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원자료 :: 인사원의 과제ㆍ후기 게시판입니다. 첨부파일보다 텍스트로 올려주세요!


‘숲은 생각한다'를 읽고 

 

 

콘은 인간적인 것을 넘어서는 기호작용이 실재하고 그것은 열린 전체라는 일반성을 만들어낸다고 이야기한다. 열린 전체인 ‘형식’의 내부에 거주하고 있으면 시스템의 작동 방식에 의해 노력 없이 생존할 수 있음을 다음의 예로 설명한다. 아마존에서는 19세기부터 고무 붐(rubber boom)이라는 제국주의적인 수탈이 시작되었다. 그곳에는 고무나무가 살아갈 수 있는 특수한 배치가 있다. 고무나무를 해치는 병원균, 그리고 강물의 분포 등은 고무경제가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배치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고무 상인, 그리고 노예 노동자들의 움직임 또한 그 배치에 의존한다. 이것이 자기-유사성에 기반한 ‘형식’이다.

여기서 등장한 프랙탈, 카오스이론, 복잡계이론은 수학이나 과학 뿐 아니라 경제학 등에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이론이다. 그래서 나는 이 부분에서 좀 허탈했다. 차이점은 수학처럼 초월적 관점에서 세계를 보느냐, 콘과 같이 내재적 관점에서 세계를 보느냐 일 것이다. 경로가 다르면 같은 결과일지라도 다른 효과를 낸다는 말에 동의하면서 넘어간다.

 

 

생존, 포식-피식이 중요한 아마존의 위계적 사회에서 식민주의적인 지배의 역사 또한 생존이라는 형식 내부에 있다. 이곳의 위계는 인간주의적인 도덕성이 없다. 나는 여기서 해러웨이가 오버랩되었다. 실험실의 생명체들, 공장식 축산의 동물들의 삶은 이미 시작되었고 쉽게 끝날 수 없는 일이며, 근본주의적인 해결책이 작동하지 않는 곳이다. 그렇다고 그들을 피해자로 낙인 찍는 것은 그들을 무력한 존재로 만드는 일이다. 루나족이 그 특정한 배치 속에서 생존하고 있는 것도 이런 측면이라고 생각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위계적인 생존의 형식에서 루나족은 이미 백인이었고 이미 문명인이라는 점이다. 그들에게 식민 지배는 저항해야 할 일이 아닌 위계적인 형식, 생존이라는 형식인 것이다.

 

 

그래서 루나족에게는 ‘나’, ‘우리’로서 형식 내부에 거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루나 족에게 사후세계는 죽은 자들이 영원히 생존하는 곳으로 영적 주재자들이 거하는 영역이다. 사후세계라는 더 높은 수준의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살아있는 루나족들은 샤머니즘적 기법을 사용한다. 나에게는 이 부분에서 일종의 도달해야 할 목표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이상적이다. 더 높은 차원이나 일반성이라는 단어가 주는 한계인 걸까. 물론 내가 콘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지만.

 

 

콘이 기호작용을 중요시 한 것은 인간이, 또는 모든 존재들이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표상하는 방식이 우리의 존재 자체를 구성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인간적인, 언어적인 표상을 넘어서는 것이 중요하다. 루나족이 동물들과, 죽은 자들의 영과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보면서 콘은 인간적인 것을 폐기하지 않으면서 인간적인 것을 넘어서는 기호작용을 파악하려고 하였다.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일반성이 형식으로 실재함을 말하고 있다.

물론 형식은 창발한다. 서로 얽혀있고 공명하고 의존하고 있는 형식들은 강물의 소용돌이처럼 적절한 조건이 갖추어지면 창발한다. 또한 기호작용이 만들어내는 것이므로 아이콘적으로 리좀적 방식으로도 확산으로 창발한다. 그래서 열린 전체인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에세이자료집] 2019인사원_니체 :: 너희가 니체를 알겠지?! [1] oracle 2019.01.31 664
1485 [푸코의 말과 사물] 12강 발제 10장 3절 file 동현 2023.06.02 37
1484 칸트의 인간학과 타자로서의 장애인 에세이 프로포잘 초보(신정수) 2023.06.02 40
1483 [푸코의 말과 사물] 11강 발제(10강 1~2절) 현진 2023.06.02 21
1482 [칸트의 인간학] 12강 발제문 file 네오 2023.05.29 81
1481 칸트 11강을 마치고 [2] 현옥 2023.05.28 55
1480 [푸코의 말과 사물] 11강 발제 8절 file 바라 2023.05.26 28
1479 [푸코의 말과 사물] 11강 쪽글 동현 2023.05.25 16
1478 [푸코의 말과 사물] 11강 발제-4절 5절 file 동현 2023.05.25 15
1477 [푸코의 말과 사물] 11강 발제 1절 사각사각 2023.05.24 19
1476 [푸코의 말과 사물] 11강 발제 2~3절 현진 2023.05.24 17
1475 [푸코의 말과 사물] 11강 : 9장 인간과 인간의 분신들_6-7절_발제 file 오 나의 고양이 2023.05.24 20
1474 [칸트의 인간학] 10강 후기 여여 2023.05.22 36
1473 칸트 10강을 마치고 현옥 2023.05.22 44
1472 [푸코의 말과 사물] 10강 쪽글 사각사각 2023.05.18 31
1471 칸트의 인간학 쪽글 (결석과 과제미제출 겹친 후에 몰아서 ㅠ) [2] file 진 (소나무) 2023.05.18 38
1470 [칸트의 인간학] 9강을 마치고 [1] 현옥 2023.05.15 72
1469 [칸트의 인간학] 9강 쪽글 [4] 누혜 2023.05.15 63
1468 [푸코의 말과 사물] 10강 쪽글 file 동현 2023.05.12 46
1467 [푸코의 말과 사물] 10강 질문 현진 2023.05.11 15
1466 [푸코의 말과 사물] 10강 : 8장 노동, 생명, 언어 (5절) 발제 사각사각 2023.05.11 25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