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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된 도시] 첫 번째 시간 후기!

도경 2017.09.15 16:06 조회 수 : 3661

안녕하세요. 도경입니다.

상상된 도시 첫 시간 (늦은) 후기를 적어요.

(임시저장을 안해서 한 번 날렸다는...)

25.gif

 

첫 시간에는 먼저, 소설의 기원(설)에 대해서 이야기 했어요.

개인의 등장

개인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근대 자본주의 발흥이 펼쳐져 있는데
다니엘 디포(1660~1731)의 <로빈슨 크루소>는 경제적 인간으로서의 개인이 등장하는, 최초의 소설로 꼽히기도 해요.

다니엘 디포.PNG  로빈슨 크루소.PNG

고백체

고백,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이나 감추어 둔 것을 사실대로 숨김없이 말함."
개인이 등장하고, 그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는 형식인 고백체가 쓰이기 시작해요.
고백체에는 1인칭 서술서간체가 포함되는데요, 사무엘 리처드슨(1689∼1761)의 <파멜라>를 최초의 서간체 소설이라고 본답니다.

사무엘 리처드슨.PNG  파멜라.PNG

"부유한 B씨의 하녀인 열다섯 살 처녀 파멜라의 편지들로 이루어진 서간체 소설로,
처음에는 반강제적으로 파멜라를 유혹하려던 B씨가 그녀의 정숙함에 감화되어 마침내 정식으로 결혼하게 되는 이야기"라고 하네요.

경험과 체험 

발터 벤야민.PNG

벤야민은 경험(Eafahrung)체험(Erlebnis)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 해요.

경험은 독일어로 'Eafahrung'인데요, 지혜, 완숙함, 경륜을 뜻해요.
동사 'erfahren'은 '듣다'라는 뜻이고 'fahren'은 '여행하다'라는 의미를 포함해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들려주셨던 인생담이나 옛날 이야기를 떠올려 볼까요?
'Eafahrung'은 "말로 전달 가능한 지식과 지혜를 수반한 경험(윤혜준)"이에요.
지속적이고 일상적이죠. 벤야민은 경험에 대해서 이렇게 말해요.

"사람들은 경험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언제나 어른들은 그 경험을 젊은 사람들에게 주었다.
요컨대, 나이의 권위를 가지고서 속담을 통해, 달변으로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야기들 속에서,
때로는 벽난로 가나 아들과 손자들 앞에서 먼 나라에서 온 이야기로서 알고 있다." (「경험과 빈곤」(1933))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어디로 갔는가?", 벤야민은 '경험'들이 몰락해버렸다고 생각해요.

"이야기하는 기술이 종언을 고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진리의 서사적 측면인 지혜가 사멸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 그 종결부에 이르러 이야기의 몰락이 일어나게 된 이 과정의 최초의 징후는 근세 초기에 이루어진 소설의 흥기 이다.
소설과 이야기를 구별시키는 것은 소설이 본질적으로 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 소설의 산실은 고독한 개인이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인간의 삶을 서술할 때 타인과 공유할 수 없는 고유한 것을 극단으로 끌고 간다는 것을 뜻한다." (「이야기꾼」(1936))

체험은 독일어로 'Erlebnis'이고 동사 'erleben'은 '본다'는 뜻을 포함해요.
'Erlebnis'는 "특이한 방식으로 흔적을 남긴 우연한, 갑작스러운 사건을 겪는, 순간적이며 충격적인 체험"을 의미해요.
'Eafahrung'과 달리 순간적이고 비일상적이죠.

앉아서 책 읽는 여인.PNG 

근대는 고독한 인간의 고유한 체험(Erlebnis)을 적은 소설의 시대였고, (소설) 책을 통해 그 체험을 바라보는 또 다른 고독한 인간, 독자가 탄생했어요.
 

다음으로는 소설과 도시 그리고 농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영국과 프랑스를 비교해보면 "조지 엘리엇, 엘리자베스 개스켈, 조지 메러더스, 토마스 하디에 이르기까지
19세기 영국소설은 집요하게 농촌(시골)을 배경으로" 삼았고 "사회가 압도적으로 도시적이 되었을 때조차
농촌 문학은 여전히 수십 년 동안 영국 문학의 주류(레이먼드 윌리엄스 <시골과 도시>)"였다고 해요.

그래서 찰스 디킨스가 런던을 배경으로 많은 소설을 쓴 건 특이한 경우라고 하네요.

디킨스.jpg   위대한 유산.PNG
(다음 시간까지 읽기로 한 <위대한 유산(Great Expectations)>!)

영국의 농촌 문학은 자연친화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풍겼는데요, 당시 영국 농촌(시골)은 여유롭고 평화롭지 않았어요.
자본화된 시골에서 농부들은 대부분 소작농으로, 비참한 삶을 살았다고 해요.

"산업혁명 이전 시기와 산업혁명기의 영국농촌의 특징은 자본주의적 사회관계가 점점 더 철저하게 관철되고
시장의 지배가 점증했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자본주의적 사회관계와 시장이 농촌 자체의 구조 속에서 강력하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18세기 말이 되면 영국은 하나의 조직화된 자본주의 사회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가 된다.(<시골과 도시>)"
 

반면 프랑스는 농촌 문학이 거의 없었다는데요,
발자크(《인간희극》) 와 에밀 졸라(《루공마카르 총서》)의 소설들은 도시를 배경으로 해요.
고봉준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시골 출신이 파리로 가서 망가지는 이야기"들이라고.

발자크.jpg  고리오 영감.PNG  에밀 졸라.jpg

(다음 다음 시간까지 읽기로 한 <고리오 영감(Le Père Goriot)>!)

  

자, 이렇게 첫 시간에는 소설의 기원과 도시와 농촌을 다룬 작가와 소설들에 대해 소개를 받았고요.

다음 시간에는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을 꼼꼼하게 읽고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답니다!

소설과 상상된 도시, 앞으로 8편의 작품들을 읽어 나가면서 더 많은 말들이 오가게 되겠죠. 기대가 됩니다.

참, 다음 주에는 새로운 분이 또 오신다고 해요. 이로써 고봉준 선생님을 포함해서 열 명의 독자들이 모였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다음 주가 어서 오길 바라요. 그럼 다들 월요일 저녁에 꼭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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