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rim
너구리 앞발님의 후기를 읽으며 솔직한 말씀에 덩달아 가볍게 댓글 남깁니다~ 저도 알키비아데스를 이번에 처음 읽고 그동안 스스로 만들어 갔던 철학적 현인으로서의 소크라테스의 이미지가 조금 달라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알키비아데스에게 소크라테스가 필요한 이유는 충분히 설득력 있다고판단되지만 그렇다면 소크라테스는 왜 수많은 젊은이들 중에서도 알키비아데스에게 이렇게 구애를 하는 것일까? 텍스트 내에서는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들이 남는 독서였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텍스트에서도 자기인식과 자기배려의 문제를 캐치해서 주체의 형성 과정으로 연구해 내는 푸코의 감각이 참 신기하고도 대단하다고 느꼈었어요. 너구리 앞발님께서 3번에 올려주신, '푸코를 이해하기 위해 역사 속 자기 배려를 알아야 하나'라는 질문을 읽고 너구리 앞발님께서 푸코를 공부하고 싶다는 동기로 이번 인사원을 공부하신다면 이번 주차가 조금 실망스러울 수 있겠다 싶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후기를 보니 너구리 앞발님께서도 저와 같이 '그래서 2022년 우리는 어떻게 잘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계신다면 푸코도 같은 질문에 대해 답을 찾기 위해 연구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토록 많은 텍스트를 탐구했을 푸코가 고대 철학에서 주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으로서 '자기 배려'가 근대의 주체성과 다르다는 것을 포착하고 그 조건들을 탐구했던 것이 지금, 획일화된 근대적 주체성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현대의 우리에게 자그마한 힌트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오히려 우리가 푸코나, 플라톤이나 소크라테스의 명성에 묻어가기 보다 그들의 사유를 컨닝하며 우리의 답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결국, 답을 찾느냐는 우리의 몫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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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눈이 나를 보는 것을 보면서 자기가 자기를 알게 된다고 하잖아요.알키비아데스가 자기 자신을 알게되는 것이 '소크라데스의 눈'을 통해서 자기를 인식하듯이요.^^(너구리앞발)님의 후기를 통해서 초여름에 느낄 저의 감회를 미리 느껴보게 되는군요.
이성복시인의"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문장이 떠올랐습니다.^^ 초여름에 우리는 나뭇잎 하나는 푸르게 하지 못할지라도....,어쩌면 푸르른 마음 한 뼘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후기 잘 읽고 갑니다. 휘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