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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바타유: 위반의 시학] 2강 쪽글

유택 2022.09.19 00:04 조회 수 : 44

증여, 포틀래치에는 모순(부정적인 면)이 두 가지 있는 것 같다.

 

첫째, 증여가 가져온 권력이라 하더라도 권력은 권력이다. 포틀래치이든 쿨라이든 그 행위들은 권력을 낳는다. 권력은 인간 서열을 매긴다. 불평등이다. 따라서 현 우리의 시점에서 포틀래치를 살펴본다고 해서 그것이 곧 정답이 될 수는 없다. 그냥 참고만 할 수 있을 뿐.

 

둘째, 포틀래치는 잉여를 완전하게 불태우는 수단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결국 집단의 부의 총량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지 않는가. 오히려 값비싼 물품을 바다에 그냥 던져 버리거나 태우는거면 몰라도.

 

진경샘한테서 들은 이야기인데, 티벳의 어떤 사원(아마도 총카파를 기리는 사원?) 지붕은 막대한 금으로 도금되어 있다고 이야기 들었다. 빗물에 세월에 풍화되어 그 부가 그 금은 결국 조금씩 조금씩 소진될 것이다. 세속적 시각으로는 아무런 의미도 없이. 하지만 에너지(부)의 소진/소모의 전형이라는 생각도 든다.

 

나는 구두쇠+알뜰족이다. 그래서 사치하는 인간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치하는 인간들(대표적 케이스: 바타유 수강생 김혜영PD)은 바타유식으로 말하자면 반전주의자가 된다. 왜냐? 태양에너지를 생산/축적에 써서 무한한 성장을 추구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비생산적 소비(즉 소진/소모)에 쓰기 때문이다. 에너지가 성장을 위해 쓰이다가 임계점에 도달해서 더 이상 지구환경에서 성장(확장)이 불가능해지면,  에너지는 너무 과잉되어 분출할 곳을 찾게 된다. 사치도 예술도 인신공희로도 해소가 안되면 전쟁이 터져서라도 에너지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 자본주의 체제가 그렇고 이슬람 세계가 그렇다. 그러나 미리 미리 에너지 헤프게 땡겨 쓰고 쓸데없이 써 재끼고 사치하고 예술하고 죽어나가고 또 “이눔아 그런다고 쌀이 나오냐 돈이 나오냐” 부모로부터 호되게 욕먹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단연코 ‘훌륭한’ 그러나 ‘어리둥절한’ 반전주의자로 등극하게 된다.

 

성은 언제나 죽음과 육식이라는 추문에 깊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61쪽)

참 인상깊은 문장이다.

 

조르주 바타유의 소진/소모(비생산적 소비) 이론을, 바타유식 일반경제론으로 따라가다보면 덜컥 겁이 나는 지점이 생긴다. 죽음을 찬양하게 된다. 죽어라. 너가 죽어도 그걸 발판으로 새 생명은 태어난다. 에너지는 균형을 맞추게 되어 있다. 그러니 애쓰지 마라. 너는 그 흐름에 속한 입자일뿐이다. 조르주 바타유가 파시즘에 관한 책을 썼던 것 같은데 무슨 이야기를 하실까 궁금하다. 오히려 바타유의 논의를 따라가다보면 파시즘으로 갈 거 같은 느낌이 오는데 말이다.

 

바타유는 지인들과 희생제의를 하자는 결의를 하고서 한자리에 모였는데 다들 무서워서(?) 희생물이 되겠다는 사람이 없어 해프닝으로 끝났다는 일화를 어느 책에선가 본 적이 있다. 바타유 스스로도 말한다.(13쪽) 에너지란 결국에는 낭비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해놓고는 자기는 길이 길이 남을 책을 쓰면서, 자신의 에너지와 시간을 작업(일종의 축적/생산)에 쏟고 있는 모순이 있다고. 바타유, 참 아리송하고 매력적인 분이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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