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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완의 사랑

(*쪽과 행은 동서문화사판 기준)

 276. 14

아니면 반대로 그는 옛 초상화와 거기에 나타나 있을 리 없는 자기 주변의 어떤 개인이 매우 닮아서, 그런 개인적인 특징이 이 비슷함 속에 완전히 자유롭게 실려 있다는 사실을 알아보자, 그런 특징에 한결 넓은 뜻이 부여되어 있음을 간파하여 기뻐할 정도의 예술가적 소질을 충분히 갖고 있는지도 몰랐다.

è  Perhaps, on the other hand, he still had enough of an artist’s nature so that these individual characteristics gave him pleasure by assuming a more general meaning as soon as he saw them extirpated, emancipated, in the resemblance between an older portrait and an original which it did not represent.

è  다른 한편 이런 것일지도 몰랐다. 즉 그는 아직도 예술가적 기질을 충분히 지니고 있어서, 옛 초상화의 등장인물들이 (그 그림의 재현대상은 아니었지만 닮아 있는) 실제 인간 속으로 완전히 옮겨져 와서 해방된 것을 보자마자, 그 등장인물들이 더 일반적인 의미를 띠고 있음에 기쁨을 느꼈던 것이다.

 329. 25

물론 스완은 어디를 뜯어봐도 오데트는 이목을 끌만한 여인이 아님을 여러 번 인식했고, 그래서 자기보다 못한 자의 마음을 이렇게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자들 앞에서 널리 알려지는 걸 보았다 해도 전혀 흡족하지 않았으련만, 그러나 오데트가 수많은 남성을 넋잃게 하는 탐나는 여인으로 보이는 것을 깨닫고 나서는, 다른 남자들이 느끼는 그녀의 육체적 매력이 그녀를 마음 구석구석까지 완전히 지배하고 싶다는 괴로운 욕구를 그의 가슴속에 눈뜨게 했던 것이다.

è  Of course Swann had often reflected that Odette was in no way a remarkable woman, and the ascendancy he exerted over a creature so inferior to him was not something that ought to appear to him so flattering to see proclaimed to all the “faithful,” but from the time he had first noticed that many men found Odette an enchanting and desirable woman, the attraction her body had for them had awoken in him a painful need to master her entirely even in the smallest parts of her heart.

è  물론 스완은 오데트가 전혀 이목을 끄는 여인은 아니라는 것을 종종 생각해 보았었고, 그러므로 자신보다 훨씬 열등한 자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 모든 신자들에게 공표되는 걸 본다고 해서 그를 그렇게 으쓱하게 만들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많은 남자들이 오데트를 매혹적이고 탐나는 여인으로 본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나서부터는, 남성들을 끄는 그녀의 육체적 매력이 스완의 마음 속에 어떤 고통스런 욕구를 일으켰는데, 그것은 그녀 마음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완전히 통제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332. 7

하지만 지금 그의 질투가 되살아난 것은 학구적인 젊은 시절에 그가 지녔던 또 다른 능력이었으니, 곧 진실에 대한 열정이었다. 그 자체 또한 그와 애인 사이에 위치해서 그녀로부터 빛을 받지 못하는 진실로, 오데트의 행동, 그녀의 교제, 계획, 과거를 그 유일한 대상으로 삼는, 더구나 더할 나위 없이 값어치 있고 거의 제 욕심을 차리는 일과는 무관한 아름다움을 갖는 대상으로 삼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진실에 대한 열정이었다.

è  Now it was another of the faculties of his studious youth that his jealousy revived, a passion for truth, but for a truth that was likewise interposed between him and his mistress, taking its light only from her, a completely individual truth whose sole object, of an infinite value and almost disinterested in its beauty, was Odette’s actions, her relationships, her plans, her past.

è  지금 그의 질투가 되살아나게 한 것은 학구적인 젊은 시절에 가졌던 또 다른 능력이었으니, 곧 진실에 대한 열정이었다. 그러나 그 진실이란 것도 그와 그의 애인 사이에만 끼어든 진실이어서, 그 빛을 오직 그녀로부터만 가져오는 진실이었다. 즉 그것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진실로서, 오데트의 행동들과 관계들, 그녀의 계획들과 과거가 유일한 대상인 진실이었는데, 그 대상은 무한한 가치를 지닌 것이었고 진실의 아름다움 따위에는 거의 무관심한 것이었다.

 337. 28

그것은 스완이 어느 나이에 이르러 있었기 때문인데, 그 나이에 이른 자의 철학은 (…) 이미 젊은이의 철학이 아니라 실증적인 철학, 거의 의학적인 철학이자, 자신이 갈망하는 대상을 객관화하는 대신에 굳어버린 정열이나 습관의 찌꺼기를 이미 흘러가버린 세월에서 치우려고 시도하는 인간의 철학이자, 그런 정열이나 습관을 그 자신들의 성격과 마찬가지로 불변인 것으로 간주하며, 그 자신들의 생활 태도가 그런 것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처음부터 일부러 주의하는 인간의 철학이었다.

è  For Swann was reaching an age the philosophy of which (…) is no longer that of youth, but the positive, almost medical philosophy of men who, instead of externalizing the objects of their aspirations, try to derive from the years they have already lived a stable residue of habits and passions which they can regard as characteristic and permanent and to which, deliberately, they will take care before anything else that the kind of life they adopt may provide satisfaction.

è  그것은 스완이 어느 나이에 다가서고 있었기 때문인데, 그 나이의 철학은 더 이상 젊은이의 철학이 아니라 실증적이고 거의 의학적인 철학이었다. 즉 그 철학은 자신들의 열망의 대상들을 바깥으로 표현하는 대신에, 이미 살아온 세월로부터 습관과 정열의 안정적 잔여물들을 끄집어내려는 자들의 철학이었다. 그 잔여물들이란 그들이 전형적이고 영구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 것들, 그리고 의도적으로, 그들이 선택한 종류의 삶이 만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자신들이 다른 무엇보다도 주의를 기울이는 것들이었다.  

359. 밑에서 5.

그는 연구를 위하여 제 몸에 세균을 접종하는 사람만큼이나 초연한 태도로 자기 아픔을 고찰하면서 자신에게 말했다. 나의 이러한 우울증이 낫게 된다면 오데트가 무엇을 하든 그건 내게 아무래도 좋은 일이 되리라고.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그는 이런 병적인 상태에 있으면서 사실상 현재의 모든 인격의 죽음인 그런 치유를 죽음만큼이나 두려워하고 있었다.

è  Considering his disease with as much discernment as if he had inoculated himself with it in order to study it, he told himself that when he had recovered his health what Odette might be doing would leave him indifferent. But, from within his morbid state, in truth he feared death itself no more than such a recovery, which would in fact have been the death of all that he was at present.

è  스완은 마치 병을 연구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균을 접종한 사람처럼, 현명한 판단력으로 자신의 병을 고찰하면서 혼자 말했다. 내가 건강을 회복하면 오데트가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짓들에 무관심해지리라. 그러나 그는 병적인 상태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진실로는 그러한 회복을 죽음만큼 두려워하고 있었는데, 즉 회복한다는 것은 사실상 그의 현재의 모든 존재가 죽어버리는 것에 해당했을 것이다.

 369. 1.

그녀는 누구인가.’ 그는 그 실체를 마음속으로 물어보았다. 그것은 막연하게 비슷한 관념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은 죽음과 비슷한 것, 그리하여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늘 되받아서 묻는 것이며, 그 모습이 잡히지 않을까봐 우리로 하여금 더 깊이 캐보게 하는 그 사람 개인의 신비다.

è  “She” – he tried to ask himself what that was; for one thing love and death have in common, more than those vague resemblances people are always talking about, is that they make us question more deeply, for fear that its reality will slip away from us, the mystery of personality.

è  그녀’ – 그것의 실체란 무엇일까를 그는 스스로 물어보았다. 사랑과 죽음은, 사람들이 늘 말하는 모호하게 닮은 점들보다 더한,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즉 이 둘은 우리로 하여금 개인이라는 것의 신비에 대해서 더 깊이 질문하게 한다는 것이다. (신비의) 실재가 우리로부터 사라질까 두려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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