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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서의 삶_발제문

kimkim 2021.06.14 18:35 조회 수 : 49

       삶의 미학: 파르레시아(parrhesia)를 둘러싸고

 

                                                                  2021년6월14일 

                                                                         김미옥

 

 ‘자신의 삶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한다’는 푸코의 주체론에는 ‘윤리적인 것’과 ‘미적·감성적인 것’ 사이에서 생성하는 주체를, 주체화의 계기를 인식할 수 있다.

 

 

 

1. 실존의 미학

 푸코는 고대 그리스의 ‘자기에의 배려’에서 실존의 미학을 탐색한다. ‘실존의 미학적 기법’이란 자신의 삶을 소재로 삼아 작품으로서의 자기를 만들어 나가는 삶의 방식이다. 더 나아가 자기의 변형이라는 실천은 진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또한 ‘에토스 제작적인 etho poetique’ 성격 역시 삶의 양태를 다른 식으로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다른 한편, 푸코는 ‘진리진술’로 번역되는 ‘파르레시아parrhesia’의 언어 실천에 주목한다. 그리스에서 파르레시아는 단순한 언어행위에 머물지 않고, 더 넓게, 진리와 주체 사이의, 혹은 진리와 삶 사이의 매듭으로 파악될 수 있다. 

 

2. 진리와 삶 

 푸코는 말년의 <진실과 용기>라는 강의에서 플라톤의 <라케스>편을 다루는데, 소크라테스의 ‘진실말하기’의 역할은 삶에 형태를 부여하고 ‘자기 정립’으로 실현된다. 푸코가 소크라테스의 파레시아에 주목하는 이유는 거기에 실존의 기예와 참된 담론의 관계가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서 푸코는 ‘진실 말하기’와 삶의 양태 사이의 관계를 퀴니코스(견유학파)학파의 실천에서 다룬다. 소크라테스가 말과 행위의 일치와 조화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면, 퀴니코스학파는 좀 더 파격적이고 급진적이다. 예컨대 스토아학파의 에픽테토스가 진실말하기와 삶의 ‘조화’를 보여주었다면, 퀴니코스학파는 일정한 ‘긴장’을 잉태한다. 이들의 삶의 양식은 진실말하기와 관련해 세 가지 기능을 갖는다. ①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말하는 “도구적 기능(fonction instrumentale)” ② 합리적 근거 없이 받아들여지는 의무나 관습의 출현을 막는 “감축의 기능(fonction de réductio)” ③ 삶의 기초가 무엇인지를 나타내는 데 도움이 되는 “시험의 기능(fonction d’épreuv)”을 푸코는 “삶의 삶 자체로의 환원”이라 부른다.

 

3. ‘참된 삶’과 예술

 퀴니코스적인 양태를 계승한 후계자는 종교적 운동과 정치적 실천 그리고 근대의 예술이다. 특히 18세기말부터 19세기 걸친 예술가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특이한 삶을 사는 예술가”로 “진리의 예술”을 증명한다. 예술가의 삶은 존재에 대해 특이한 형태를 줄 수 있고, 자신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자신에게서 비롯된 작품을 예술의 영역에 속하게 한다. 따라서 예술가의 삶이라는 사고방식이야말로 퀴니코스파의 원리를 계승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 근대에서 예술은 표현을 통해서 존재의 “벌거벗음(mise a nu)”에 주목한다. “존재의 벌거벗은 요소의 침입의 장으로서의 예술”은 모든 기성의 문화와 사회규범에 이의제기기능도 맡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예술은 퀴니코스주의를 인식할 수 있다.  

 

4. 개별적이고 전체적인 변화

 퀴니코스학파의 실천의 핵심은 진리와의 관계에 있어서 “자기에의 배려”를 행하는데 있다. 푸코는 한 가지 더 주목해서 자기배려는 동시에 타자의 삶으로도, 그 진리와의 관계로도 향하는 것이다. 또한 자기에의 배려는 자기에의 작동을 통해, 자기 자신을 변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에토스 제작적인”성격을 띠는 것이었다. 거기에는 어떤 변화가 목적으로 간주되는데, 이런 변화는 자기에의 배려인 동시에 타자에 대한 배려이며 “인간성 전체”의 관점에서 행해진다. 이렇게 퀴니코스학파는 개인에서 ‘전체 인간’으로 향하며 최종적으로 “세계 전체의 변화”에 이르게 된다. 

 

5. ‘실존의 미학’의 사정거리

  푸코 말년의 실존의 미학으로 간주되는 주체론은 단순한 추상적 주체가 아니라 시간성을 갖는 역사적 주체이다. ‘현재’와의 관계방식에서 ‘현대성’은 ‘역사의 한 시기’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태도’를 의미한다. 현대적이란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스스로 창출한다. ‘자유와의 놀이에 의한 현실적인 변형’은 역사적 존재의 항상적인 비판으로 말하는 것, 생각하는 것, 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러한 비판적 창조행위는 현재성의 문제화로서의 철학이기도 하다. 문제화는 정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며 ‘장래적인 형성’이다. 여기에 정치와 윤리가 연결된다. 이 미래의 ‘우리’는 결코 확정적인 것이 아니며, 더 미래의 ‘우리’의 형성에 이바지하기 위한 잠정적 결과에 불과하다. 

 

6. 파르레시아로서의 예술

 푸코는 진리의 현전을 다양한 일상적 행위 안에서 찾는데, 예술의 제작행위를 통한 자기의 변형은 예술을 만드는 자의 삶의 변형과, 동시에 이를 건드리는 자의 변형을 엿볼 수 있다. 제작자뿐 아니라 수용자의 ‘예술과 삶의 연결’된다. 예컨대 어떤 음악을 애호하느냐는 하나의 삶의 방식의 문제 또는 저항의 방식이 된다. 

 푸코는 말년의 주체론에서 진리와 삶의 연결을 예술이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푸코가 말하는 파르레시아의 일차적 의미는 진리=말이라는 언어행위를 가리키지만, 더 넓게는 진리와 삶의 연결을 구현하는 것임을 감안하면, 예술 역시 일종의 파르레시아라고 생각될 수 있다. 예술은 삶에 있어서의 진리의 현전을 통해 다양한 관계성과 거리를 두며, 현실을 바꾸는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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