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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쇼 1강 과제 (요약)

hj 2020.09.23 17:55 조회 수 : 111

1. 언어론 서문, 르네 길 (요약)

언어의 역할을 직접적인 것과 본질적인 것으로 나누어보자. 문학을 제외하면 언어는 거의 모든 경우에서 정보전달(reportage)의 역할을 수행한다. 반면 문학의 경우 언어는 순수개념을 음악적으로 관념 그 자체로서 발산되도록 하는 본질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우연을 단호히 제거한 시구는 새롭고 온전한 어휘를 재창조하여 말의 완전한 독립을 이룬다.

 

2. 운문의 위기, 말라르메 (요약)

빅토르 위고는 운문이 그 자체로 오케스트라의 음악과 같은 울림을 지니고 있음을 드러내었다.

위고 이후 시를 지으려는 욕구가 다양하게 분출되고 있으나, 원시적인 독서법으로 익혀 서툰 시쓰기가 쓸데없는 마모를 되풀이하고 있다. 이는 크게 세 가지 양상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반구법 등 운율법에 있어 엄격한 규칙을 지킴으로써 시를 쓴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시를 쓰는 일은 작시법을 배운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타협을 모르는 규칙을 준수하는 알렉상드랭의 육각시구가 현대적인 취향이라고 칭송받고 있으나 이는 잔기술에 불과하다. 이는 시가 빠져나간 거푸집의 빈 공간만큼이나 시가 아니다. 국민 리듬의 남용과 감수성에의 호소를 통한 유희적 효과를 거둔다고 볼 수는 있겠다.

두 번째는 공식적인 음절수를 와해하는 다형적인 자유시가 확산되는 것이다. 적확성을 지닌 조화음이나 낱말들의 음조적 가치에 따라 낱말을 분류하는 등, 새로운 방식으로 언어를 다루는 움직임들이 있다. 언어를 다루는 것은 마치 악기를 다루는 것과 같이 충분히 담금질을 한 후에야 스스로를 표현하거나 변주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악기에서 소리를 도출한다고 그걸 연주라고 할 수는 없는 것처럼, 언어의 음색과 음향을 조합한다고 해서 그걸 시라고 할 수는 없다. 시는 철학적으로, 보다 높은 보완으로, 언어의 결함을 보충한다. 연주가 서툴다면 최소한 소음을 만들어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정형률이다. 정형률은 낱말을 늘어놓았을 때 시각적으로 어느 정도 길이에 다다르면 시행을 바꾸는 방식의 운율법이다. 그러나 시행을 바꾸는 것이 시어를 규격에 맞게 배치하는 것 외의 아무런 효과를 산출하지 못한다면 야유거리에 불과하다. 시는 하나의 관념이 여러 개의 모티브에 나뉘어 있는 것을 한데 끌어모으는 작업이며, 운율은 이때 모티브를 모으는 장치로 활용되는 것이다. 운율만으로는 시를 만들 수 없다.

위고 이후 아직 시를 쓴다고 할만한 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와 같은 작시법에 의한 처치술이 난무하는 상황은 우리의 순결한 정신 상태가 직면한 위기이다.

음악은 대기현상(공기의 울림)을 통해 사상에 접근하지만, 사상에 접근하는 매 순간 그 즉시 공기 중에 흩어져 사라짐으로서 이미지 간의 정확한 관계를 형성하지 않는다. 언어에서 이러한 신비는 묘사가 아닌 암시를 통해 달성된다. 암시를 통해 관념에 다가가되, 그것을 붙잡아 구체적인 이미지로 움켜쥐려 하지 않고, 오히려 매순간 휘발하여 사라진다는 점에서 언어의 음악성이 드러나며, 이것이 문학예술의 매혹적인 힘이다. (위고 이후 언어의 음악성을 운율이나 언어의 음색과 음향의 조합에서 찾으려고 한 시도들을 비판하면서, 언어의 음악성에 대해 재정의하고 있는 것 같아 보임.) 언어 작용의 유일한 목적은 순수개념이 어떤 비근하거나 구체적인 환기의 제약을 받지 않고 거기서 발산되도록 하는 것이다.

작곡가가 자신을 설명하려는 유혹을 뛰어넘는 것처럼, 화자로서의 시인이 소멸하여 시인이 낱말들에 주도권을 양도해야만 순수한 작품이 탄생한다. 주도권을 쥔 말은 스스로를 말한다. 우주의 천체들이 서로의 중력에 의해 흔들거리며 균형을 잡듯이, 낱말들은 전체적인 리듬에 협력하여 여백을 유지하며 떠 있는다.

 

3. 말라르메의 경험, 블랑쇼 (요약)

쓴다는 것은 극단적 전복을 상정하는 극단의 상황으로 나타난다. 시구를 파는 자는 확실함으로서의 존재를 벗어나, 신의 부재를 만나고, 이 부재의 내밀성 가운데 살아간다. 시구를 파는 자는 죽어가고 심연과도 같은 자신의 죽음을 만난다.

거친 말은 사물들의 현실에 관계하는 말로, 일상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거친 말을 통하여 우리는 '목표가 말하고 그것을 마무리하려는 염려가 생겨나는 세계의 삶으로 보내진다.' 대조적으로 본질적인 말은 사물들을 멀어지고 사라지게 한다. 암시와 환기를 통해 "자연적인 사실"을 부재하게 하고, 이러한 부재를 통하여 그 사실을 포착하게 하고, "거의 떨림과도 같은 소멸로 그 사실을 옮겨놓는다."

시적인 말은 어느 누구의 말도 아니고 언어가 스스로 본질적인 것으로서, 언어 스스로를 말한다. 부재를 통해 사실을 포착하게 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말과 유사하나, 그때 포착되는 사실이 바로 언어 그 자체라는 점, "이것은 ~이다라는 말 자체"라는 점에서 시적인 말은 본질적인 말보다도 더 밀도 높은 말이다.

어떤 밀도냐 하면, 모호함의 밀도가 높다. 시는 빛나는 명료한 것으로서, 시의 언어, 낱말, 단어, 시어들이 호출하는 것은 시어 그 자체이다. 이는 거친 말이 즉각적으로 유용하게 어떤 사물의 이미지를 소환하는 동시에 사실을 잃어버리게 하는 것과도 다르고, 본질적인 말이 암시와 환기를 통해 사물의 부재를 통해 사실을 포착하게 하는 것과도 다르다. 시적인 말이 포착하게 하는 사실은 "이것은 ~이다라는 말 자체"이다. 이것은 언어의 완성이 언어의 사라짐과 일치하는 지점이며, 말 자체가 사라진 것의 나타난 외현인 지점이며, 그 무엇을 가리키지도 그 무엇으로 돌아가지도 않는 힘의 전체로서 완성되는 지점이다. 언어가 완성되는 동시에 소멸하는 이 무위의 지점에서 공명이 발생하며, 이 벼락같은 순간에 문학은 이루어지는 동시에 무너진다. 이곳에서 존재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문학과 같은 어떤 것이 존재하는가?"하는 질문과 같이, "쓴다는 오직 그 행위"를 둘러싼 염려, 문학이 그 고유한 본질에 대한 염려가 될 때, 이 질문은 문학이다. 예술을 세계의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것의 중성화로, 대상의 부재로서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으로 이해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반면 시인(예술가)이 글을 쓴다는 것은 대상의 부재로서의 이미지가 아닌, 그 자체의 이미지인 언어, 이미지라는 언어, 이미지라는 것의 언어, 결국 자신을 들려주려고 한다면 침묵을 부과해야 할 끊이지 않고 끝나지 않는 지점을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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