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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실존의 미학〉 (제3강) 발제입니다

노을 2022.03.28 16:48 조회 수 : 87

〈푸코, 실존의 미학〉 (제3강)

외부에서 내면으로: 인식에서 수양으로

―플라톤, 김주일∙정준영 옮김, 『알키비아데스Ⅰ∙Ⅱ』, 아카넷, 2020.

1. 인식에서 수양으로

『알키비아데스』는 ‘무엇을 모르는가’라는 질문에서 ‘나는 누구인가’ 혹은 ‘어떻게 올바름을 취할 것인가’하는 질문으로, 알키비아데스와 같이 ‘다 가진 자’ 그러나 ‘겸손이 결여된 자’를 향하여 질문의 방향성을 바꾼다. 『알키비아데스』의 핵심은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와 같은 경구, ‘너 자신을 알라’의 말에 담긴 의미를 재해석하여, 외부 세계에 대한 ‘인식’에서 내부 세계를 향한 ‘수양’으로 그 관심사를 전환하자는 데 있다. 다시 말하자면 ‘너 자신을 알라’에 담긴 ‘무지’에 대한 질책이 외적 세계에 대한 무지(아무것도 모르는 내 자신, 부족한 지식)가 아니라 내적 세계에 대한 무지(내 자신에 대한 무지, 부족한 덕성)임을 말한다.

2. 알키비아데스는 누구인가

 알키비아데스는 소위 현대적인 시각에서 모든 것을 지니고 태어난 ‘다이아몬드 수저’다. 타고난 외모와 뛰어난 재능, 아테네의 실권자인 페리클레스가 삼촌이자 후견인인 명문가 출신, 탁월하고 훌륭한 친구들과 추종자들이 넘치는 미친 인맥. 알키비아데스의 환경은 그를 오만하고 방자하게 만들기 쉽다. 알키비아데스는 아테네를 비롯하여 전 세계를 제패하고자 하는 야망을 품고, 이를 실현하고자 한다. ‘외모, 집안, 인맥’이라는 삼박자는 우월한 유전자가 부와 권력을 쥔 집안에서 태어났을 때, 더 큰 부와 권력을 장악하도록 돕는다. 그러므로 이와 반대로 ‘못생긴 외모’를 지닌 소크라테스는 알키비아데스의 눈에 찰리가 없다.

3. 차도남 + 츤데레 = 소크라테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당연한 설정을 뒤집으므로써 알키비아데스의 소유욕을 자극한다. 소크라테스는 누차 ‘자신만이 너를 구원할 수 있다.’ ‘자신만이 너의 야망을 실현시켜 줄 수 있다’고 자부한다. 그러면서도 ‘너는 나를 절대로 가질 수 없다’며, 육체미로 유혹하는 알키비아데스를 뿌리침으로써, 소크라테스만이 가진 ‘지력’과 ‘인내력’으로 알키비아데스를 정신적으로 지배한다. 이 과정에서 이 둘의 사이에는 ‘정신적인 사랑’(플라토닉 러브)이 싹트게 된다. 정신적인 사랑은 내면에 대한 성찰, 안을 살피는 내성(內省)을 고양시킨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알키비아데스의 유일한 허점은 그가 외적으로 완벽한 것에 반하여 내적으로 덕성과 겸손이 없다는 것이다. 오만방자함은 그 스스로가 그의 결점을 드러내는 것이다는 잊기 쉬운 진리는 알키데아데스의 비극적인 죽음에서도 알 수 있다.

4. '돌봄'의 연결고리 : 소크라테스에서 푸코로

『알키비아데스』는 소크라테스가 알키비아데스의 빈틈(부족한 인격과 왕성한 호기심/관심), 그 틈새를 이용하여 알키비아데스에게 유일무이한 사람이 되었던 사랑 이야기이자, 최초로 윤리적인 측면에서의 자기 ‘돌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로운 책이다. 푸코의 『주체의 해석학』에서 다루는 ‘돌봄’은 바로 이 책, 『알키비아데스』에서 시작된 셈이다. 한 가지, ‘돌봄’이라는 말보다는 ‘수양’이 소크라테스가 말하고자 했던 의미를 보다 분명하게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Q1) ‘돌봄’이란 무엇인가?

 현대인에게 ‘돌봄’이라는 어휘의 이미지는 피로하고 지친, 혹은 상처받은 마음과 자신을 ‘돌본다’ 의미로 오해되기 쉽다.(힐링에 대한 욕구) 소크라테스가 말한 돌봄은 불완전한 자아가 완전한 인격체로 거듭나기 위해서 ‘도야한다’는 의미에서의 수양이다.(인격에 대한 욕망) 그러므로 소크라테스의 돌봄은 인격을 완성하기 위한 성찰, 반성, 내성과 상통한다.

 

5. 정계 진출은 만반의 준비가 있어야

  소크라테스는 알키비아데스가 정치에 나서는 것(아테네의 민회에 나서서 연설/선동하기)을 시기상조로 보고, 그 스스로 깨달아가도록 특유의 산파술(진리에 대한 자각)을 펼친다. “더 나은 것”은 “모든 경우에 옳은 것”이며, “더 좋은 것”이자 “더 정의로운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배우지 않은 것, 스스로 탐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논박한다. 알키비아데스가 아네테의 다중(多衆)에게 말하고자 하는 문제(누구와 전쟁을 하고, 평화롭게 지낼 것인가)는 소크라테스가 의도한 바대로, 다중들은 알키비아데스의 말을 빌려 ‘정의로운 것보다 이득이 되는 것에 관심이 많기에’ 절대로 올바를 수 없고, 알키비아데스를 가르칠 수도 없다. 그렇다면, 교사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 라고 소크라테스는 되묻는다.(그런 스승이 있다면, 나에게도 소개해주렴)

6. 정의로운 것은 무엇인가

 소크라테스는 ‘정의로운 것들과 이로운 것들이 동일한 것인지, 다른 것인지’를 더 파고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앞서 알키비아데스는 ‘정의로운 것들을 행하고서도 이로움을 얻지 못한 이들이 있다’고 했다. 이는 정의로움과 이로운 것의 불일치를 뜻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살짝 말을 비틀어서, ‘정의로운 것이 때로는 이롭지 않다’(54쪽)는 것을 말하라고 시킨다. 이 말에는 ‘정의로운 것이 (결국은) 이로운 것이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소크라테스는 자기 자신부터 설득해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정의로운 것이 아름다운 것인가’를 묻는다. 이 말은 ‘아름다운 것은 좋은 것인가’의 질문을 파생한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좋은 것은 죽음과 비겁에 대립하는 삶과 용기’(58쪽)다. 그러므로 ‘좋은 것은 이로울 것이다.’(61쪽) 그러나 과연 ‘정의로운 것이 아름다운 것이고 좋은 것이고 이로운 것인가?’(63쪽)

7. 무지란 무엇인가

알키비아데스는 혼란스럽다. 이러한 혼란에 대해서, 소크라테스는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오직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만, 혼란스럽지 않게 확신에 찬 답을 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이렇듯 정확하게 아는 것에 대해서만 (아테네의 민회에서) 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알키비아데스의 막연한 확신을 검증하여 흔들어버림으로써 소크라테스는 알키비아데스의 정계 진출을 지연하고자 한다. 정치는 정치를 잘 알고 있는 자에게 ‘맡겨야’ 한다. 소크라테스의 ‘무지’는 ‘모른다’가 아니라, 모르면서 ‘안다’고 착각하고 있는 상태다. 그렇기에 무지는 위험하며 “나쁜 것들의 원인”(66쪽)이다.

8. 돌봄과 기술의 가치와 필요

 소크라테스는 ‘무지’를 경계하고 탓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드디어 ‘수양’을 말한다. “지금의 상태로 남아 있을 생각인가, 아니면 뭔가 돌볼 생각인가?”(69쪽) 알키비아데스는 현 정치인들이 자신보다 뛰어나지 않으니, 그렇게까지 ‘배우는 일로 애를 쓸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취한다. 소크라테스는 분통이 터지지만,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시 가르친다. “부디 나의 말과 델피에 있는 글귀를 받아들여 자네 자신을 알도록 하게.”(81쪽) 적수는 눈에 보이는 동료나 정치인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페르시아 대왕이나 라케다이몬의 장군들이다. 이들을 능가하는 방법은 오로지 ‘돌봄(노력)과 기술(앎)’뿐이다. ‘돌봄과 기술’을 통해서만 명성(명예)을 얻을 수 있다. 돌봄이란 ‘최대한 훌륭해지는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훌륭해질 수 있을 것인가’를 숙의(熟議)해야 한다.

9.  그럼에도 정치가 하고 싶어요, 떼쓰는 알키비아데스

 알키비아데스는 정치에 참여할 뜻을 굽히지 않는다. 훌륭한 사람은 일처리를 잘하는 사람이고, 특히 정치 공동체에서 ‘좋아함’인 ‘생각의 일치’를 끌어내는 자다.(89쪽) 그러나 소크라테스가 보기에 생각의 일치와 좋아함이 병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91쪽) 좌절하는 알키비아데스.

10. 무엇을 돌볼 것인가, 영혼을 가꾸라

“자신을 돌본다는 것이 무엇이고, 이 일을 어느 때 하는가?”(94쪽) “누가 무엇인가를 더 낫게 만든다면, 그때 자네는 이를 ‘옳은 돌봄’이라 부르는가?”(95쪽) 가령, 신발을 만들 때, 손이 만드는가, 눈이 만드는가, 영혼이 만드는가....결국, 영혼이 모든 것을 주도한다. (신체와 영혼의 이분법 및 영혼의 우월성 강조) 그러므로 우리가 서로 사귈 때, 영혼이 영혼을 상대로 한다. (플라토닉 러브 및 영혼 불멸설 제기?)

 그러므로 ‘자신을 알라는 것은 우리에게 영혼을 알라’는 것이다.(104쪽) 그렇기에 ‘신체에 속하는 것들 중에 무엇인가를 아는 사람은 자신에 속하는 것들을 아는 사람이지, 자신을 아는 사람은 아니다.’ 다시 말해서, ‘신체를 보살피는 사람은 자신을 보살피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볼 때, ‘돌봄’은 육체적인 단련이 아니라, 영혼의 고양이다.

11. 사랑이란.... . : 친애하는 알키비아데스

: 소크라테스의 사랑 고백. 알키비아데스의 육체를 사랑하는 자는, 알키비아데스의 일부만 사랑하는 것이다. 영혼을 사랑하는 자는 육체가 시들어도 떠나지 않는다. “나는 떠나는 사람이 아니라, 자네의 육체가 시들어서 다른 사람이 떠나더라도 곁에 남는 사람”이다. (알키비아데스의 감동. 흑흑. “선생님, 떠나지 마세요.”) 그러니 “영혼이 최대한 아름다울 수 있도록 분발하게.” “클레이니아스의 아들 알키비아데스한테는 그를 사랑하는 자가 과거에도 현재도 딱 한 사람만 있는 듯하니, 그가 아낄만한 이 사람, 소프로니스코스와 파이나레테의 아들인 소크라테스이다.”(107쪽) (심쿵^^)

: “내게는 나 자신이 크레온 못지 않은 격랑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이며, 나는 자네를 사랑하는 자들을 물리친 자가 되고 싶네.”(<알키비아데스> Ⅱ, 232쪽)

Q2) 소크라테스의 이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가? (‘나는 왜 이렇게 똑똑한가’했던 니체보다 더 심한 듯)

 

12. 우리는 사랑하면서 영혼만 돌보자구.

 소크라테스만이 알키비아데스(전체-영혼)를 사랑했다. 나머지들은 그저 알키비아데스의 것들(부분-신체)을 사랑했을 뿐이다. 내가 오직 걱정하는 것은, 사랑하는 알키비아데스가 ‘민중의 애인이 되어서 망가지는 것’이다. “영혼”을 돌보아야 한다. 영혼과 무관한, 신체나 돈에 대한 돌봄은 다른 이에게 맡겨야 한다.

  “나라와 나라의 것들까지 다스리고 돌보고자 하는 사람은 우선 훌륭함부터 갖추어야” 한다. 갖추어야 할 것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와 권력이 아니라 정의와 절제”다.(115쪽)

 눈동자-신-거울-영혼-들여다보기. “들여다보면, …훌륭한 것들을 파악”(116쪽)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일시적으로) 알키비아데스를 설득하는 데 성공한다. “저는 정의를 돌보기 시작할 것입니다.”(120쪽)

Socrates-Alcibiades.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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