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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퀴어하다'는 내게 매력적인 동시에 문제적인 문장이다. 나는 페미니즘을 남성 연대자로서 대하기보다, 스스로가 정체화할 수 있는 당사자의 언어로 말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처음 페미니즘을 접한 뒤로 나는 이전까지 접하지 못했던 성별 이분법을 넘어선 젠더 정체성과 성적 지향들을 알게 되었고, 남성 중심적인 권력 구조와 공동체 문화가 가져온 공동체적 재난을 만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공동체 당사자로서 페미니즘 의제에 대해 목소리를 보태고, 공론화하는 대화의 장을 만들어봤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그들과 나의 비언어적인 차이를 느꼈다. 주변 여성들의 분노와 되새김질한 말들은 내가 소화할 수 없는 것이지만, 미세한 떨림을 가져다줬다. 그 떨림으로 침묵하지 않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의 연대 활동을 하며, 난 페미니즘과 퀴어 관점의 다양한 미디어와 단체들을 온라인으로 알게 되었다. 이것은 지금 내게 공허하다. 그동안 내 현실과 크게 얽혀있었지만 내가 마음을 두지 못했던 동반자인 가족과 동반 장소인 동네에 대한 이야기는 내 삶을 이전보다 더 정직하게 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